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정권별 학회 설립 현황(출처:동아일보)
2002년 대선 당시 정책학회장의 추천으로 대선후보 토론회의 사회를 맡은 염 교수는 이번 대선에서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의뢰를 받아 이달 중순경 전국에서 5% 이상의 지지를 받는 후보들의 정책 담당자를 불러 정책 토론회를 열 계획이다.
이처럼 학회는 사회 정치적 상황이나 사회 환경 변화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특정 분야에서 특정 학교 소속 교수가 많은 학회를 이끌고 있는 것도, 정권의 관심도에 따라 특정 분야의 학회가 많이 생기는 것도 이 때문이다.
○ 소속 대학의 학풍 따라
781개 주요 학회를 사회과학과 인문학, 공학, 의·약학, 자연과학, 농수해양학, 예술·체육학, 복합학 등 8개 분야로 나눠 학회장의 소속 대학을 분석한 결과 각 분야를 집중 육성하는 대학 소속의 교수들이 그 분야의 학회를 많이 이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학 분야에서 학회장을 가장 많이 배출한 학교는 한양대로 105개 공학 분야 학회의 학회장 중 10명이 한양대 소속 교수다. 이는 서울대 소속 교수(7명)보다도 많은 수다. 1939년 공대로 출발한 한양대는 지금도 공대 육성에 많은 지원을 하고 있다.
농수해양학 분야에서는 경북대의 힘이 남다르다. 42개 학회 가운데 3곳의 학회장을 경북대 교수가 맡아 서울대와 동수를 이뤘다.
경북대 농업생명과학대에는 북한에 개량형 옥수수를 보급해 북한의 식량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옥수수 박사’ 김순권 석좌교수가 있다.
의·약학 분야에선 전통적으로 의과대가 강한 서울대(16명)와 연세대(11명) 소속 교수가 이 분야 전체 학회 83곳 중 27곳(32.5%)의 학회장을 맡고 있다.
인문학 분야에선 다른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한 성균관대가 7명의 학회장을 배출해 서울대(18명)와 고려대(10명)에 이어 3위를 차지하고 있다.
사회과학 분야에선 서울대(12명)와 연세대(9명), 고려대(9명), 한양대(8명), 이화여대(7명)가 각축을 벌이고 있다.
○ 정권의 관심도 따라
정권의 관심도에 따라 특정 분야의 학회가 집중적으로 생겨난 점도 눈에 띈다.
경제발전을 중시했던 박정희 정권부터 노태우 정권까지는 이공계 학회의 ‘융성기’다. 공학 분야 105개 학회 가운데 21%인 22곳이 박정희 정권 때 설립됐다. 전두환 정권 때 20곳(19.0%), 노태우 정권 때 24곳(22.9%)이 생겨 이들 정권에서 모두 62.9%가 설립됐다.
의·약학 분야도 박정희 정권 때 주로 생겨났다. 88개 학회 가운데 24곳(28.9%)이 이때 설립된 것.
1987년 민주화 운동 이후에는 그동안 침묵했던 사회과학 분야의 학회가 무더기로 생겨났다.
이 분야 227개 학회 중 절반에 가까운 111개(48.9%) 학회가 1987년 이후에 설립됐다. 한국지방자치학회(1988년) 민주주의법학연구회(1989년) 등이 이 시기에 탄생했다.
‘세계화’를 화두로 내건 김영삼 정부에서는 한국국제통상학회(1996년)가 생겨나는 등 정권의 관심도에 따라 학회가 구성되는 현상이 이어졌다.
1990년대 말 학문 통합이 학계의 새로운 화두가 되면서 한국인문사회과학회(1998년)와 한국소비자광고심리학회(1999년) 등이 탄생했다.
한국경제학회 회장인 이영선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군사정부는 과학기술을 통한 경제 발전을, 김영삼 정부 이후에는 민주화, 세계화를 시대의 화두로 삼아 나라를 이끌었다”며 “학자들과 학회의 관심이 이런 시대 흐름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