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일 오전(터키 현지시각) 터키 이스탄불의‘터키참전용사회 이스탄불 지부’건물에서 부산지역 의료인 모임인‘그린 닥터스’가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터키 용사들을 진료하고 있다. /이스탄불=최원규 기자
그는 한국전쟁 때 대구에 들어와 11개월간 전투에 참여했다. 젊은 시절 목숨을 걸고 싸웠던 첫 전장(戰場)이었던 대구. 그래서 그는 “고향이 대구”라고 했다. 그는 전쟁 중 개성을 거쳐 신의주까지 진격했었다.
참전용사회 지부 건물 안으로 들어가자 그는 터키어로 벽에 걸린 사진을 가리켰다. “내가 중국군 포로 2명을 잡았어요. 이 사진에 있는 게 납니다.” 색 바랜 사진 속 그의 뒷모습이 흐릿하게 남아 있었다.
터키는 1950년 한국전쟁 때 미국·영국·캐나다에 이어 4번째로 많은 1만5000명의 병력을 파병, 800여 명이 숨지고 2200여 명이 부상당하는 큰 희생을 치렀다. 그 참전용사를 잊지 않고 찾아준 한국 의료진을 맞는 감회가 그들에겐 남다를 수밖에 없었다.
알리이산씨 건강은 진료를 받지 않아도 될 만큼 괜찮은 편이었다. 그런데도 ‘한국 손님’들이 반가워 일부러 왔다고 했다. 그는 진료 내내 “터키를 잊지 않고 찾아줘 고맙다”는 말을 되풀이했다.
알리이산씨와 함께 한국전에 참전했던 메흐멧 위스툰다(79)씨도 “그때(1950년)는 한국이 무척 가난했는데, 이렇게 발전해서 찾아주니 너무 보람되고 즐겁다”고 했고, 알리비트만(75)씨도 “한국 의료진을 보니 피를 나눈 형제애가 느껴진다”고 했다.
이날 의료진은 4시간 가량 참전용사와 가족 30여 명을 진료했다. 의사 2명은 약한 뇌졸중 증세를 보이는 참전용사 집을 직접 찾아 진료하기도 했다.
지난 5일 터키 중소도시인 데니질리에서 이뤄진 참전용사·가족 2차 진료 분위기도 훈훈했다. 이날은 저소득층까지 진료 범위를 넓히면서 140여 명이 몰렸다. 40도의 푹푹 찌는 무더위에 땀을 흘리면서도 의료진의 표정은 밝았다. 진료단장인 최장석 부산백병원 교수는 “우리 옛 우방을 위해 뭔가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게 뿌듯하다”고 했다. 이날 통역을 도운 교민 양미정(41)씨도 “의료봉사가 사실상 ‘민간 외교사절’ 역할을 했다”며 “정말 기분 좋고 행복하다”고 말했다. 올해는 한국·터키 수교 50주년이 되는 해다.
이번 의료봉사는 의사협회 창립 100주년(2008년)을 앞두고 의협과 그린닥터스가 공동 주관한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