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경에서 본 남북정상회담

일본언론은 납북자와 김정일의 폭정에 초점, 대한민국의 대통령은 김정일 비위 맞추기에 안달
출장차 몇 주 전 뉴욕을 떠나 동경에 도착하여 일본 정치와 경제의 중심가인 긴자부근의 호텔에 묵고 있다. 지난 주엔 일본언론이 남북 정상회담을 워낙 비중있게 보도하는 터라, 출장 일로 바빠서 잠깐씩 호텔에서 아침저녁으로 TV방송을 접하는 것 뿐인데도 정상회담의 여러 장면과 소식을 보고 들을 수 있었다.

일본 언론은 남북정상회담소식을 전함과 동시에, 한국과 일본에 존재하는 피납북자, 피납치자의 가족들의 소식또한 빠짐없이 전하여, 평화의 가면을 쓰고 하는 독재자와의 회담에 균형감각을 실어주는 것을 잊지 않았다.

일례로 오늘 저녁 NHK방송은 '귀국'이라는 제목의 다큐멘터리를 방송하였다. NHK방송은 이 프로그램을 통하여, 60년대에서 80년대에 걸쳐 북한정권과 조총련이 무수한 재일동포들을 북한으로 강제 '귀국 (북송)'시켜 이들을 미끼로 하여 재일동포들의 물자를 강탈하고 군용으로 전환할 수 있는 온갖 컴퓨터 전자 장비를 일본으로 부터 도입하는 한편, 북송된 가족들과 일본의 가족들을 생이별시켜 수많은 재일동포들의 가슴에 대못질을 한 북한정권의 악랄함을 생생하게 보여주었다.

지금 이순간 대한민국의 방송은 이런 일본과 미국의 언론의 반만이라도 균형감각을 가지고 국민을 향해 방송을 하고 있을까? 혹, 평화의 쇼만 계속 보여주며 국민을 속이려 드는 것은 아닐까? 그렇다면 반성해야 할 것이다. 일본의 언론이 북한의 인권을 걱정할때 한국의 언론은 어디에 있다는 말인가? 스스로 다큐멘타리를 만들 정성이 없다면 적어도 자유주의의 나라의 언론으로서 NHK의 다큐멘타리라도 번역하여 한국내에서 방송해야 할 것이 아닌가.

남북정상회담중 일본TV 방송에 비친 대한민국 대통령의 모습은 다음과 같았다.

1. 만수대의사당을 방문하여 '훌륭한 건물입니다, 웅장합니다'라고 떠들면서, '인민의 행복이 나오는 인민주권의 전당'이라 친필 서명하는 모습.

2. 김정일과의 만찬에서 눈웃음을 치며 호들갑을 떨면서, 김정일이 오히려 안된다고 하는데, '꼭 2008년에 남북이 단일팀을 만들어 참가해야 합니다'라면서 구걸하는 모습.

(참고로 이러한 노무현의 말은 모두 일어로 번역되어 TV화면에 자막이 깔렸다. 이러한 대한민국 대통령의 모습을 본 일본인들은 대한민국과 대한민국국민을 과연 어찌 생각할 것인가.)

나는 미국과의 혈맹인 자유대한민국의 대통령이라는 자가 역사상 유래가 없는 악랄한 조폭정권의 수괴앞에서 이토록 비굴하고 저질 스럽게 구는 모습이 도저히 믿어지지가 않았다. 출장중이라 할 일도 많은데, 끓어오르는 울분과 짜증에 아침마다 호텔을 나설때 마음이 심히 불편하였다.

얼마 지나지 않아 연속출장으로 뉴욕으로 돌아가기 전에 잠깐 서울에도 들르게 된다. 왠지 두렵다. 혹 서울에서 보는 TV방송은 일본방송에 비하면 너무나도 현실성 없는, 아직도 대한민국국민들을 바보로 알고 '민족'과 '평화'라는 말로 도배를 한 그런 허구한 방송뿐이 아닐런지... 그러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서울의 호텔에서도 한국어로된 탈북자와 납북자에 관한 다큐멘타리를 방송으로 볼 수 있게 되기를 두 손모아 기원해 볼 뿐이다.

한 밤중 동경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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