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투쟁에 염증"… 올 상반기만 3000명 감소

조합원 줄어드는 전교조 <上> 오늘 대의원대회/“순수하지 못한 집단” 교사들 잇따라 탈퇴

인천의 한 초등학교에서 5년 동안 전교조(전국교직원노동조합) 교사로 활동해온 A(여·33)씨는 올해 초 학교를 옮기면서 전교조를 탈퇴했다. 그는 “작년 한해 동안 교원평가제 반대로 연가 투쟁을 하고 성과급을 반납한다고 하면서 정치적인 투쟁만 하느라 정작 급식 굶는 학생들을 위해 한 것이 없다는데 거부감이 들어서”라고 말했다. A씨는 “탈퇴하는 순간 동료 전교조 교사들이 ‘적’이라고 낙인을 찍어 괴롭힐 것 같아, 다른 학교로 옮기는 시기에 탈퇴했다”고 말했다.

A씨처럼 지난 3월 학교를 옮기면서 전교조를 탈퇴한 경기도 모 고교의 B(여·36) 교사는 “정치 투쟁만 하고 교원평가제도 거부하는, 한마디로 전혀 순수하지 못한 집단에 한 푼의 회비도 내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전교조의 정치투쟁에 염증을 느낀 교사들의 탈퇴가 러시를 이루고 있다. 이런 분위기는 수치로 확인된다. 올해 들어 상반기에만 전교조 조합원 3000여명이 줄어든 것으로 전교조의 내부 문건에서 8월31일 확인됐다. 전교조는 이 문건 곳곳에서 이 같은 분위기를 되돌리기 위해 부심하고 있음을 보이고 있다.

본지가 입수한 전교조의 ‘2007년 하반기 사업계획안’에서 전교조의 실무 집행기구인 중앙집행위원회는 “지난 6월 말 현재 전교조 조합원 수는 2003년 12월에 비해 약 1만명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계획안은 1일 전교조의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대의원대회에서 토론 자료로 쓰인다. 전교조가 올해 초 작성한 또 다른 문건에 2003년 12월 조합원 수가 9만3860명이고, 작년 말 조합원이 8만6918명으로 기록돼 있는 점을 토대로 추산하면 현재 조합원 수는 약 8만3800명으로, 올해만 약 3000명의 조합원이 감소한 셈이다.

전교조 조합원수는 2003년 12월 9만3860명을 정점으로 2004년 12월 9만1243명, 2005년 9만857명으로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전체 유치원·초·중·고교의 교사는 2004년 41만명에서 2006년 42만명으로 늘었다.

조합원 감소는 집행부가 과격한 행동으로 교육 현장과 동떨어진 주장만 하는데 원인이 있다는 지적이 많다. 전교조 집행부가 작년 수능시험을 보기 보름 전에 FTA(자유무역협정)를 반대한다는 연가(年暇)투쟁(휴가를 집단으로 감으로써 파업의 효과를 노리는 투쟁방식) 날짜를 잡았다가 조합원과 여론의 질타를 받은 것이 대표적인 예다. 지난 7월에는 사립학교법의 재개정을 반대한다면서 열린우리당 당사를 점거했다. 또 민주노총 산하 노조라는 이유로 이랜드 노조 사태 등에 집행부가 참가하는 등 각 집회에도 간여하고 있다. 전교조는 “대선에서 보수세력은 평준화 정책을 깰 수 있는 특목고 확대 정책을 제기할 것이므로 (전교조는) 특목고를 일반계고로 전환하는 것을 강력하게 요구해야 한다”며 특목고 폐지를 주요 사업 목표로 삼고 있는데, 이는 교육을 정치에 이용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그러나 전교조 집행부는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엉뚱한 결론을 내리고 있다. 사업 계획안은 세(勢) 축소에 대한 우려감을 표시하면서도, “학교 단위에서 전교조의 주도성이 약해지면서 승진에 불이익을 받고 있다는 의식이 작용하고 있는 만큼 교장 공모제 확대 실시와 연계한 조직확대 사업을 해야 하며 강력한 조직혁신위원회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중앙대 교육학과 이성호 교수는 “젊은 교사들이 탈퇴하는 이유가 승진에서 불리하기 때문이라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지도부가 교육과 아이들을 생각하지 않는 사업을 벌이고 있는 것이 조합원 감소의 본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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