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량살상무기' 김정일의 無力化

北核문제 해결의 열쇠는 미국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유권자 손에 들려 있다. 칼자루를 잡은 손이 바뀌어야 한다.
미국의 힐 대사가 북한을 방문했다. 잘 속는 데 이력이 난 언론은 또 장밋빛 전망을 하고 있다. 한국의 언론처럼 자기 꾀에 걸려 잘 속는 집단도 드물 것이다. 문제의 본질을 모르고 드러난 현상에 집착하기 때문에 상황을 誤判한다.

한국의 정치부 기자들은 한국 정치를 움직이는 힘인 정치자금의 흐름에 대해서 無知했다. 노회한 정치인들의 조종에 넘어가 인형극의 배역을 맡기도 했다.

국제정치를 움직이는 힘은 國力과 國益, 그리고 집권층의 私益이다. 인기나 당위론이 아니다. 북핵문제의 앞날을 전망하기 위해선 김정일의 의도를 분석하는 것이 가장 빠른 길이다. 김정일의 최대 관심은 독재권력의 유지이다. 핵개발은 권력유지에 결정적으로 중요하다. 김정일이 핵개발을 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 등 세계 강대국들이 이 실패한 정권에 관심과 호의를 베풀고 있다. 핵개발을 포기한다는 것은 경찰과 대치하고 있는 인질범이 칼을 내려놓는 것을 의미한다. 칼을 버린 인질범의 운명은 무엇인가. 체포되어 감옥에 가는 것이다.

핵무기가 무서운 것이 아니다. 핵무기를 누가 관리하느냐가 핵심이다. 미국, 영국, 러시아, 중국, 프랑스 같은 문명국이나 강대국은 핵무기를 책임 있게 관리한다. 주방장 손에 쥐어 있는 칼은 흉기가 아닌 것과 같다. 利器이다. 김정일 손에 들어가 있는 핵무기는 미친 사람이나 살인전문가 손에 들려 있는 칼과 같다. 凶器인 것이다.

따라서 무서운 것은 핵무기가 아니고 김정일이다. 김정일은 조금이라도 불충한 말을 하면 3代를 강제수용소에 가두어 그런 양심수 수십만을 죽였다. 그는 구제수단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비자금을 식량구입에 쓰지 않아 수백만을 사실상 굶겨죽였다. 이 자는 또 최소한 12개국으로부터 500명이 넘는 사람을 납치하여 갔다. 김정일이 대량살상무기 그 자체이다. 김정일이란 뇌관을 제거하지 않는 한 북핵문제의 해결은 없고 핵무기가 사라진다 해도 공포는 계속된다. 김정일은 핵무기보다 더 파괴력과 살상력이 강한 생화학무기를 갖고 있다.

미국의 부시 정권은 김정일이 추가 核실험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데 외교의 목표를 두고 있는 듯하다. 추가 核실험을 못하게 하면 核개발 기술의 발전을 저지할 수 있다. 지금 북한의 核실력은 실전용 核폭탄을 만들 수 있는 정도가 못된다. 핵폭발장치를 겨우 만든 것이다. 실전용 핵폭탄을 만들려면 核실험을 최소한 대여섯 번 더 해야 한다. 한번 할 때마다 플루토늄이 6kg 정도 없어진다. 김정일이 추가 핵실험을 하면 미국은 강경한 대응을 할 수밖에 없다. 즉, 군사적 대응을 해야 한다. 미국은 이라크에 발이 묶여 그럴 여력이 부족하다.

김정일도 중국의 압력 때문에 앞으로 2년간 핵실험을 할 수 없을 것이다. 2008년 北京올림픽에 방해가 되는 행동을 하기란 어렵다.

여기에 미국과 북한의 타협점이 있을 수 있다. 김정일은 2.13 합의를 실천하는 척하면서 시간을 끌고 미국은 이것을 진전으로 받아들이면서 당근을 주고… 양쪽이 시간을 버는 것이다. 김정일은 문제를 해결하면 별 볼일 없는 존재로 전락한다. 문제를 계속해서 일으키고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국제적 긴장을 유지시켜야 내부 단속도 가능하고 존재 가치를 높일 수 있다. 문제가 해결되면 망하고 위기가 있어야 생존할 수 있는 체제인 것이다.

미국과 國益이 같을 수 없는 한국인으로서는 김정일 無力化를 전략적 목표로 삼아야 한다. 막연한 낙관론도 막연한 비관론도 금물이다. '대량살상무기' 그 자체인 김정일이 정치적으로, 물리적으로 제거되지 않고선 핵문제 해결은 불가능하다.

김정일을 無力化시키는 것은 간단하다. 한국이 가진 가장 큰 무기인 경제력의 힘, 즉 돈의 영향력을 이용하는 것이다. 북한정권이 한국의 퍼주기에 의존하는 부분이 커질수록 우리의 對北 잠재적 영향력도 강해진다. 권력과 정책의 결정권을 쥔 좌파정권은 굴욕적인 퍼주기로 일관하지만 정권교체로 칼자루를 쥔 사람이 깐깐한 세력으로 바뀐다면 김정일은 한국 눈치를 보아야 한다. 김정일은 한국내 친북세력을 부려 한국 정부의 정책을 좌지우지하려 한다. 차기 정권이 이 친북세력에 대해서 依法조치를 엄정하게 시행한다면 이들도 무력화된다. 40배나 되는 한국의 경제력이 북한을 감싸버린다면 시장의 힘에 의해 북한정권은 녹아버린다.

결국 북핵문제 해결의 열쇠는 미국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유권자 손에 들려 있다는 이야기이다. 칼자루를 잡은 손을 바꾸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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