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다음 대통령과 국회는 10·4 선언 철저히 검토해야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4일 남북공동선언에 합의했다. 이 선언의 가장 큰 특징은 실질 임기 두 달 남은 정권으로선 책임 있게 감당하기 힘들 것이 분명한 긴 대북 지원 약속 목록이다. ‘언제’ ‘어떻게’가 明示명시되지 않은 이 목록은 결국 국민과 다음 대통령 어깨에 지울 짐 明細書명세서인 셈이다.
그러면서 선언문은 북핵 문제와 관련해선 ‘한반도 핵문제 해결을 위해 9·19 공동성명과 2·13 합의가 순조롭게 이행되도록 공동으로 노력하기로 했다’고 한 것이 전부다. ‘북핵 폐기’라는 修辭수사조차 한 마디 없다. 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핵 폐기 의지를 확인했다”고 했지만, 두 사람이 과연 북핵 폐기와 관련해 의미 있는 대화를 나누기나 했는지 의문이다. 北核북핵은 우리 머리 위에 있는데 한반도의 두 당사자가 이런 겉핥기 한 마디로 核핵을 덮어버린다면 도대체 한반도의 주인은 누구라는 말인가. 선언문에 나온 ‘평화체제 구축’이란 말이 空虛공허하게 들릴 수밖에 없다.
두 사람은 남·북·미·중 4자 정상회담 추진만은 선언문에서 빼놓지 않았다. 북핵 폐기 前전에는 이런 회담을 거론하는 자체가 난센스다. 이미 4자 정상회담에 대해선 미 국무부 대변인이 한 달 전에 “전혀 기대하지 않고 있다”고 일축했다. 그런데도 굳이 선언문에 넣은 것은 對南대남 정치적 효과를 생각한 것이다.
선언문은 ‘서해에 공동어로수역을 지정하고 이 수역을 평화수역으로 만들기 위한 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남북 국방장관 회담을 연다’고 했다. 공동어로수역과 평화수역에 따른 북한 선박의 NLL 자유 통과는 결국 북방한계선(NLL) 무력화로 가는 징검다리가 될 가능성이 있다. 이제 공동어로수역의 위치가 쟁점이 되겠지만 어떤 경우든 우리 옹진군 주민들의 생존권이 위협받고 북한이 NLL을 밀고 내려오는 단초가 될 수 있다.
선언문은 ‘남북은 남북관계를 통일 지향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각기 법률적·제도적 장치들을 정비해 나간다’고 했다. 南남과 北북의 집권세력은 합동으로 이 조항을 국가보안법 폐지를 추진하는 지렛대로 활용할 가능성이 다분하다. 앞으로 우리 국보법과 북한의 노동당 규약 관련 조항이나 관련법을 동시에 폐기하자고 나올 수 있다. 그러나 북한은 규약이나 법이 아니라 김 위원장의 뜻에 따라 통치되는 곳이다. 국보법과 노동당 규약을 같이 없애면 결과는 남한만 자유민주 체제 방어 수단이 없어지게 될 수밖에 없다.
선언문은 ‘남북은 내부 문제에 간섭하지 않는다’고 했다. 앞으로 북측은 북한 주민 인권 문제가 제기될 때마다 이 조항을 내세워 막을 것이다. 북한 주민의 참상을 외면해온 남한의 이른바 진보세력에게도 기댈 언덕이 생긴 셈이다. 이번 선언은 국군 포로와 납북자 문제는 결국 외면했다. 노 대통령은 “죄송하다”고 했지만, 북은 앞으로 이것도 북한 내부 문제라며 벽을 칠 가능성이 있다.
선언문에 나온 대북 경제지원은 열거하기에도 숨이 찰 지경이다. 해주 경제특구 건설, 개성~신의주 철도 보수, 개성~평양 고속도로 보수, 안변·남포 조선협력단지 건설, 백두산 관광, 농업·보건·환경 협력사업, 자연 재난 지원 등이다. 하나 하나가 엄청난 돈이 들어가야 하는 사업들이다. 개성~신의주 철도 보수, 개성~평양 고속도로 보수에만 정부는 7000억원 정도 든다고 하지만 막상 일을 시작하면 1조원이 넘을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도 많다. 대북 경제 지원 항목을 보면 지난 6월 “내가 어음 발행하면 후임이 결제해야 한다”던 노 대통령의 얘기가 빈말이 아니었음을 실감한다. 앞으로 두 달 후면 새 대통령 당선자가 나오는 상황에서, 노 대통령은 북한에 이런 어마어마한 액수의 어음을 끊어줬다.
서울~백두산 직항로 개설, 문산~봉동 간 철도화물 수송 시작, 베이징 올림픽 응원단 북 철로 이용, 이산가족 상봉 상시 진행 등은 가시적 성과다. 그러나 이미 합의된 것을 북한이 이행하지 않고 있던 것이거나 일회용에 그칠 가능성이 있는 것들이다.
‘남북 정상이 수시로 만나 현안 문제를 협의한다’고 한 것도 김 위원장의 答訪답방 의무를 벗겨 준 것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김 위원장은 노 대통령에게 답방할 뜻이 없다는 식으로 말하기도 했다 한다.
선언에 따르면 11월에 서울에서 남북총리회담을 열고, 평양에서 남북 국방장관회담을 연다고 한다. 11월이면 대통령 선거 한 달 전으로 후보들의 유세전이 전국에서 불붙을 때다. 그런 상황에서 중요한 남북회담을 연다는 것이다. 그것이 여당 후보에 대단한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하는 모양이다.
그동안 남북 간에는 무슨 선언과 합의가 적지 않았다. 그중에서도 1991년 남북기본합의서와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은 남북관계의 ‘헌법’과 같은 것이었다. 북한은 東歐동구 붕괴의 위기를 넘긴 다음 그것을 간단하게 휴지로 만들어 버렸다. 2000년 6·15 남북공동선언 역시 6년 뒤 북핵 실험이란 결과로 나타났다. 북한을 평화와 개혁·개방의 길로 이끄는 것은 이번 선언 類유의 정치적 선언문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제 두 달 뒤면 새 대통령이 나온다. 차기 대통령은 10·4 남북공동선언을 다시 검토해서 國基국기를 흔들 수 있거나 국민에 감당 못할 부담을 지울 수 있는 사안을 가려내 국민에게 그 실행 여부를 물어야 한다. 국회도 이번 남북공동선언 내용 중 안보 관련 조항과 국민에 중대한 부담을 지우는 조항에 대해선 헌법과 법률에 따른 철저한 심의를 통해 동의 여부를 결정해야 할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4일 남북공동선언에 합의했다. 이 선언의 가장 큰 특징은 실질 임기 두 달 남은 정권으로선 책임 있게 감당하기 힘들 것이 분명한 긴 대북 지원 약속 목록이다. ‘언제’ ‘어떻게’가 明示명시되지 않은 이 목록은 결국 국민과 다음 대통령 어깨에 지울 짐 明細書명세서인 셈이다.
그러면서 선언문은 북핵 문제와 관련해선 ‘한반도 핵문제 해결을 위해 9·19 공동성명과 2·13 합의가 순조롭게 이행되도록 공동으로 노력하기로 했다’고 한 것이 전부다. ‘북핵 폐기’라는 修辭수사조차 한 마디 없다. 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핵 폐기 의지를 확인했다”고 했지만, 두 사람이 과연 북핵 폐기와 관련해 의미 있는 대화를 나누기나 했는지 의문이다. 北核북핵은 우리 머리 위에 있는데 한반도의 두 당사자가 이런 겉핥기 한 마디로 核핵을 덮어버린다면 도대체 한반도의 주인은 누구라는 말인가. 선언문에 나온 ‘평화체제 구축’이란 말이 空虛공허하게 들릴 수밖에 없다.
두 사람은 남·북·미·중 4자 정상회담 추진만은 선언문에서 빼놓지 않았다. 북핵 폐기 前전에는 이런 회담을 거론하는 자체가 난센스다. 이미 4자 정상회담에 대해선 미 국무부 대변인이 한 달 전에 “전혀 기대하지 않고 있다”고 일축했다. 그런데도 굳이 선언문에 넣은 것은 對南대남 정치적 효과를 생각한 것이다.
선언문은 ‘서해에 공동어로수역을 지정하고 이 수역을 평화수역으로 만들기 위한 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남북 국방장관 회담을 연다’고 했다. 공동어로수역과 평화수역에 따른 북한 선박의 NLL 자유 통과는 결국 북방한계선(NLL) 무력화로 가는 징검다리가 될 가능성이 있다. 이제 공동어로수역의 위치가 쟁점이 되겠지만 어떤 경우든 우리 옹진군 주민들의 생존권이 위협받고 북한이 NLL을 밀고 내려오는 단초가 될 수 있다.
선언문은 ‘남북은 남북관계를 통일 지향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각기 법률적·제도적 장치들을 정비해 나간다’고 했다. 南남과 北북의 집권세력은 합동으로 이 조항을 국가보안법 폐지를 추진하는 지렛대로 활용할 가능성이 다분하다. 앞으로 우리 국보법과 북한의 노동당 규약 관련 조항이나 관련법을 동시에 폐기하자고 나올 수 있다. 그러나 북한은 규약이나 법이 아니라 김 위원장의 뜻에 따라 통치되는 곳이다. 국보법과 노동당 규약을 같이 없애면 결과는 남한만 자유민주 체제 방어 수단이 없어지게 될 수밖에 없다.
선언문은 ‘남북은 내부 문제에 간섭하지 않는다’고 했다. 앞으로 북측은 북한 주민 인권 문제가 제기될 때마다 이 조항을 내세워 막을 것이다. 북한 주민의 참상을 외면해온 남한의 이른바 진보세력에게도 기댈 언덕이 생긴 셈이다. 이번 선언은 국군 포로와 납북자 문제는 결국 외면했다. 노 대통령은 “죄송하다”고 했지만, 북은 앞으로 이것도 북한 내부 문제라며 벽을 칠 가능성이 있다.
선언문에 나온 대북 경제지원은 열거하기에도 숨이 찰 지경이다. 해주 경제특구 건설, 개성~신의주 철도 보수, 개성~평양 고속도로 보수, 안변·남포 조선협력단지 건설, 백두산 관광, 농업·보건·환경 협력사업, 자연 재난 지원 등이다. 하나 하나가 엄청난 돈이 들어가야 하는 사업들이다. 개성~신의주 철도 보수, 개성~평양 고속도로 보수에만 정부는 7000억원 정도 든다고 하지만 막상 일을 시작하면 1조원이 넘을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도 많다. 대북 경제 지원 항목을 보면 지난 6월 “내가 어음 발행하면 후임이 결제해야 한다”던 노 대통령의 얘기가 빈말이 아니었음을 실감한다. 앞으로 두 달 후면 새 대통령 당선자가 나오는 상황에서, 노 대통령은 북한에 이런 어마어마한 액수의 어음을 끊어줬다.
서울~백두산 직항로 개설, 문산~봉동 간 철도화물 수송 시작, 베이징 올림픽 응원단 북 철로 이용, 이산가족 상봉 상시 진행 등은 가시적 성과다. 그러나 이미 합의된 것을 북한이 이행하지 않고 있던 것이거나 일회용에 그칠 가능성이 있는 것들이다.
‘남북 정상이 수시로 만나 현안 문제를 협의한다’고 한 것도 김 위원장의 答訪답방 의무를 벗겨 준 것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김 위원장은 노 대통령에게 답방할 뜻이 없다는 식으로 말하기도 했다 한다.
선언에 따르면 11월에 서울에서 남북총리회담을 열고, 평양에서 남북 국방장관회담을 연다고 한다. 11월이면 대통령 선거 한 달 전으로 후보들의 유세전이 전국에서 불붙을 때다. 그런 상황에서 중요한 남북회담을 연다는 것이다. 그것이 여당 후보에 대단한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하는 모양이다.
그동안 남북 간에는 무슨 선언과 합의가 적지 않았다. 그중에서도 1991년 남북기본합의서와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은 남북관계의 ‘헌법’과 같은 것이었다. 북한은 東歐동구 붕괴의 위기를 넘긴 다음 그것을 간단하게 휴지로 만들어 버렸다. 2000년 6·15 남북공동선언 역시 6년 뒤 북핵 실험이란 결과로 나타났다. 북한을 평화와 개혁·개방의 길로 이끄는 것은 이번 선언 類유의 정치적 선언문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제 두 달 뒤면 새 대통령이 나온다. 차기 대통령은 10·4 남북공동선언을 다시 검토해서 國基국기를 흔들 수 있거나 국민에 감당 못할 부담을 지울 수 있는 사안을 가려내 국민에게 그 실행 여부를 물어야 한다. 국회도 이번 남북공동선언 내용 중 안보 관련 조항과 국민에 중대한 부담을 지우는 조항에 대해선 헌법과 법률에 따른 철저한 심의를 통해 동의 여부를 결정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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