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너가 수고이데스네!"

운전사 하시모토씨는 開口一聲이 "쇼미카이(尙美會)와 매너가 수고이데스네!"였다. "尙美會는 매너가 대단하네요!"라는 뜻이었다.
나는 지난 3일간 尙美會 여행단의 일원으로 일본의 야마구치 일대를 돌고 왔다. 이 지역은 두번째 여행이었다. 야마구치縣은 명치유신의 主力을 배출한 조슈번(長州藩)이 다스리던 곳이다. 시모노세키가 이 縣에 있다. 40명의 여행단은 나이가 40~70대였다. 주로 성공한 기업인, 관료 출신, 언론인들이었다. 나는 가이드 겸 설명역을 맡았다.

해외여행의 분위기를 결정하는 데 큰 몫을 하는 이가 관광버스 운전사이다. 이번에도 우리는 운전사를 잘 만난 편이었다. 일본 여행을 수십 번 했지만 '이 운전사는 정말 곤란하다'고 생각했던 적은 딱 한 번 있었다. 이번에 우리를 데리고 다닌 운전사는 하시모토라는 55세의 야마구치 사람이었다.

그는 일찍 결혼하여 33세의 결혼한 아들도 있다고 했다. 관광버스 운전사이지만 정작 자신은 아들이 결혼한 하와이에 한번 다녀온 것이 유일한 해외여행이었다고 했다. 하시모토씨는 이 근방 지리에 밝고 행동이 민첩하며 운전을 안전하게 했다.

어제 나는 하시모토씨와 함께 이런 저런 대화를 나누었다. 야마구치縣 나가토市의 白木屋 호텔 커피숍에서였다. 일찍 온천호텔로 돌아와 땀을 식히면서 커피 한 잔을 같이 했다. 하시모토씨는 開口一聲이 '쇼미카이(尙美會)와 매너가 수고이데스네!'였다. '尙美會는 매너가 대단하네요!'라는 뜻이었다.

무엇보다도 버스가 定時출발할 수 있게끔 시간을 잘 지킨다, 쇼핑을 거의 하지 않는다, 버스안에서 강연만 하고 조용하다, 옷을 단정하게 입는다, 운전사한테 친절하게 대한다 등등이 이유였다. 하시모토씨는 '올해 또 언제 오십니까'라고 물었다. 자주 모시고 싶다는 뜻을 담아서 그렇게 말했다. 두번째 만남인데 벌써 情이 든 표정이었다.

尙美會는 2002년에 유럽여행으로부터 시작한 클럽형 여행사이다. 2004년부터 주식회사로 변신했으나 영리보다는 여행의 질을 우선하는 원칙하에서 운영하고 있다. 여행자들도 한국 사회의 중견층이나 지도층 인사가 많은 편이다. 여행사의 설립자인 愼鏞碩씨(2014 인천 아시안게임 유치위원장, 전 조선일보 駐佛특파원)와 李基承씨(일본 노무라 연구소 서울지사 전 소장), 그리고 필자가 가이드 겸 車中-食中 강연을 한다. 여행객들중 해당 전문가들이 나서서 재미 있는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

尙美會 여행에는 기존 참여자들이 많을 때는 반, 적어도 3분의 1 정도이다. 편안하고 교양 있는 여행분위기가 좋아 한번 갔던 곳도 다시 가곤 한다. 여행은 主가 경치 유적 구경이지만 함께 여행하는 사람들끼리의 인간탐험이기도 하다.

尙美會는 유럽, 일본 등 선진국을 주로 여행하면서 그들의 역사와 삶속으로 들어간다. 사이 사이에 남아프리카, 터키, 시리아를 여행한다. 특히 일본 여행이 많은데 벌써 47개 道都府縣 가운데 36 곳을 답사했다. 일본을 여행하면 마음이 편하다. 소매치기 걱정도, 상인들의 속임수 걱정도 할 필요가 없다. 교통편, 잠자리가 좋다. 경치도 좋고 도시는 깨끗하고 사람들은 정직하다.

매너가 세계최고인 일본인으로부터, 그것도 많은 여행객들을 상대했던 관광버스 운전사로부터 '매너가 굉장하네요'라는 말을 들으니 기분이 좋을 수밖에 없었다.

나이가 드니 역시 예절과 매너가 중요함을 느낀다. 매너가 곧 紳士道인 것이다. 많은 경우 내용은 형식에서 우러나온다. 매너가 좋은 사람은 마음도 좋은 경우가 많다. 그 매너의 핵심중 하나가 시간지키기이다. 남에게 가장 큰 피해를 주는 것은 시간을 지키지 않아 기다리게 하는 행동이다. 이는 남의 시간을 뺏는 것이다. 인생은, 생명은 결국 시간이다. 시간을 지키지 않는다는 것은 결국 남의 인생, 수명을 단축시키는 것과 같다.

尙美會의 여행중 시간엄수는 일본이 자랑하는 신칸센 수준이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참여자들을 그렇게 행동하도록 하고 있다. 무엇보다 시간을 지키는 것이 서로 편하다.

친절하고 시간 잘 지키기로 유명한 일본인으로부터 '매너가 대단하네요'라는 찬사를 들었으니 '우리도 할 수 있다'는 확신이 더욱 굳어졌다. 우리도 친절하고 우리도 정직하고 우리도 깨끗하고 우리도 단정하고 그리하여 우리도 一流시민이 될 수 있다. 이는 능력의 문제가 아니라 마음의 문제이다. 마음만 먹으면 내일부터라도 할 수 있는 고귀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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