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님들이 1946년 부산항에서 받은 충격

"아저씨, 저 아이 것은 나빠요. 제것을 사세요"
나의 부모님은 日帝 시대 때 7년간 일본에서 살다가 1946년 초에 부산항을 통해서 귀국했다. 며칠 전 70을 넘긴 누님들이 모인 자리에서 귀국 때의 일들이 話題가 되었다. 나는 당시 여섯 달짜리 아기였으니 물론 기억이 없다. 누님들은 10代 소녀였다.

귀국선이 부산항에 닿았는데 부모님과 누님들은 다 같이 '야, 잘못 왔구나'하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가장 큰 충격은 귀국하는 동포들을 향해서 몰려온 소년 소녀 行商들이었다. 이들은 떡과 엿 같은 먹을 것들을 갖고 다니면서 파는데 '아저씨, 저 아이 것은 나빠요. 제것을 사세요'라고 험담하더라고 한다. 누님들은 같은 또래의 아이들이, 자기 물건을 팔기 위해 동료의 물건을 비방하는 데 크나 큰 정신적 충격을 받았다는 것이다. 누님들은 제것만 팔면 되지 왜 남을 헐뜯는지 이해를 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戰後 일본도 먹고 살기가 어려웠던 것은 마찬가지인데 그런 식으로 人倫이 무너지지는 않았다고 한다. 나는 도쿄의 사이타마켄에서 났다. 내가 난 마을로 미군이 진주했다. 이 마을의 村長은 딸을 미군부대의 지휘관에게 바쳤다. 그리곤 딸을 통해서 미군 부대의 물건을 얻어내 마을 사람들에게 나눠주고 미군이 마을에서 행패를 부리지 않고 질서를 지켜주도록 했다고 한다. 마을 사람 어느 누구도 村長을 욕하지 않았고 村長도 딸을 통해서 利權을 챙기지 않았다고 한다.

아버지는 生前에 '그냥 일본으로 돌아가고싶었지만 너희들은 고향에서 교육시켜야겠다는 생각에서 눌러 앉았다'고 말하곤 했다.

그런 풍경은 요사이 볼 수 없다. 한국인들이 평균적으로 富者가 되었기 때문이다. 管仲이 2600년 전에 말했던 대로 '곳간이 차야 인간은 예의를 차린다'. 그동안의 경제발전이 한국인을 도덕적으로 만들었다. 예외 지대가 있다. 한국의 政界이다. 자신의 떡만 팔면 될터인데 국민들을 향해서 '아저씨, 저 아이 떡은 썩었어요'라고 떠드는 풍토가 여전하다. 사람들이 이런 선동에 몇번 속아넘어가니 그런 동료비방이 기승을 부린다.

나는 고향에서 국민학교 2학년을 다니다가 1953년에 부산으로 轉學을 왔다. 첫날 학교에 갔다가 누님들과 꼭 같은 충격을 받았다. 친구들끼리 험담을 하는데 처음 듣는 상욕이었다. '야, 어떻게 저런 욕을 친구들끼리 할 수 있나'하는 생각이 들어 며칠 동안 학교에 가기가 싫었다. 시골출신 소년이 都會에서 받은 일종의 문화적 충격이었다.

나는 요사이 두번째로 그런 충격을 받고 있다. 세계政黨정치사상 유례가 없는 극악한 상호 험담들이 '도덕성 검증'이란 간판 아래서 오가고 있다. 공동체의 동료를 저주하는 것 이상의 부도덕이 없는데도 그런 행위를 도덕적인 것이라고 우기는 위선이 판을 친다. 도덕주의는 위선의 게임으로 발전하여 반드시 自中之亂을 일으키고 언필칭 도덕주의자 자신까지 파멸시키고 만다. 문제는 이런 도덕주의자와 함께 공멸하지 않는 自制의 지혜를 어떻게 모으는가이다.

큰 敵을 앞두고 동료를 치는 이는 분열주의자 중에서도 최악인 敵前분열자가 된다. 敵前분열은 敵前도망처럼 利敵행위이다. 이런 敵前분열자는 진정한 敵과 동지, 진정한 善과 惡을 분별하지 못한다. 균형감각이 없으면 정의감이 생기지 않는다.

탈무드에는 이런 말이 있다.
<잔인한 자를 동정하는 자는 동정받아야 할 사람에게 잔인하다>
한반도의 가장 잔인한 자, 김정일에 대해서 분노하는 마음이 없는 사람일수록 만만한 동료 비방엔 용감하다. 이것이 일종의 '형제살해' 심리이다.

한국인은 대통령에서부터 학생까지 '김정일을 어떻게 볼 것인가, 그리고 어떻게 할 것인가'하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 이는 국민된 이의 의무이다. 이런 이념무장이 되어 있지 않은 정치인들의 이합집산과 이전투구에 나라의 운명을 맡겨놓고 구경만 해야 하는 국민들이 불쌍하다. 유일한 대책은 국민들이 이 싸움의 참여자가 되어 敵前분열주의자를 응징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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