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최대 비행기 A-380을 타 보았더니

2층 화장실은 창이 나 있었다. 호텔 객실의 화장실을 방불케 했다.

지난 9월6일 인천국제공항 한 구석에 다소 외롭게 서 있는 세계 최대 비행기 A380을 향해서 버스로 다가갔다. 멀리서 보니 크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접근해서 보니 全層이 2층으로 되어 있었다. 점보도 2층이나 앞부분의 비즈니스 클라스席만이다. 비행기 역사상 처음으로 완전한 2층 여객기가 등장한 셈이다. 趙亮鎬 대한항공 회장은 'A380은 보잉 747과 777을 포개 놓은 것과 같다'고 말했다.

점보에 비해서 뚱뚱하게 보이는 A380은 착륙바퀴도 24개로 가장 많다. 착륙바퀴의 완충작용이 비행기의 안전을 보장한다. 나는 존경의 마음을 담아 바퀴들을 만져주었다. 최근에 케이블 텔레비전에서 방영된 A380을 만드는 과정에 대한 기록영화에서도 착륙직전 바퀴가 제대로 빠지도록 하는 시험을 여러 번 하는 장면이 있었다.

실내에 들어가 2층으로 올라갔다. 계단이 당당했다. 비행기나 배안의 계단과 달리 일반 건물의 계단처럼 넓고 높았다. 화장실에 들렀다. 호텔 객실의 화장실 정도로 넓고 창까지 나 있다. 여기개 화장실에서 느끼는 폐쇄감이 없었다. 1층의 1등석은 완전히 누울 수 있게 뻗은 발의 받침도 놓여 있었다. 스탠드 바도 있고 항공사에 따라선 샤워 시설도 붙인다고 한다.

이날 A380 試乘(시승)은 이 비행기를 도입하여 2010년부터 운항하기로 한 대한항공을 위하여 제작사인 에어버스(본부는 프랑스의 툴수스에 있다)가 마련한 것이다. 에어버스는 A380을 주문한 항공사를 순회하면서 이런 서비스를 하고 있다. 이날은 100명이 넘는 기자들이 탔다.


A380의 최대 이륙 중량은 560t으로서 점보 747보다 약120t이 무겁다. 비행기는 착륙할 때는 무게를 줄여야 한다. A-380의 최대 착륙중량은 386t이다. 날개 길이는 79.8m, 동체 길이는 73m, 꼬리 날개 꼭대기까지의 높이는 약24m이다.

최대 시속은 음속의 0.85이고 항속거리는 1만5186 km이다. 점보 747-400은 最多 탑승인원이 370명인데 A-380은 1, 2, 3등석으로 구분할 경우 525명이다. A-380의 全 좌석을 이코노미석으로 바꾼다면 800명 이상을 태울 수 있다.

이날 A380은 오전 10시10분에 인천공항을 이륙하여 구름 낀 제주도 상공을 돌아서 다시 인천으로 귀환했다. 이륙 직전에 趙亮鎬 회장이 나에게 '조종실에 타 보시죠'라고 했다. 내가 비행기에 대해서 관심이 많은 것을 알고 배려해준 것이다. 이렇게 해서 나는 한국에서 이륙하는 최초의 A380의 조종실에 들어가는 첫 손님이 되었다. 이날의 이륙중량은 411t, 그 가운데 약90t은 기름이었다.

411t의 쇳덩어리가 달리기 시작했다. 기장이 '브이 원'이라고 말했다. 시속 220km를 넘어서는 순간이다. 이 속도를 넘어서면 무조건 이륙해야 한다. 갑자기 고장이 생기더라도 멈출 수 없다. 이륙 속도는 시속 290km였다. 조종간을 당겨서 기체를 들어올리지 않고 사이드 스틱으로 조작하니 이륙감이 달랐다. 이륙 각도가 아주 부드러웠다. 조종실의 계기판도 기존 비행기보다 적고 단순화되어 있었다. 전자화가 진행되면서 手動부분 장치가 줄어든 덕분인 듯했다. 에어버스가 최근에 만들어내는 여객기가 다른 점은 핸들 같은 원형 조종간을 쓰지 않고 조이 스틱이란 별명을 가진 사이드 스틱으로 조종한다는 점이다. 막대기를 요리 조리 돌려서 방향과 고도를 바꾸는 방식이다. 7년 전 독일 스투트가르트에 있는 벤츠 자동차 회사에 갔더니 자동차의 핸들을 조이 스틱으로 바꾸는 연구를 하고 있었다.
이늘은 난기류가 많아 가끔 비행기가 흔들리기도 했다. 순항중 난기류에 걸려 대형 여객기가 추락한 적은 없지만 탑승자들이 가장 불안해 하는 것이 난기류 경험이다.
이날 체험비행은 두 명의 프랑스 조종사에 의해서 이뤄졌다. 대한항공측의 신일 기장이 동승하여 도움말을 주곤 했다. 부기장(P. Perrin)은 프랑스의 유명한 우주인으로서 미국 우주 왕복선에 탄 적도 있는 사람이었다. 이 큰 비행기도 두 사람이 조종한다. 1970년대엔 네 사람이 조종실에 있었다. 기장, 부기장, 항법사, 항공기관사.

다시 객실로 나오니 조용했다. A380은 '더 크고 더 조용하다'는 점을 자랑한다. 점보보다도 소음발생률이 반으로 줄었다고 한다. A380은 연료비를 줄인다는 점을 가장 중요한 판매전략으로 써 먹는다. 1인당 100km 비행에 2.9리터가 든다. 현재의 여객기 평균은 5리터이다.

대한항공은 2010년부터 A-380을 도입하여 취항시킨다. 1대당 도입가격은 2억5000만 달러이다. 점보보다도 약 1억 달러가 비싸다. 損益을 결정하는 좌석당 원가가 점보보다도 20% 이상 싸다.

7년 전에 시작된 A380의 개발에는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88억 유로가 들 것으로 예상되었으나 110억 유로를 초과했다. 조립과 설계상의 문제로 제작완료 기한에 세 번이나 연기되고 최고 경영자가 인책 사임하기도 했다. A380의 첫 시험비행은 2005년 1월18일 프랑스의 툴루스에서 있었다. 2006년 1월10일엔 대서양 횡단 비행을 했다. 작년 3월26일엔 독일 함부르크에서 대피 시험을 했다. 16개의 비상구 중 8개를 막고 873명이 탈출하는 데 78초가 걸렸다.

세계에서 맨첨 A380을 인수하여 비행에 투입하게 된 항공사는 싱가포르 항공사이다. 오는 10월25일부터 싱가포르-시드니 노선에 투입된다.






130대의 여객기를 보유한 대한항공은 화물수송량에선 세계 1위, 여객수송에선 세계 16위이다. 이늘 趙亮鎬 회장은 대한항공을 2010년까지 종합랭킹으로 세계 10위까지 키우겠다고 말했다.

대한항공 조종사는 약 2000명, 그 중 약 200명이 외국인이고, 800명이 軍 파이롯 출신이다. 軍출신의 비중이 줄어들고 있다.

항공사는 비행기를 하늘에 얼마나 오래 띄워놓는가에 의해서 損益이 결정된다. 대한항공의 경우 1대가 한 달 평균 450시간을 비행한다고 한다. 한 달이면 약 720시간이므로 약 60%의 시간 동안 비행기는 공중에 떠 있다는 이야기이다.

올해 약 1300만 명의 한국인이 외국으로 나가고 약 600만 명의 외국인이 입국할 것 같다. 이런 어마어마한 여행 붐과 함께 팽창해온 것이 항공산업이고 여객기 회사이다. 비행기 요금이 그동안 별로 오르지 않은 것은 여객기가 대형화되었기 때문이다. 세계의 살아가는 모습을 바꾼 것이 점보였다.

대한항공의 조양호 회장은 연간 50만 마일(비행에서 마일은 海里와 같은 1852m)의 비행을 한다고 한다. 우리나라엔 1000명 이상이 누적 비행 거리 100만 마일 이상의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고 한다.

비행기를 아무리 자주 타도 점보가 이륙하는 모습은 항상 경이롭다. A-380은 全層이 2층으로 되어 있어 점보보다도 더 뚱뚱하다. 고래를 잡아먹는 킬러 훼일, 즉 솔피의 몸을 닮았다. 5t 트럭 100대분의 쇳덩어리가 하늘로 치솟는 장쾌한 장면을 바라보면서 과학 기술의 위대성, 인간의 위대성을 새삼 느꼈다.



2층 탑승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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