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양균 대통령비서실 정책실장이 신정아 비호

장윤(전 동국대 이사) 스님에게 두 차례에 걸쳐 ‘더 이상 문제 삼지 말라’는 취지로 압력성 회유 의혹.
이진동 기자 jaydlee@chosun.com
장상진 기자 jhin@chosun.com
입력 : 2007.08.24 05:17 / 수정 : 2007.08.24 06:13

가짜 예일대 박사 파문으로 동국대 교수에서 해임된 신정아(여·35)씨의 학위 문제가 언론에 보도되기 직전인 지난 7월, 청와대 고위 관계자가 파문 확산을 막기 위해 무마에 나섰던 것으로 23일 밝혀졌다.

변양균(卞良均·58·사진) 대통령비서실 정책실장(장관급)이 동국대 교수이던 신씨의 가짜 학위 의혹을 처음 제기한 장윤(전 동국대 이사) 스님에게 두 차례에 걸쳐 ‘더 이상 문제 삼지 말라’는 취지로 압력성 회유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신씨의 동국대 교수 임용과 광주비엔날레 감독 선임 과정에서도 권력층의 비호가 있었을지 모른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장윤 스님과 측근, 불교계 인사들에 따르면, 장윤 스님이 6월29일 신씨의 가짜 학위 문제를 처음 공론화한 뒤 3~4일쯤 지나 변 정책실장이 장윤 스님에게 과테말라에서 국제전화를 걸어 “가만히 있어주면 잘 수습하겠다”고 말했다. 당시 변 정책실장은 2014년 동계올림픽 평창 유치 지원을 위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 참석한 노무현 대통령을 수행하고 있었다. 장윤 스님은 6월29일 불교 관련 언론사 기자 간담회에서 “신씨의 예일대 박사 학위가 가짜이고, 논문도 표절했다”고 관련 자료를 공개했었다.

변 정책실장은 또 노 대통령이 귀국한 다음날인 7월8일 조선호텔에서 장윤 스님을 만나 “더 이상 (신씨의 가짜 학위를) 문제삼지 말라. 조용히 있으면 적당한 때 동국대 이사직에 복직되도록 하겠다”고 회유했다. 장윤 스님은 올해 2월 동국대 이사회에서 신씨의 가짜 학력 문제를 제기했다가 5월29일 이사에서 해임된 상태였다.

신씨 가짜 학위 문제는 7월 8일 이후 본격적으로 전 언론에 보도됐고, 파문이 커지자 신씨는 7월16일 미국으로 출국한 뒤 잠적했다.

본지는 변 정책실장의 해명을 듣기 위해 22일부터 이틀 동안 여러 차례 전화를 걸었으나 변 실장은 받지 않았다. 본지는 23일 변 실장 보좌관과 비서에게 “신정아씨 건으로 직접 해명을 듣고 싶다”고 용건을 알렸으나, 변 실장은 전화를 해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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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아 비호 파문] 변실장, 대통령 해외 수행중 장윤스님에 전화
귀국후엔 직접 만나 '조용히 있어라' 설득
'신정아 파문' 권력층 비호 의혹으로 확산
이진동 기자 jaydlee@chosun.com
장상진 기자 jhin@chosun.com

변양균 청와대 대통령비서실 정책실장이 신정아씨의 가짜 학위 문제가 공론화되지 않도록 동국대 전 이사인 장윤 스님에게 압력을 가한 것은 유력 인사들이 신씨의 뒷배를 봐주고 있었음을 보여준다. 설(說)로만 떠돌던 유력인사 배후설이 점차 사실로 입증되는 것이다.


때문에 2005년 9월 동국대 임용 당시부터 신씨의 ‘가짜 학위 의혹’이 제기됐음에도 6개월 뒤 교양교육원 교수로 복직된 과정과, 광주 비엔날레 감독에 선정되는 과정 등에 변 실장을 포함한 권력층 인사들의 ‘힘’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의혹도 더 커졌다. 신씨의 가짜 학위 파장이 전혀 새로운 국면인 권력층 비호 의혹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대통령 수행중 왜 전화했나?


동계 올림픽 평창유치 지원을 위해 6월 30일 출국한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과테말라에 머문 기간은 7월2~5일이다. 이 기간 중 변 정책실장이 신씨의 가짜 학위 의혹을 처음 제기한 장윤 스님에게 “가만히 있어달라”고 전화를 했다.





장윤 스님이 6월 29일 불교 관련 언론사 기자들과 간담회에서 “신씨는 예일대 박사학위가 없고, 학위 논문도 다른 논문을 그대로 베껴 내놓았다”고 밝힌 직후이다.

이 때만 해도 신씨의 가짜 학위 문제는 언론에 보도되지 않았다. 신씨와 변 실장이 도대체 무슨 관계이기에 개인의 ‘동국대 교수직’ 문제로 대통령을 수행해 해외에 나간 상태에서 전화까지 했는지가 의문이다.

신씨는 미국에 나가 있던 중 광주비엔날레 감독 내정 소식을 듣고 7월1일 귀국했다. 신씨는 이날 아침 뉴욕에서 귀국하자마자 인천공항에서 장윤 스님에게 전화를 걸어 “꼭 한번 뵙고 싶다”고 연락을 했으나, 장윤 스님은 “만나지 않았다”고 했다.

스님은 신씨의 전화에 대해 “광주 비엔날레 감독 내정 소식을 들었으니 내 입을 막을 필요가 있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정황상 장윤 스님 접촉에 실패한 신씨가 과테말라에 머물고 있는 변 실장에게 ‘도움’을 요청했을 것이라는 추론이 일단 가능하다.

변 실장이 장윤 스님에게 다급히 전화를 한 것은 ‘가짜 학위’ 문제가 광주비엔날레 감독 선임에 장애가 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신씨가 변 실장에게 직접 부탁했는지, 아니면 제3자를 통했는지는 알 수 없는 상태다.


◆변양균 실장 뒤에 또 누가 있나?


변 실장은 과테말라에서 대통령이 귀국(7월7일)하자마자 다음날 장윤 스님을 만나 ‘동국대 이사직 복직’을 거론하며 “조용히 있어달라”고 두번째 회유했다. 대통령 수행 중 해외에서 전화를 건 데 이어 귀국하자마자 만사 제치듯 직접 ‘진화’에 나선 것이다. 이 때문에 자신과 신씨의 관계 때문이 아니라 다른 권력 실세의 요청이나 부탁을 받고 대리인으로 나섰을 것이라는 의혹이 짙다.


변 실장이 장윤 스님을 만난 8일부터 언론에 신씨 가짜 학위 문제가 본격 보도되기 시작했다. 오히려 발을 빼야 할 시점에 변 실장이 ‘총대’를 메고 나선 것도 이상하다.


물론 청와대 불자회장인 변 실장이 동국대 쪽의 요청이나 신씨와의 사적(私的) 관계 때문에 무마에 나섰을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순 없다.



▶변양균 정책실장은



변양균(58) 청와대 대통령비서실 정책실장은 기획예산처 장관 등을 거치며 현 정부의 경제정책을 이끌어왔다.


기획예산처 국장이던 2001년 민주당에 파견돼 당시 정책위 의장이었던 이해찬 전 총리를 보좌하면서 능력을 인정받았다.


노무현 대통령의 의중을 누구보다 잘 파악하는 ‘노무현 사람’으로 꼽힌다. 부산고·고려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예일대 대학원에서 경제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독실한 불교신자로 청와대 불자회 회장을 맡고 있다.


지난달 29일 한 세미나에서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 후보를 겨냥, “부동산투기든 무엇이든 해서 무조건 부자가 되는 것이 경제를 하는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가 공무원 정치 중립 의무 위반 논란을 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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