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소, 議題-북한 입맛대로 하는 회담

노무현을 선전도구로 활용
방문 장소, 회담 의제 모두 북한 입맛대로

안용현 기자 justice@chosun.com

노무현 대통령 일행은 2일 평양 입구의 ‘조국통일 3대헌장 기념탑’ 앞에서 공식 환영을 받는다. 이 기념탑은 김일성 주석의 통일방안을 상징하는 조형물이다. 3대 헌장이란 ▲조국통일 3대 원칙 ▲전민족단결 10대 강령 ▲고려민주연방공화국 창립 방안을 말한다. 국책연구소의 한 연구원은 “이 기념탑은 북의 연방제 통일방안을 선전하고 정당화하는 조형물”이라고 했다.

노 대통령이 북한 체제선전용 집단체조인 아리랑 공연을 관람하는 것도 북한 의지에 따른 것이다. 노동신문은 9월 24일 “아리랑은 김정일 위원장의 작품으로 김 위원장의 통일 의지가 담겨 있다”고 보도했다. 통일부도 4월 북한 동향 보고서에서 아리랑에 대해 “김일성 부자 우상화와 선군정치 정당화를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정상회담을 앞두고 “초청한 북측을 배려해야 한다. 내용이 바뀌었다”는 등의 이유로 북측 요구를 100% 수용했다.

노 대통령이 4일 방문하는 서해갑문 역시 86년 김 위원장이 공사책임자로 완성시킨 뒤 김일성 주석의 칭찬을 받은 장소이다. 역시 북한 요청으로 노 대통령의 참관이 결정됐다.

그 동안 북한이 줄기차게 요구해온 4대 근본문제는 ▲국가보안법 폐지 ▲한미 군사훈련 중단 ▲NLL(서해 북방한계선) 재설정 ▲금수산기념궁전(김일성 주석 시신 안치) 참관 등이다. 북측은 이번 회담을 앞두고 한미 합동군사훈련인 을지포커스렌즈(UFL) 축소를 이끌어 냈고, “친북사이트 차단 해제 검토”(천호선 대변인)란 말도 들었다. 친북사이트 문제는 국보법과 관련이 있다. 또 NLL을 회담 의제로 만드는 데도 성공했다. 남주홍 경기대 교수는 “우리가 북측에서 어떤 대가를 받을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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