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盧대통령 친서엔 나흘째 ‘…’

17일 전달된 중국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의 위로 전문에는 반응을 보인 김정일

노무현 대통령이 20일 북한의 집중호우로 인한 인명과 재산 피해에 대해 위로의 뜻을 전달하는 친서(親書)를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보냈지만 북한은 아직 묵묵부답이다.

국제 관례에 따라 일반적으로 보내는 전문보다도 격(格)을 한 단계 높였지만 김 위원장은 답신을 보내지 않고 있는 것.

남측 판문점 연락관은 20일 노 대통령의 친서 원본을 북측 연락관에게 직접 전달했다. 노 대통령은 친서에 “피해의 조속한 복구와 함께 주민들의 고통이 해소되기를 바란다. 우리 측도 복구에 필요한 협력을 할 것”이라는 내용을 담았다.

이와 관련해 조선중앙통신은 21일 “위대한 영도자 김정일 동지께 남조선의 노무현 대통령이 20일 우리 지역에서 입은 큰물 피해와 관련해 위로친서를 보내 왔다”고 짤막하게 사실 보도만 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은 17일 전달된 중국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의 위로 전문에는 반응을 보였다.

북한 관영 방송들은 22일 “김 위원장은 후 주석의 위로 전문에 사의를 표하는 답전을 21일자로 보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답전에서 “큰물 피해를 본 것과 관련해 위문 전문을 보내준 데 대해 사의를 표합니다”라고 밝혔다.


국제 의전 관례에 밝은 정부 당국자는 “상대국의 재난 등 대규모 인명 피해가 발생한 사건에 대해서는 전문을 보내는 것이 관례이고, 피해국은 즉각 사의를 표하는 답신을 보낸다”며 “정상의 전문에는 해당국의 정상이 답하는 것이 예의”라고 말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 수해에 대해 대통령이 위로를 표명한 것 자체가 의미 있는 것이지 북측이 답신을 하느냐는 부차적인 것”이라고 말했다.


남측이 매년 30만∼50만 t의 쌀을 제공하지만 북한은 무상 지원이 아닌 차관(借款)이라는 이유로 답례를 하지 않는다. 다만 대한적십자사 명의의 비료 지원에 대해서는 종종 사의를 표해 왔다.

北수해 구호품 육로로 전달 북한 수해 지원을 위한 긴급 구호물자가 23일 경의선 육로를 통해 북한에 처음으로 전달됐다. 이날 25t 트럭 40대 분량의 라면, 담요, 생수 등 생필품이 지원됐다. 정부는 30일까지 모두 71억 원어치를 북측에 지원할 예정이다.

한편 정부는 23일 북한 수해 지원을 위한 긴급구호 물자를 처음으로 북송했다.

정부는 라면과 담요, 긴급·응급구호 세트, 생수 등 25t 트럭 40대 분량의 대북 수해 지원 물자를 이날 오후 경의선 육로를 통해 개성 봉동역으로 전달했다. 정부는 앞으로 500억여 원 규모의 지원을 추가로 할 계획이다.


하태원 기자 triplet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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