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사덕씨의 경우: 의심만으로 사람을 잡겠다면

권력을 잡은 뒤엔 의심만으로 사람을 잡아넣고 목을 칠 것이 아닌가? 이것은 독재심리 아닌가.
연합뉴스는 “실제로 수사를 진행한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의 김홍일 3차장 검사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도곡동 땅 가운데 이상은씨 지분은 제3자의 것으로 보이나 그것이 누구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면서 ‘이 전 시장의 것이라는 증거는 없다는 점을 확인한다’”고 설명했다“고 보도했다. 그렇다면 朴槿惠씨측에서 李明博씨가 차명소유한 것으로 드러났으니 한나라당 경선 후보 자리를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근거는, 확정된 사실이나 物證이 아니고 증명되지 않은 ‘의심’뿐이란 이야기이다. 朴씨측에서 그동안 李明博씨에 대해서 제기했던 의심은 대부분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그렇다면 이번의 의심도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고 보여진다.

재판에서도 의심만으로는 피고인에게 有罪를 선고하지 않는다. 朴槿惠씨측은 검사도 판사도 아니다. 李明博씨와의 관계는 동료이고 경쟁자이다. 競選 투표일을 6일 앞두고 모든 여론조사에서 상당한 차이로 1위를 달리는 동료 후보를 향해서 ‘의심’을 근거로 하여 “사퇴하라”는 주장을 할 정도라면 이런 사람들이 집권했을 때를 걱정하게 된다. 이들은, 권력을 갖지 않은 상태에서도 벌써, 더구나 동지적 관계에 있는 이를 상대로 증명력이 없는 ‘의심’만 가지고도 정치적 자살을 의미하는 사퇴압력을 넣는데, 이런 사람들이 권력을 잡으면 힘 없는 국민이나 사이 나쁜 政敵에 대해선 ‘의심’만으로써도 구속하고 해임할 것 아닌가?
이것이 바로 독재이다. 朴槿惠 캠프의 생리가 독재적이란 이야기가 된다. 좌파들이 朴槿惠씨를 ‘독재자의 딸’이라고 매도할 때마다 나는 분노해왔다. 그러나 지금 박근혜씨 주변인물들이 하고 있는 행태는 비정상적이고 독재적이다. ‘의심’을 ‘사실’이라고 비약시킨 뒤 또 다시 몇 걸음 더 나아가서 ‘사퇴하라’는 주장을 하는 것은 민주주의의 대원칙인 法治를 짓밟는 反민주적 행위이다.

政界 원로 대우를 받아야 할 홍사덕씨가 네가티브 전략을 지휘하고 있는 모양인데 그는 오늘 아는 체를 했다. 닉슨 대통령은 이보다 작은 것으로 사임했다는 이야기였다. 닉슨이 사임한 이유는, 그의 부하들이 야당인 민주당 선거본부를 도청하고 닉슨은 이들에 대한 수사를 방해하였고 몇 가지 거짓말을 했기 때문이다. 권력남용이었다. 그를 사임으로 몰고간 것은 물론 의심이 아니라 확정된 사실이었다. 李明博씨에 대한 혐의는 현재 朴槿惠씨측의 주관적 의심이다. 그 의심의 내용도 권력남용보다 훨씬 약한 차명보유이다. 공소시효도 끝 나서 설사 사실로 밝혀지더라도 처벌할 수 없다. 이명박씨에 대한 의심은 무엇으로 보나 닉슨 대통령의 죄질보다 약하거나 아예 없는 것이다. 홍씨의 비유가 틀린 것이다.

닉슨 이야기가 나왔으니 홍사덕씨에게 하나 가르쳐줄 일이 있다. 1970년대 로스 엔젤레스에서 먼슨이란 살인범이 샤론 테이트라는 여배우 등 다섯 명을 참살하는 범행을 저질렀다. 그가 재판중일 때였다. 닉슨 대통령이 연설중 그를 ‘피고인’이라고 부르지 않고 ‘범인’이라고 호칭했다. 언론과 여론이 들고 일어나 뭇매를 가했고 대통령은 사과해야 했다. 확정판결이 나오기 전의 피고인을 ‘범인’이라고 불렀기 때문이다. 물론 먼슨은 나중에 사형이 확정되었다. 닉슨의 경우를 홍사덕씨에게 적용한다면 사퇴해야 할 사람은 홍씨로 보인다. 의심을 사실이라고 과장했으니까.
홍씨가 양심이 있다면 그동안 朴캠프에서 李明博씨를 상대로 제기했던 폭로들 가운데 이번 검찰 수사로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난 부분에 대해선 우선 사과부터 하고 공격했어야 했다. 私益 앞에서 예의를 잃는 인간, 특히 동료에 대해서 무례한 인간이 국민들을 섬기겠는가?

자신들이 좋아하는 리더를 민주국가의 대통령으로 만들겠다는 정치집단이면 민주적 시민의 모범을 보여야 한다. 동료에 대해서도 이런 식으로 살벌하게 대하는데 만약 집권하면 국민들을 향해선 어떻게 나오겠는가? 민주주의가 절차의 정당성을 상실하면 민주주의가 아닌 것이다. 의심만 갖고서 상대방을 매장시키려는 사람들은 절대로 권력을 잡아선 안 된다. 우선 국민들이 무서워서 살 수가 없다. 민주주의는 자신과 생각이 다른 사람들끼리 오손도손 사는 관용의 사회이지 동료에 대해서 인격말살적인 욕설을 공개적으로 퍼붓는 사람들이 이끌 수 있는 그런 제도가 아니다.

후보들의 犯法행위는 검찰과 법원에, 도덕적 문제는 유권자들의 몫으로 남겨두고 다른 건설적인 주제로 싸울 순 없나. 아직 6일이 남았으니 모범을 보일 시간은 있는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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