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조직원들이 집회현장을 지나던 대학생을 집단폭행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물의를 빚고 있다.
피해자는 현재 K대학교 4학년 휴학 중인 손세진(孫世震. 24)氏. 孫씨는 16일 오후 5시 이랜드가 운영하는 홈에버 서울 목동점 인근을 지나고 있었다. 목동에 위치한 자신의 집으로 향하던 중이었다. 당시 민노총 조직원 1000여 명은 「이랜드 투쟁 승리를 위한 1000명 선봉대」 발대식을 가진 뒤, 홈에버 목동점 출입구를 막는 불법집회를 벌였었다.
그런데 인도를 점거한 민노총 조직원 중 몇 명이『저 XX 용역깡패다』라며, 孫씨를 가로막았다. 야구선수 출신인 孫씨의 체격이 건장하고, 양복을 입고 있던 통에 오해를 산 것이다. 아니라고 말했지만, 대화가 통하지 않았다. 『깡패XX가 무슨 말이 많냐?』『용역깡패 잡아서 죽여라!』 『XXX 저리 사라져라!』여기저기서 섬뜩한 욕설이 터져 나왔다.
몇몇 조직원이 다가와 『빨리 꺼지는 게 좋을 것』이라며 孫씨를 밀쳤다. 孫씨가『알았으니 손대지 말라』고 말하는 순간, 묵직한 게 날라 왔다. 누군가 등 뒤에서 머리를 친 것이다. 孫씨가 통증으로 허리를 숙이자, 수십 명이 달려들었다. 孫씨는 노조원들 가운데로 끌려가 계속 폭행을 당했다. 집단린치는 무저항상태인 孫씨를 향해 10여분 가까이 계속됐다. 한참이 지나서야, 옆에 있던 경찰들이 나섰다. 운동으로 다져진 孫씨였지만, 양복은 찢기고, 얼굴은 멍투성이가 됐다. 전치4주에 해당하는 부상이었다.
경찰 『우리가 끼면 싸움이 더 커질 것?』
孫씨를 폭행한 가해자들은 연행은 물론 입건조차 되지 않았다. 孫씨는 『당시 경찰들이 수수방관했다』고 말했다.
『제가 맞는 동안 경찰들도 많았습니다. 폭행에서 풀려난 후 경찰에게 「길 가던 시민이 이유 없이 맞는데 당신들은 뭐하는 거냐」고 말하자, 경찰이 「우리가 끼어들면 싸움이 더 커질 텐데 어떻게 그렇게 하느냐」고 답했습니다. 황당했습니다. 경찰이 할 수 있는 말이 아니지 않습니까? 무고한 시민이 폭행을 당하는데 어떻게 이런 말을 한단 말입니까?』
孫씨는 가해자들의 얼굴까지 정확히 알고 있었다. 그러나 경찰은 손을 쓰지 않았다. 孫씨는 현장을 빠져나와 112에 신고했다. 이윽고 인근 목1동 지구대에서 경찰 두 명이 출동했다.
가해자 말만 듣고 인적사항도 안 적어
『가해자 중 아직도 남아 있는 한 명을 지목하며 연행해 달라고 말했습니다. 그랬더니 지구대 경찰이 한 마디 물어보곤 이렇게 말하더군요. 「저 사람이 당신 안 때렸다는데요?」저는 「내가 정확히 기억합니다. 저 사람이 맞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랬더니 또 금방 갔다 와선「저 사람이 안 때렸다는데 왜 그러느냐」며 짜증을 내더군요.』
경찰들과 孫씨의 실랑이는 몇 차례 계속됐다. 孫씨가 『그러면 저 사람 인적사항이라도 적어야 되지 않겠느냐』고 말하자, 경찰은 『본인이 안 때렸다 말하고, 인적사항을 불러주지도 않는다』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심지어 주변 노조원의 말을 듣고 『주변사람들이 안 때렸다고 한다. 증인까지 있지 않느냐』며 가해자 편을 들었다.
화장실 갔다 온 뒤 가버린 경찰들>
『저는 얼굴에 시퍼렇게 멍이 들어 있었습니다. 상처자국이 선명하게 난 피해자가 가해자를 지목했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가해자와 동료들 말만 듣고 인적사항조차 적지 않을 수 있습니까? 그곳도 폭행현장에서 말입니다. 더 어이없는 것은 경찰들이 말도 없이 가버린 것입니다. 제가 경찰에게 「화장실 좀 다녀오겠다」며 「갔다 와서 다시 얘기하자」고 하자, 경찰들은 「알았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막상 돌아와 보니 경찰들은 가고 없었습니다.』
『내가 연행하면 노조원들이 가만 있겠냐?』
분통이 터진 孫씨는 112에 다시 신고했다. 이번에는 20분 정도를 기다렸다. 아까와는 다른 경찰들이었다. 경찰에게 또 다시 설명한 후 실랑이가 반복됐다. 그러나 이번에는 톤이 누그러졌다.
『새로 온 경찰들은 저를 때린 사람에게 가자니까 아예 갈 생각도 안 했습니다. 그러더니 「내가 저 사람을 연행해 가면 같이 있는 노조원들이 가만히 있을 것 같느냐?」고 말했습니다.「전에도 민노총이 경찰을 폭행한 사례가 여럿 있다」며 「한 명 잡혀가면, 경찰들에게 모두 달려들 것」이라고 하더라고요. 그러더니「나중에 지구대에 와서 조사를 받으라」는 겁니다. 이게 뭡니까? 결국 겁나서 범인을 안 잡겠다는 것 아닙니까?』
더 이상 대화가 통하지 않았다. 孫씨는 일단 집으로 향했다. 그리고 그날 밤 11시30분 경 목1동 지구대를 찾아갔다.
『그걸 어떻게 연행해 오겠어?』
孫씨는 또 다른 경찰에게 그간의 사정을 설명했다. 옆에 있던 경찰 한명은 『그걸 어떻게 연행해오겠느냐?』고 비웃었다. 孫씨는 화가 나서 『나를 때린 사람 인적사항도 없고, 현장에서 연행도 안 해왔는데 못 잡으면 어떻게 할 거냐, 경찰이 책임질 거냐』고 항의했다. 그러나 경찰들은 『그걸 왜 우리한테 따지느냐?』고 힐책했다. 다른 경찰은 『왜 시끄럽게 하느냐. 조용히 하라』고 소리쳤다.
『더 이상 할 말이 없더군요. 간단히 조사받고 나왔습니다. 현장에서 피해자가 가해자를 알고 지목했는데도, 피해자만 조사를 받았습니다. 너무 억울하고 원통합니다. 맞은 것보다 화나는 것은 경찰들의 태도입니다. 조직원들의 단체행동에 겁을 먹은 것입니다. 공권력이 이렇게 무력한 것입니까? 경찰은 국민 위에, 민노총은 그 경찰보다 위에 있는 것입니까?』
며칠 후 孫씨는 관할 양천경찰서 담당형사로부터 『최선을 다하겠다』라는 말을 들을 수 있었다. 『경찰도 이렇게 밖에 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이해해달라는 식으로 달래기도 했다고 한다.
목1동지구대, 『사실이 아니다』전화 끊어버려
기자는 손세진氏의 진술을 토대로 민노총과 목1동지구대, 양천경찰서에 사실 확인을 해 보았다.
민노총 측은 『민노총 조직원들이 시민을 이유 없이 폭행한 일은 없다. 그런 사항은 확인된 바가 없다』며 더 이상의 사실 확인을 해주지 않았다.
목1동지구대 측은 가해자 연행거부 등에 대해『금시초문이다. 잘 모른다』고 답했다. 담당자는 『그런 부분은 경찰서 민원실에 물어보라』며 취재를 거부했다. 기자가 「피해자 孫씨의 주장이 사실인지 아닌지만 답해 달라」고 캐묻자 『사실이 아니다』며 전화를 끊어버렸다.
양천경찰서 측은 『孫씨 사건은 수사가 진행 중』이며, 목1동지구대의 가해자 연행거부 등에 해서는 『정식 민원이 들어와야 조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학생, "민노총 시위대에 폭행당했다"
- 金成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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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08-22, 23: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