대통령이 ‘기본권 침해받았다’고 어깃장?

사설/대한민국 法治법치의 수준을 세계에 드러낸 부끄러운 일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21일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냈다. “중앙선관위가 지난 7일과 18일 대통령의 선거 중립 의무 위반을 결정하고 선거법 준수 요청을 함으로써 ‘국민 노무현’의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침해했다”면서 그 피해를 구제해 달라는 것이다. 대통령은 선거법9조 ‘선거 중립 의무’ 규정이 違憲위헌이라는 주장도 되풀이했다.

대통령은 재임기간 동안 공정선거 여부를 감시하는 중앙선관위로부터 세 번이나 違法위법 결정을 받았다. 建國건국 이래 없는 일이다. 대통령은 그걸로는 모자랐는지 오히려 중앙선관위를 헌법재판소로 끌고 갔다. 대한민국 法治법치의 수준을 세계에 드러낸 부끄러운 일이다.

대통령은 대한민국 공권력 행사의 상징이다. 그런 대통령이 부당한 공권력 행사로 기본권을 침해받았다고 헌법소원을 낸 것이다. 自家撞着자가당착도 이런 자가당착이 없다. 대통령 스스로도 그게 마음에 걸렸는지 ‘대통령’이 아닌 ‘개인 노무현’ 자격으로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헌재는 2003년 2월 “선관위의 (선거법 준수 요청) 공문은 공권력 행사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한 언론사가 낸 선거법 관련 헌법소원을 却下각하한 일도 있다. 결국 대통령의 희한한 헌법소원은 헌재에서 본안 심리도 받지 못한 채 각하될 공산이 크다.

헌재는 2004년 대통령 탄핵 심판에서 “대통령이 법률의 합헌성에 의문을 가진다면 국회의 지지를 얻어 합헌적으로 법률을 개정토록 하는 게 대통령의 ‘헌법 실현 의무’에 맞는다”고 했다. 헌재는 대통령이 주장하는 ‘정치적 표현의 자유’에 대해서도 “대통령직의 중요성에 상응하는 절제와 자제가 있어야 하며 대통령이 더 이상 직무를 공정하게 수행할 수 없으리라는 인상을 국민에게 주어서는 안 된다”고 판시했다. 대통령이 법률의 위헌 여부가 의심되면 법률 개정 노력을 할 것이지 헌법소원을 들먹일 일이 아니라는 것과, 대통령의 정치적 표현의 자유도 상식적 限界한계를 벗어나서는 안 된다는 명확한 線선을 그은 것이다.

대통령은 2004년 헌재가 ‘신행정수도 위헌’ 결정을 내리자 “헌재에 의해 국회 입법권이 무력화되는 일이 반복된다면 헌정 질서의 혼란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헌재의 存在존재 자체를 위협했었다. 그런 대통령이 지금 헌재가 이미 판단을 내렸던 사안을 갖고 다시 한 번 헌재를 시험대에 세워 흔들려 하고 있다.

국민의 고민은 대통령이 이렇게 대한민국 헌법과 법률에 대해 의도적으로 무력화 공세를 벌이는데도 탄핵 이외의 自衛자위 수단이 없다는 것이다. 대통령은 그걸 믿고 어디 해볼 테면 해보라고 막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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