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核폐기 조건은 미군철수」라고 주장한 상황에서, 한나라당은 核폐기 이전 소위 南北정상회담이 가능하다고 주장하며 대대적인 對北지원과 經濟협력에 나섰다.
한성렬 북한 군축평화연구소 대리소장은 지난 4일 영국 런던의 싱크탱크인 채텀하우스 연설에서 『한반도 비핵화는 오직 미군철수 등을 통한 미국의 적대적 조처 중지와 북·미의 核폐기를 위한 동시적 조처 이행을 통해서만 가능하다』고 말했다.
한성렬은 지난 해 말까지 駐유엔대표부 차석대사로 미국 내 북한의 대변인 역할을 했던 인물이다. 그의 발언은 「미군철수를 통한 對南적화 이전에는 核을 폐기하지 않겠다」는 김정일의 의중(意中)으로 해석되고 있다.
같은 날 한나라당 내 평화통일특위는 북한정권에 대한 지지, 지원, 강화를 골자로 한 소위 「한반도평화비전(평화비전)」을 발표했다. 특위위원장 정형근 의원은 9일 선진화국민회의 초청토론회 등에서 『새 對北정책은 대선용이 아닌 한나라당의 확고한 정책』이라고 밝혔으며, 나경원 대변인 역시 『사실상 당론으로 채택됐다』고 말했었다.
9월 경 의원총회 최종채택만 남아있는 「평화비전」은 核폐기 이전 南北정상회담 개최가 가능하다는 것을 핵심으로 한다. 이는 12월대선 전이라도 盧·金회담 개최에 찬성한다는 것으로서 한나라당 기존 입장의 근본적 변화를 의미한다. 소위 「평화공세」로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는 南北좌파의 야합(野合)과 공작(工作)을 저지하지 않겠다는 것으로도 분석된다.
「평화비전」은 지난 해 10월9일 북한 核실험으로 파탄 난 「햇볕정책」 계승을 공식화한 것이라는 평가도 받고 있다.
실제 「평화비전」은 核폐기가 전제되지 않은 상황에서 對北송전 및 철도현대화 등을 통해 「남북한版 FTA」를 추진하고, 「남북한 불(火)의 공동체」를 형성하겠다는 등 非현실적 가정과 공상적(空想的) 청사진을 담고 있다.
「평화비전」은 「김정일의 현금 줄」인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을 계속하고, 소위 300만 극빈계층에 대한 연 15만t의 쌀을 無償지원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그러나 여기에는 「분배투명성(分配透明性)확보」 등 전제를 달지 않아, 전문가들이 지적해 온 對北지원 달러와 식량의 군사적 전용(轉用)을 가능케 해 놓았다.
「평화비전」은 북한의 방송과 신문을 전면 수용하겠다는 내용도 들어 있는데, 이 경우 국가보안법 무력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북한매체는 反한나라당·反보수세력 선전·선동과 함께 김일성·김정일 우상화 등 反국가단체인 북한정권에 대한 고무·찬양을 내용으로 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을 상정한 탓인지, 「평화비전」에는 국가보안법 개폐(改廢)문제까지 거론돼 있다.
「평화비전」은 對北정책이면서도, 對北정책의 핵심인 統一정책을 거론조차 하지 않았다. 核폐기에 대한 언급 없이 한반도 적대상황 해소 시 「종전선언(終戰宣言)」 수용을 검토하고, 한반도 긴장완화 시 「평화협정(平和協定)」 체결을 추진할 것이라는 내용이 전부이다.
비핵화(非核化)라는 명확한 전제 없이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추진을 규정함으로써, 북한의 對南적화전술과 다를 바 없다는 비판도 있다. 북한은 연방제를 통한 對南적화전술의 前단계로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을 일관되게 주장해왔다.
국민행동본부는 10일 성명을 통해 『한나라당의 새로운 對北정책은 하나같이 核무장한 김정일 정권을 강화하여, 북한주민의 고통을 연장시키고, 남한국민을 인질로 내모는 정책들』이라고 비판한 뒤 『한국이 북한을 변화시킬 수 있는 방법은 절대 우위의 군사력 하에서 회유와 협박(carrot and stick)을 동시에 하는 수밖에 없다』며 『채찍 없이 당근으로 일관된 소위 「한반도평화비전」은 전면 백지화(白紙化)해야 하며, 책임자인 정형근 의원은 문책해야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 核폐기 관계없이 정상회담 수용
- 金成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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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07-10, 19: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