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씨도 야당탄압 규탄에 나서야

민주주의의 敵이 설치는 때 침묵하는 사람은 김정일이 한국의 민주주의를 추행할 때도 침묵할 것이다.
오늘 아침 언론은 일제히 '노무현 정권이 李明博 전 서울시장의 약점을 캐왔다'는 그동안의 추측과 주장이 사실로 밝혀지고 있다는 식의 보도를 했다. 열린당 전 의장의 매제인 이상엽 국정원 당시 차장이 이명박 약점캐기 조사팀을 운영하는 데 주도적 역할을 했다는 보도이다.

親盧의원인 김혁규씨가 이명박씨의 위장전입 의혹을 폭로한 자료도 親盧인사의 제공에 의한 것이라는 기사도 나왔다. 이렇게 되면 李明博씨가 지금까지 주장했던 盧 정권에 의한 정치공작說이 사실에 가깝다는 이야기가 된다.

이명박씨에 대한 갖가지 정보를 갖고 있는 곳이 정부기관이고, 이런 정보에 대한 접근이 쉬운 위치에 있는 것이 국정원 등 盧대통령의 직속 기관 내지 세력이다. 이들이 수집한 정보가 정치권으로 흘러와 李明博씨 죽이기에 동원되었다면 盧 정권은 과거 권위주의 정권과 꼭 같은 일을 하고 있는 셈이다. 야당탄압이란 말을 오랜만에 다시 듣게 생겼다.

여기서 문제가 복잡하게 된 것은, 朴槿惠 캠프가 그동안 盧 정권과 여권측의 對이명박 공격에 있어서 盧 정권을 비판하기보다는 이명박씨를 공격하는 데 더 열심이었다는 점이다.

朴 캠프는 정부기관이 작성한 대운하 관련 보고서를 입수하여 李明博 공격에 써먹었다는 의심도 사고 있다.

우연의 일치인지 모르지만 盧 정권과 朴 캠프는 이명박씨를 공격하는 데 방향성이 같고, 자칫하면 공조하고 있다는 의심을 살 위험성도 있다. 이 때문에 항간엔 좌파세력이 本選에서 상대하기 쉬운 朴槿惠씨가 한나라당 경선에서 승리하도록 밀어주고 있다는 뜬 소문과 추측이 생기게 되었다.

과거 이런 경우에 김영삼, 김대중씨가 했던 작전이 있다. 두 사람은 외부의 위협이 나타나면 일단 상호 경쟁을 접고 공동의 敵을 상대로 함께 싸웠다.

朴 캠프는 李明博 캠프와 함께 손을 잡고 우선 국정원 등 정권 기관의 야당 죽이기 의혹을 파헤쳐야 한다. 이는 대한민국 헌법(법치) 수호, 정당원의 의무일 것이다. 李明博 약점캐기에 나섰던 그 기관이 朴槿惠 약점수집은 하지 않았다는 보장이 없다. 국정원의 특정인 약점캐기는 간단하게 말하면 야당탄압이다.

이는 민주주의의 敵만이 할 수 있는 행동이다. 한나라당과 이명박, 박근혜씨가 딛고 있는 바탕인 한국의 민주주의가 위협받고 추행을 당하고 있다. 이러한 때 침묵하는 사람은 김정일이 한국의 민주주의를 추행할 때도 침묵할 것이다.

역사적 경험에 비춰볼 때 권력이동기엔 정권의 음해를 가장 많이 받고 그 정권과 가장 열심히 싸운 세력이 정권을 잡는다. 희생에 대한 일종의 보상이다. 박근혜씨는 정권에 의한 야당탄압 규탄 부문에서 이명박씨와 경쟁하는 것이 유리할 것이다. 그런 계산보다 소중한 것은 민주주의의 원칙과 신념이다. 민주주의의 근간인 개인의 자유, 즉 사유재산권-기본권-사생활을 침범하는 권력을 응징하지 않고는 대한민국이 전진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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