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곽 드러나는 평양회담 의제(議題)

조선신보, "통일, 평화분야 획기적 합의 나올 것"
10월로 연기된 노무현·김정일 평양회담 의제(議題)의 윤곽이 잡히고 있다. 이는 核무기·人權문제 등은 제외한 채 對北경제지원을 통한 「김정일 정권 살리기」와 평화선언을 앞세운 「연합·연방제 통일논의」에 집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서해북방한계선(NLL)도 의제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8월8일 남북이 공동 발표한 합의서에 따르면, 평양회담은『역사적인 6.15 남북공동선언과 우리 민족끼리 정신을 바탕으로 남북관계를 보다 높은 단계에로 확대 발전시켜 한반도의 평화와 민족공동의 번영, 조국통일의 새로운 국면을 열어나가는데서 중대한 의의를 가지게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합의서에 언급된 △한반도 평화, △민족공동 번영, △조국통일은 8월14일 개성에서 열린 평양회담 실무접촉에서 재확인됐다.

당시 남북 당국은 『대표단 규모는 2000년 1차 정상회담 때의 182명보다 30명 많은 202명으로 정해졌다』며 『의제(議題)는 「노무현 대통령의 평양방문에 관한 합의서」 상에 명시된 △한반도 평화 △민족공동 번영 △조국통일의 새 국면 등 3가지로 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북핵 용인하게 될 평화선언

남북이 『의제로 의견을 모았다』고 밝힌 3가지는 대한민국 헌법질서와 국가이익에 정면충돌할 가능성이 높다.

우선「한반도평화」부분은「평화선언(平和宣言)」형태를 취할 것이라는 게 대부분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국제사회는 6자회담을 통해「북한이 核을 포기(抛棄)하면 그 대가로 종전선언, 평화협정 등 여러 가지를 줄 수 있다」고 말해왔다. 반면 평화선언은 「북한이 核을 포기(抛棄)하지 않은 現상황에서도 종전선언, 평화협정을 맺어야 한다」는 것이 골자이다.

「조선반도 비핵화와 核무기 포기 의사가 있다」는 김정일의 약속과 함께 미국에게 종전선언, 평화협정 체결과 이를 위한 소위 對北적대정책(테러지원국, 적성교역법)폐기를 요구하는 것이다. 북한의 核을 폐기하는 것이 아니라 북한의 거듭된 공언(空言)만 믿고 사실상 核을 용인하는 형태가 되는 셈이다.

수령독재만 강화시킬 60조 북한판 마샬플랜

「민족공동번영」의 내용도 여러 차례 언론에 보도된 바 있다.

정부는 소위 북한판 「마샬플랜」이라는 이름으로 2006년부터 2015년까지 10년간 약 60조4,500억 원(650억2,000만 달러)을 투입하는 중장기 對北경제기반 조성계획을 마련해 놓았다. 이는 △200만㎾ 대북 송전(4조여 원) △170㎞ 달하는 개성-평양 간 고속도로 개·보수(3,077억 원) △요소공장 건립(3,500억 원) △발전용 중유지원(연간(1,700억 원)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60조원 규모의 북한판 마샬플랜은 국민 1인당 120만원에 달하는 부담을 주게 된다. 특히 천문학적 지원이 북한의 시장경제체제로의 전환, 對南적화야욕포기 등 아무런 조건 없이 이뤄져 수령독재체제를 유지, 강화시키는 역할만 할 것으로 분석된다.

『6·15선언을 높은 단계로 확대·발전』

「조국통일」부분은 6·15선언 제2항의 연방제 합의를 구체화하는 형태로 전개될 가능성이 있다. 6·15선언에 등장하는 「낮은 단계 연방제」와 「연합제」를 이행하기 위한 소위 「민족통일기구」나 「제(諸)정당연석회의」등의 등장이다.

8월8일 남북합의서에서는『역사적인 6.15 남북공동선언과 우리 민족끼리 정신을 바탕으로 남북관계를 보다 높은 단계에로 확대 발전시켜』라고 밝혀 6·15선언을 높은 단계로 이행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김두관·권영길, 연방제 선동 격화

평양회담 발표 이후 속출하는 연방제 선동은 이 같은 우려에 힘을 실어준다.

汎여권 大選예비주자인 김두관 前행자부장관은 8월10일에 이어 27일에도 「1국 2체제 연방제 통일」실현을 역설했다. 金 前장관은 『민주적(民主的) 시장경제와 사회주의(社會主義) 시장경제가 공존(共存)하는 한반도경제공동체 단계로 발전시키고, 정치·군사 통합으로까지 나아가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민노당 大選예비주자인 권영길 의원은 8월13일 코리아연방공화국을 통일공약으로 제시했다. 『제2차정상회담은 한반도평화를 공고히 할 뿐 아니라, 통일의 새로운 국면을 여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며 『1민족-1국가-2체제-2정부의 코리아연방공화국』을 만들어야 한다는 내용이다. 북한의 고려연방국과 발음도 유사한 이 통일안은 내용면에서도 차이가 없다.

SBS 『정부, 소위 평화수역 설정 검토 중』

NLL문제가 의제로 포함될 것이라는 지적은 계속 나오고 있다.

정부소식통은 27일 북한이 NLL문제를 제기하게 되면, NLL은 물론 비무장지대(DMZ) 등 남북 경계선 지역 및 수역(水域)의 긴장완화 방안에 대해 앞으로 남북 국방장관회담에서 협의해 나가자는 포괄적인 제의를 할 계획이라고 언론에 흘렸다.

그러나 SBS는 『우리 정부가 서해 북방한계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칭 「평화수역'을 설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30일 단독 보도했다.

SBS는 『정부가 검토하고 있는 서해 북방한계선, NLL 문제의 해법은 서해상에 육상의 비무장지대와 같은 완충지대로 평화수역(平和水域)를 만드는 것』이라며 『NLL은 명목상으로는 존재하지만 사실상 의미가 없어질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고 전했다.

또 『평화수역이 설정될 지역은 기존의 NLL과 북한이 새로 제시한 해상경계선의 차이가 가장 큰 수역인 소청도와 연평도 사이가 검토되고 있다』며 『평화수역에는 남북의 군함 출입은 통제되고 어선들만 어로활동을 하되 질서 유지 등을 위해 최소한의 무장을 갖춘 경비선만 출입시키는 방안이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조총련이 밝힌 평양회담의 의제, 『통일·평화』

평양회담의 방향은 북한 측 조총련을 통해 이미 확인된 바 있다. 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는 24일 『평양회담 합의문으로부터 추측할 수 있는 것은 (회담이 열리면) 통일, 평화분야에서「획기적인 합의」가 이뤄지게 된다는 것』이라고 말했었다.

조선신보는 특히 『시기적으로 (남북정상회담이 열릴 때는) 제6차 6자회담 제2라운드와 6자 외무상회담이 끝나고 조선반도비핵화로의 노정이 명확히 돼 있는 것인 만큼, 통일의 새로운 국면이 열릴 경우 아베정권이나 한나라당이 받게 될 타격은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클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관희 안보전략연구소장은 『평양회담의 의제는 국가의 안보현안인 北核폐기나 민족적 과제인 북한의 人權개선 등이 아닌 대한민국 헌법에 상치되는 소위 평화체제, 연합·연방제, NLL문제 등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평양회담에서 남북 수뇌가 反헌법·反국가적 야합을 하고 돌아온다면, 이를 지지하는 정치세력은 全국민적 저항에 부딪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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