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동정책, 이것은 한겨울 정책이다. 굶주리고 헐벗은 사람을 한 겨울로 내모는 것이다. 살 능력이 없다면 죽어라! 경쟁력이 떨어지면 죽어라! 생산성이 낮아지면 죽어라! 참 지독한 정책이다. 그런 정책 취한다면 누가 표를 주겠는가? 그러나 그렇게 해야만 한다. 그런 정책을 취해야 한다.
인간은 참 묘한 동물이다. 「생산성이 떨어지면 죽으라」고 한다면 죽을 것 같은가? 악착같이 살아남는 것이 인간이다. 극즉반(極則反)이다. 인간이 만든 신비한 책 가운데 하나가 주역(周易)인데, 그 요지가「극즉반」이다. 극한 상황에 몰리면 새로운 생명, 소생력을 갖는다는 것이다.
<死則生 정신의 이순신>
엄동정책의 세 가지 모델을 보자. 첫째가 이순신 모델이다. 이순신은「사즉생(死則生)」이었다. 당시 거북선이 몇 척이 됐겠나? 많아야 두 척이었을 것이다. 일본은 얼마나 강했을까? 일본은 명나라와 싸워서도 15번 싸워 한 번 졌을 뿐이다. 그것도 소서행장은 1만5천, 이여송은 4만5천 군대였다.
정유재란이 끝난 후인 1600년, 일본의 패권을 다툰 세끼가하라(關ヶ原)전투에서 도요토미 히데요시派와 도쿠가와 이에야스派가 동원한 총이 8만정, 비공식적으로 10만정이었다. 이는 당시 유럽에 있던 총보다 더 많은 수였다.
일본의 수군 역시 세계적 강군이었다. 이순신은 병력도 적고, 무기도 약했지만 이런 일본을 제압했다. 죽을 각오로 하면 살 것이다, 死則生의 정신 때문이었다.
<능력 있는 사람은 더 지원>
두 번째는 박정희 모델이다. 예컨대「새마을운동」당시 「능력자지원」策을 썼다. 무능하면 죽는 것이 기본구조였다. 73년 유학을 갔다 오니, 고향 땅에 전기가 안 들어왔다. 새마을운동 단장이던 친구 고건에게 전기를 넣어달라니까 이렇게 말했다. 「전국에 3만4천 개 마을 중 3만3천 등이니, 넣어줄 수 없다」는 것이었다. 능력 없는 자에게는 지원 안한다, 잘 하는 사람에게 더 많은 지원을 한다. 그것이 일류의 모델이다.
세 번째는 등소평 모델이다. 등소평은 선부론(先富論)을 내세웠다. 부자가 될 수 있는 사람을 지원한다는 것이었다. 새마을운동을 수입해 간 선부론 역시 극즉반(極則反), 생명력 소생 정책이었다.
<선진국들도 『고도성장이 최우선 과제』>
다음 대통령에게 주문하는 또 다른 정책은「고도성장전략」이다. 「세계가치관조사(World Values Survey, 6개 대륙 80여 개 국가가 동일한 설문 문항을 사용해 1980년부터 약 5년 주기로 실시)」에 따르면, 대다수 국가가 내세운 최우선과제가 「고도경제성장」이었다.
잘 사는 나라조차 마찬가지였다. 사회안정, 고용안정 등을 내세울 줄 알았지만 실제는 달랐다. 「고도성장이 아니면 이웃화목, 가정화목도 안 되더라. 빈곤(貧困)과 양극화(兩極化)는 고도성장이 아니면 안 된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우리는 어떠한가? 노무현氏는 대통령이 되자마자 「성장하면 다입니까? 성장해서 뭐합니까?」 이런 주장들 아니었나?
<자유냐 평등이냐? 성장이냐 분배냐?>
성장하기 위해선 모든 정책을 동원해야 한다. 그 중에서도 자유경쟁(自由競爭)이 첫째이다.
좌파(左派)냐 우파(右派)냐를 가르는 방법이 있다. 근대사상의 두 축이 자유(自由)와 평등(平等)이다. 자유(自由)를 내세우면 성장(成長)이 빠르고, 생산(生産)이 많아지고, 발전(發展)하게 된다. 그러나 불평등(不平等)은 심해질 수 있다. 그래서 통제(統制)하게 된다. 분배(分配)가 강화되고, 복지(福祉)로 가게 된다.
한쪽은 자유(自由), 경쟁(競爭), 성장(成長), 발전(發展), 생산성(生産性) 증대라면, 다른 한쪽은 평등(平等), 통제(統制), 분배(分配), 형평(衡平), 복지(福祉)이다. 전자에 초점을 두면 보수(保守), 우파(右派)라 하고, 후자를 강조하면 좌파(左派), 공산주의(共産主義), 사회주의(社會主義)라 부른다.
<장차관수 109명→127명→150명>
성장(成長)을 하려면 경쟁(競爭)해야 한다. 경쟁(競爭)을 하면 생산성(生産性)이 올라간다. 경쟁에서 지면 파산하기 때문이다.
경쟁을 시키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우선 「작은 정부」여야 한다. 작은 정부는 인류의 오랜 이상이었다. 맹자(孟子)시대에도 작은 정부가 제일 좋은 정부라 했다. 공무원 수가 적고, 공무원 부처 수가 줄면 작은 정부이다.
큰 정부가 되면 언제나 규제를 강화한다. 민간영역이 끼어들 영역은 줄어든다. 우리는 지난 10년간 큰 정부를 지향했다. 장차관급 수는 YS 당시 109명에서, DJ 당시 127명, 현 정권 아래서는 150명으로 늘어났다. 이건 정부 부처의 수도 그만큼 늘었단 말이다. 실제 공무원은 93만4천여 명에 달한다. 이는 인구가 3배나 많은 일본과 비슷하다. 영국은 인구가 1300만 명이 많지만, 공무원 수는 10만 명이 적다. 영국은 대처가 들어서면서 공무원 수를 줄이니까 발전하기 시작했다.
<세계 116번째로 나쁜 창업환경>
공무원이 많아지면 새로운 등록(登錄)절차, 인허가(認許可)규정이 생겨난다. 덕분에 우리나라는 창업환경이 가장 나쁜 나라가 돼 버렸다. 세계 116번째이다. 세계은행에서 정한 순서가 그렇다. 우리는 업체를 만들려면 22일 동안 12개 절차를 거치고, 4천 달러가 필요하지만, 미국은 5일 동안 5개 절차를 거치고, 280달러가 소요된다.
정부가 커지면 기업하기 어려워지지만, 공무원의 힘은 더욱 강해진다. 공무원을 위한, 공무원에 의한, 공무원의 나라가 된다.
<비 오는 날 돌아다니는 물 뿌리게 차>
사회주의 정부가 스스로 망했던 이유도 큰 정부 탓이었다. 90년도 모스크바에 간 일이 있다. 비가 쏟아지는데, 물 뿌리게 자동차가 지나다녔다. 왜 그런가 물었더니 「정부에서 물 뿌리지 말라는 명령이 안 와서」라는 것이었다. 정부가 모든 걸 통제하니 이런 식이 됐다.
우리도 발전하려면 정부 부처를 없애야 한다. 교육부를 없애고, 노동부를 없애고, 문화부를 없애야 한다. 위원회 정도로 해두면 된다. 이런 부서들은 정말 쓸 데가 없다.
<最高를 더 最高로 만들어야, 最低가 없어진다>
다음 대통령에게 주문하는 마지막은「수월성(秀越性)정책」을 취해달라는 것이다. 최고(最高)를 더 최고(最高)로 만들어야 최저(最低)를 최저(最低)에서 벗어나게 할 수 있다. 그것이 최고(最高)의 국가이다.
이것은 보수주의(保守主義), 우파(右派)의 논리이다. 좌파, 사회주의는 최고를 끌어내리고, 최저를 끌어올려 가운데로 만들자는 것이다. 이것을 70년 하니까 최고(最高)는 없어지고, 최저(最低)는 더욱 최저(最低)가 되 버렸다.
<기여입학제를 실시해야 한다>
최고를 더 최고로 만들자! 어떻게 할 것인가? 학교로 가 보자. 학교에게는 학생선발권을, 학부모는 학교선택권을 갖게 하면 된다. 그렇게 하면 우열의 차이가 벌어진다고?
사람의 재능은 하나하나가 광맥(鑛脈)과 같다. 철, 주석, 구리 등...그러나 학교를 평준화를 시키면 자신의 맥(脈)을 찾을 수 없다. 서구의 교육정책 역시 공립학교로 평균적인 학생을 만드는 한편 사립학교로 뛰어난 학생을 길러 낸다.
또 있다. 기여입학제를 실시하는 것이다. 예컨대 연세대학교가 해마다 5천 명을 선발하는데 이 중 500명은 근소한 차이로 입학하는 경우이다. 4천500명은 실력대로 뽑고 나머지 500명은 20억 원 정도의 기여 입학을 통해 충원한다고 하자. 그리고 매년 박사학위를 가진 고급인력 200여 명을 연세대 내의 연구소에서 교수에 준하는 연봉을 주면서 연구에 몰두하게 하면 엄청난 연구결과물을 내놓을 것이다. 5천 억을 거둬서 2천 억만 쓰면 빌 게이츠 같은 인재를 길러낼 수 있다.
<10년간 벌어져 버린 중국과 한국>
현재로선 상상할 수가 없는 일들이다. 잘나면 뭐하나? 최고면 뭐하나? 이런 식이다.
원래의 성장추세로는 지난 10년간 세계 500대 기업에 40개는 들어갔어야 했다. 2000년 한국 기업이 12개 들어갔을 때 중국은 10개 들어갔었다. 그런데 지금은 어떠한가? 한국은 14개, 중국은 24개가 들어가 있다.
기술경쟁력에서 미국을 100이라고 하면 일본은 99.7, 한국은 80이다. 끌어올려야 한다. 최고를 더 최고로 만들어야 하는데 국가가 막고 있다. 정부가 막고 있다. 차기대통령은 이 점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정리 김성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