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교들, 이재정 망언에 냉소적 반응

"정치적인 것으로 대꾸할 가치조차 느끼지 못한다”
“대한민국 장관이 북한 대변자냐” 각계 분노
“서해교전 반성할 부분 있다” 발언 파문
軍·유가족 “희생자들 모욕하나” 부글부글
이장관 “충돌 방지 노력 부족했다는 의미”
유용원 군사전문기자 bemil@chosun.com
김봉기 기자 knight@chosun.com

한나라당은 17일 ‘서해교전 방법론 반성’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이재정 통일부장관의 남북정상회담 진행상황 보고를 거부했다. 이 장관은 이날 오전 10시15분쯤 국회를 방문, 김형오 원내대표에게 관련 보고를 할 예정이었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당 회의에서 “이런 장관을 만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서 취소시켰다”며 “국무위원으로서 갖춰야 할 국가관이 미달돼 통일장관을 맡아서는 안 될 사람”이라고 말했다.

이 장관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NLL은 재협상 대상’이란 종전 입장을 되풀이했다. 그는 “NLL 재설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1992년 남북기본합의서 부속 합의서에서 해상불가침 경계선을 확정하기 위해 계속 협의한다는 게 남북 간의 확실한 합의 사항”이라며 “이 합의를 존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답변했다.

군과 서해교전 전사자 유가족들은 부글부글 끓는 모습이었다. 국방부의 한 장성은 “서해교전은 북한의 선제 기습 공격에 대해 우리 장병들이 목숨을 바쳐가며 정당방위를 한 것”이라며 “이 장관의 발언은 서해교전 전사상자(戰死傷者)들을 모욕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 해군 영관 장교는 “이 장관의 말은 정치적인 것으로 대꾸할 가치조차 느끼지 못한다”고 냉소적 반응을 보였다.

군 관계자들은 특히 이 장관의 잇따른 NLL(서해상 북방한계선) 관련 발언이 남북 정상회담 때 NLL을 의제로 올려 NLL을 흔들어 보려는 북한의 의도에 놀아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해교전 때 북한군의 기습으로 침몰한 참수리 357정의 전사자 유족과 부상자들은 더욱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당시 전사한 서후원 중사의 아버지 서영석씨는 “유가족 입장에서 정말 황당하고 마음 아픈 일”이라면서 “통일부 장관이 김정일 위원장에게 충성하려는 것인지…”라고 말했다.

소총수로 서해교전에 참전했다 부상한 김승환(26)씨는 “정상회담을 앞둔 시점이라고 해도 유가족이나 부상자들에게 그런 말이 귀에 들리면 우리는 뭐가 되겠느냐”고 말했다. 역시 서해교전 현장에 있었던 고경락(26)씨도 “어떻게 통일부 장관의 입에서 그런 말이 나올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면서 “자식이 배에 타고 있었다면 절대 그런 식으로 말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16일 이 장관의 발언에 대해 강력한 규탄 성명을 발표한 재향군인회(향군) 서울시지부 회원 150여명은 17일 오후 세종로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이 장관의 발언을 규탄하는 시위를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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