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해 현장서 '장군님 초상화'부터 구해"

北 대남선전선동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 26일자 보도
북한이 최근 수해 현장에서 김정일의 초상화를 우선적으로 들고 나온 북한 주민들의 ‘엽기적 미담’(?)을 소개하며 ‘수령결사옹위’ 정신을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나섰다.

대남 선전선동 사이트인 ‘우리민족끼리’는 26일 ‘수해지역들에서 펼쳐진 화폭’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평양시 강남군 주민들이 “시시각각 차오르는 물 속에서 하나같이 재산보다 먼저 품고나온 것은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장군님의 초상화였다”면서 이 같이 전했다.

우리민족끼리는 “지난 7일 갑자기 내린 폭우로 강남군의 주택 50여 가구가 물에 잠겼는데 이 지역에서는 눈물 없이 볼 수 없는 감동적인 화폭들이 펼쳐졌다”며 “나이도 성별도 직업도 성격도 서로 다른 그들이었지만 한 모습으로 초상화부터 들고 대피했다”고 밝혔다.

사이트는 이어 “어찌 이곳 사람들뿐이랴! 온 나라 피해지역의 그 어디를 가보아도 수령결사 옹위는 행동의 구호, 실천의 구호로 우리 인민의 심장 속에 깊이 자리 잡고 있다”며 “수령님과 장군님의 초상화를 보위해낸 인민의 모습은 선군시대의 빛나는 화폭”이라고 주장했다.

사이트는 또 “수령과 당, 군대와 인민의 일심단결은 세계에서 유일무이한 선군조선의 모습이고 향기”라며 “우리는 선군영장(김정일)의 두리(주위)에 굳게 뭉쳐 일심단결의 위력으로 반드시 사회주의 부강조국을 일떠(일으켜) 세우고야 말 것”이라고 주장했다.

북한은 그동안 화재나 수해 현장에서 주민들이 김정일 부자의 초상화를 구하는 것을 높이 평가해 왔다. 일례로 지난 2003년에는 아홉 살 난 한 소녀가 불길을 피하지 않고 김일성과 김정일의 초상화를 구하려다 숨진 사건을 미담사례로 소개한 바 있다.

당시 평양 미산소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이던 유향림양은 지난 2003년 1월 자신의 집에 불이 나자 피하기는커녕 오히려 불 속에 뛰어들어 초상화를 구하다가 희생됐다.

북한 당국은 이 사건과 관련 “화재를 진압한 군인들이 아랫방에서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장군의 초상화를 모포에 정히 싸안은 채 쓰러져 있는 소녀를 발견했다”면서 “유양은 부모가 직장에 나가고 혼자 있는 속에서 불이 일자 주저함 없이 타래 치는 불속에 뛰어들어 초상화를 구원해 내고 희생됐다”고 전했다.

북한은 “조선 인민의 영도자에 대한 충성심은 이 감동적인 이야기를 통해서도 잘 알 수 있다”면서 유양에게 ‘김일성 소년 영예상’을 수여하고, 유양이 다니던 학교 이름을 ’유향림 소학교’로 명명하는 한편 학교에 동상까지 세웠다고 덧붙였다

우리민족끼리는 또 지난해 수해 때에는 산사태가 발생한 긴급 상황에서 초상화를 품고 나오려다 숨진 김덕찬(평남 양덕임업설계연구소 설계원)씨를 대대적으로 선전했다. 화재나 수해 현장에서 김 부자의 초상화를 들고 나오려다 사망한 북한 주민들의 일화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지난 2004년 발생한 용천역 폭발 사건에서는 일반용품 수매상점 수매원인 최영일씨와 전동식씨가 점심식사를 하러 가던 중 강한 폭음소리를 듣고 기업소로 달려가 김일성 부자의 초상화를 품에 안고 나오다 무너지는 건물에 깔려 사망하기도 했다.

당시 용천소학교 교사인 한은숙씨의 경우 강력한 폭풍으로 학교건물이 붕괴되면서 교실에 불이 나자 3층 교실에 있던 김일성 부자 초상화를 안전한 곳으로 옮긴 후, 제자 7명을 구해내고 자신은 숨졌으며, 한정숙 교사도 초상화를 품에 안은 채 사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김정일 정권은 노동신문으로 담배를 말아 피거나 김일성·김정일 이름이 들어간 물건을 훼손할 경우 살인강도보다 더 무거운 범죄자 취급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필재 기자 (spooner1@freezon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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