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돌아오는 8.15 광복절이면 서울시청 앞 광장, 서울역 광장 등지에서 여러 가지 형태의 '국민대회'가 열렸다는 말을 들었다. DJ 정부 출범 때부터 오늘의 참여정부에 이르기까지 이러한 국민대회의 성격이 '반핵, 반김 국민대회'로 돌변했음도 보고 있다.
연설과 토론이 진행되는 가운데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며 인공기가 소각되는 장면은 인상적이기도 하다. 하지만 여기엔 일연의 문제점이 있다. 만약 북한주민들이 그런 광경을 바라본다면 우파 애국역량에 대한 불신은 물론, 북한 당국의 반 우파 선전에 말려들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알려진 바와 같이 우리나라는 미국과 소련에 의해 두 체제로 갈라졌다. 소련은 북한에 김일성을 내세워 공산독재체제를 세웠고 남한은 미군정 하에 이승만을 수반으로 하는 자유, 민주주의 체제를 수립했다.
이후 서로 다른 두 체제는 태극기와 인공기로 서로의 다름을 강조했다.
하지만, 김정일 정권하에서 인공기는 특별한 상징성을 갖추지 못했다. 김일성, 김정일 우상숭배의 연막에 가려 막연한 국가관과 대외용이라는 인식만 각인되었을 뿐이다. 어제도 오늘도 북한주민들에게 있어서 국가관의 핵심내용은 인공기가 아닌 '김일성, 김정일의 초상기'이다.
우리가 북한의 TV나 여러 매체들을 통해 보아 왔듯이 노동당 대표대회나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총회, 집단체조와 같은 여러 행사장들에 가장 권위적이고 무게 있게 등장하는 것이 '김일성, 김정일의 초상기'가 아니었던가.
북한주민들에게 있어서 김일성, 김정일의 초상기보다 인공기가 하위라는 것은 너무나 상식적인 문제이다.
그러고 보면 북한에서는 '애국가'도 별로이다. '김일성 장군의 노래', '김정일 장군의 노래'가 핵심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북한에는 '애국가'를 모르는 사람들이 적지 않고, 애국가를 몰라서 탈북자가 아니라고 오판되었던 에피소드도 있다. 2년 전, 在中 탈북자가 한국에 가기 위해 중국주재 한국 대사관에 뛰어 들었다가 북한의 애국가를 몰라 탈북자가 아니라고 오판되어 쫓겨났던 사건도 있었다.
다시 인공기 이야기다. 북한의 '애국가'처럼 인공기의 상징적 가치는 이미 소실되었고 이러한 이유로 우익 진영의 여러 행사장들에서 인공기가 불타는 것은 전투적이지도 않을 뿐더러 부적절하게까지 느껴진다.
그보다는 '김일성, 김정일의 초상기'를 불태우는 것이 맞다. 그러한 행동은 북한주민들에게 고무적이며 친 김정일 정권에 대한 항명이기도 하다. 김정일 독재체제가 무너지면 인공기의 상징성 자체가 퇴화된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이치가 아닌가.
따라서 북한의 인공기에 대해 분노하기보다 독재 체제의 핵심이고 상징인 김정일의 초상기를 불태우는 것이 더 가치 있고 현실적인 문제임을 강조하고 싶다.
이모란 기자 limorna@hanmail.net
'인공기'보다는 '초상기'를 불태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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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08-13, 10: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