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호남 두 자릿수’ 숙원 이루나

'反한나라당 정서' 약화로 가능성 높아
정권교체를 노리는 한나라당이 ‘불모지’로 알려졌던 호남에서의 상승세를 탄탄히 유지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적극적인 훈수정치 등에 힘입어 가속도가 붙고 있는 범여권 통합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각종 여론조사에서 두 자릿수 지지도를 유지하고 있는 것.

서울신문이 한국사회과학데이터센터(KSDC)와 공동으로 지난 14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정당지지도 조사에서 한나라당은 43.3%를 기록했다. 특히 한나라당은 전통적인 취약지역 호남에서도 15.4%의 지지를 얻어 통합민주당(14.5%)에 근소하게 앞섰다. (전국 700명의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조사, 오차한계는 95% 신뢰수준에서 ±3.7%p)

조인스닷컴과 미디어다음이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18일 실시한 주간 여론조사에서도 한나라당의 ‘호남지역 강세’는 이어졌다. 전국 평균 지지율 54.3%를 기록한 한나라당은 호남에서도 16.2%의 지지도를 기록하며 두 자릿수 지지도를 유지했다. 한나라당은 조인스닷컴과 미디어다음의 지난주 조사에서는 15.9%를 기록한 바 있다. (전국 1천명의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조사, 오차한계는 95% 신뢰수준에서 ±3.1%p)

한나라당이 호남지역에서 지속적으로 두 자리수 지지도를 유지하고 있는 현상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지난 97년과 2002년 대선 당시 한나라당은 호남에서 평균 3% 미만의 득표를 기록하는 데 그치며 대선에 패배했다.

그러나 한나라당의 최근 상승세는 여론조사 뿐 아니라 실제 투표를 통해서도 그 경쟁력을 검증받은 바 있다. 지난 4.25 재보선 당시 전남 무안-신안 지역구에 출마한 한나라당 강성만 후보는 민주당과 동교동계 인사들의 집중 지원을 받은 김홍업 후보를 상대로 선전, 11.87%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1996년 창당된 한나라당이 호남에서 10% 이상 득표한 것은 처음이다.

‘반 한나라당 정서’ 약화?

지난 수차례의 대선에서 호남은 ‘반 한나라당 전선’의 지역적 기반이었다. 그만큼 호남 유권자들의 한나라당에 대한 반감은 강했고, 한나라당 일부 인사들 역시 과거에는 영남표 결집을 위해 호남 민심을 자극하는 발언을 한 사례가 있다.

그러나 현재 호남에서 한나라당이 기록하고 있는 10%p대의 지지도와는 무관하게 호남인들이 한나라당에 대해 가지는 반감이 옅어졌다는 조사 결과가 지속적으로 보도되고 있어 눈길을 끈다.

경향신문이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에 의뢰해 지난 2월 8일 광주·전남·전북의 유권자 700명을 상대로 ‘호남 민심’을 전화설문 조사한 결과, ‘한나라당 후보는 절대 찍지 않겠다’는 설문에 호남 유권자들 중 70.6%가 ‘공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공감한다’는 응답은 28.7%에 불과했다. (95% 신뢰수준에서 오차한계는 ±3.7%p)

광주전남지역 신문 전남일보사가 창사 19주년을 맞아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광주전남지역민 1천명을 대상으로 지난 14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호남인들의 옅어진 ‘반 한나라당’ 의식은 재확인됐다. ‘한나라당이 정권을 잡아서는 안된다’는 응답은 27%에 불과했고 ‘한나라당이 정권을 잡아도 상관없다’가 43%로 조사돼 한나라당 집권에 대해 거부감을 가진 유권자들은 소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7.2%의 유권자들은 ‘한나라당이 정권을 잡는 것이 좋다’고 응답했다.

한나라당 대선주자인 이명박 전 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는 호남지역 유권자들만을 상대로 실시된 이 조사에서 나란히 두 자릿수 지지도를 기록했다. (95% 신뢰수준에서 오차한계는 ±3.1%p)

이같은 조사결과에 고무된 한나라당은 옅어진 반 한나라당 정서에 힘입어 대선에서도 숙원이던 ‘호남 두 자릿수’ 득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가지고 있다.

호남지역의 한 원로 인사는 “호남에도 한나라당과 코드가 맞는 두개의 세력이 있다”고 전제하고 “호남 기독교인들은 교회 장로인 이명박 전 시장을, 호남의 반공성향 인사들은 한나라당 대표 당시 국가정체성 사수의 전면에 섰던 박근혜 전 대표에게 호의적인 경향이 있어 이들이 호남에서의 한나라당 상승세를 주도하는 중”이라고 평가했다.

김주년 기자 (daniel@freezon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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