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이 소매치기 많다고?

어느 나라의 약점을 단정하는 것은 극히 위험하다. 더구나 그 나라 주재 공관원이 그런 폭로를 하다니!
매스컴은 다른 나라의 약점을 함부로 공개 말아야


26일자 조선일보 A33면에 실린 독자의 글 ‘스페인 관광 - 소매치기 많고 수법 다양해, 조심 안하면 여행 망칠 수 있어’를 읽고 이런 글을 쓴 분과 이 글을 실은 최종 편집책임자에게 크게 실망했음을 밝힙니다. 제목만 읽고 本文은 아예 안 읽었습니다. 그 이유는 아주 간단합니다. 소매치기나 절도 강도범이 없는 나라가 없고, 그 어떤 나라에 짧은 기간 거주한 한 외국인이 다른 나라에 비하여 스페인에 소매치기 많다고 단언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선린외교에 신경을 무척 써야 할 스페인 주재 우리 대사관원(경찰주재관 김모씨)이 앞장 서서 세상에 이런 견해를 널리 알린 사실 자체가 그 어떤 명분으로도 변명의 여지가 없는 ‘언론범죄’라고 봅니다.

우리나라에도 소매치기가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소매치기와 날치기, 사기꾼들의 솜씨야말로 가히 천재적이라 할 만큼 이웃 나라에 가서까지 惡名을 떨쳐 왔습니다. 그런데 만일 한국에 주재하는 스페인 대사관원이 本國 신문에 이런 사실을 알리는 글을 보내고, 스페인의 어느 신문이 보도를 하면 우리는 어떤 말을 하게 될까요?

“한국에 소매치기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스페인보다는 적습니다.”라고 말하게 될까요? 아니면 “한국에는 소매치기가 없습니다.”라고 우기게 될까요? 두 가지 다 궁색한 변명으로 끝날 것입니다. 분명한 통계 숫자를 제시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외무부장관과 조선일보 사장은 스페인 대사관을 자기 발로 찾아가서 간절하고 정중한 자세로 사죄를 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봅니다.


저는 5월에 20명 팀에 끼어 스페인을 다녀왔습니다. 이 중에 소매치기를 당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습니다. 외국에서 현지 가이드가 한국인 관광객을 상대로 “소매치기 조심하세요. 어느 나라에나 있잖아요?”라고 말하는 것은 무방하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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