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병직 “10·4선언, 과거처럼 ‘되다말다’ 수준”

‘여의도연구소’주최 ‘2007남북정상회담 평가와 향후 과제’ 토론회, 강재섭 대표 등 남북회담 합의사항 신랄하게 비판.

▲여의도연구소가 주최한 ‘2007남북정상회담 평가와 향후 과제’ 토론회가 9일 국회 의원회관 소강당에서 개최됐다.ⓒ 프리존뉴스

제2차 남북정상회담과 관련 한나라당이 연일 혹평을 쏟아내고 있다.

전날 이명박 대선후보가 ‘양 정상이 시장원리를 모르고 남북경협을 하고 있다’며 노무현 대통령을 비판한데 이어 9일에는 강재섭 대표와 당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 안병직 이사장 등이 나서 10·4남북정상 선언의 의미에 대해 “과거 6·15선언처럼 되다말다 수준일 것”이라고 일갈했다.

특히 안 이사장은 이날 ‘여의도연구소’가 주최한 ‘2007남북정상회담 평가와 향후 과제’ 토론회에서 “남측이 북한에 ‘개혁·개방 안해도 좋다’는 식으로 개혁·개방을 유도하니까 개혁·개방이 될 리가 없다”며 신랄한 비난을 가했다.

그는 “이번 정상회담은 한마디로 못했다”고 운을 뗀 뒤 “노 대통령이 개혁·개방 얘기를 꺼내자마자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무슨 소리냐’며 한 마디로 묵살했다. 대북정책이 퍽 어려워진 이유는 양쪽의 요구가 정면으로 충돌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안 이사장이 주장하는 것은 북한이 개혁·개방을 회피하고도 현 사회를 유지하기 위한 수단으로 남북정상회담을 한다는 것이다.

그는 “북한은 개혁·개방을 회피하거나 외화 획득의 목적 또는 경제지원 획득의 목적으로 남한과 회담하려는 것”이라며 “북한이 선군정치를 유지하려면 핵개발을 해야지, 개혁·개방을 해서는 안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반대로 남한은 북한에게 감히 개혁·개방하라고 말은 못하면서도 ‘개방했으면 또는 핵도 포기했으면’ 하는 생각으로 회담에 임하니 양쪽 요구가 정면으로 충돌하는 것”이라며 “이번 10.4공동선언도 과거처럼 되다가 말다가 이런 수준일 것 같다”고 덧붙였다.

강 대표도 이어 “안 이사장이 아주 정곡을 찔렀다”고 적극 동조하면서 “개혁·개방은 시장원리에 따라 움직여야 하는 것인데 경협이라는 명분으로 무조건 퍼주기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강 대표는 막대한 남북경협사업 추진비용에 대해 “전임CEO가 서명했다고 후임CEO가 무조건 이행해야 한다고 하면 회사가 거덜나는 것 아니냐”고 신중한 목소리를 냈다.

그는 “금강산이든 백두산이든 간에 시장원리에 따라 해줄건 해주면서 저쪽(북한)은 시장원리를 알게 해야 하는데 북한의 사고방식은 80년대나 지금이나 똑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강 대표는 “노 대통령이나 여권을 시샘해서 트집잡는게 아니다”라며 “정상회담이 대선에 큰 영향을 주는 시대는 지나갔다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10.4선언 후속조치 위한 각종 회담 효과 견제 지적

한편 토론회에서는 이번 남북정상회담이 17대 대선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으로 제기됐다.

고려대 남성욱 교수는 각 여론조사 결과를 들어 “정상회담이 대선에 미칠 영향은 미미하다”고 내다보면서도 회담 합의사항의 후속조치 마련을 위한 각종 남북회담의 파급효과를 견제했다.

그는 “11월 회담에서 ‘서해 북방한계선(NLL) 재설정’ 수준의 합의가 이뤄질 경우 대선을 앞두고 남한 내 이념 갈등이 예상된다”며 “남북관계 변수들이 포진해 있는 상황에서 후보가 ‘집토끼’들을 결속시키고 ‘산토끼’까지 사냥해 대세론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효과적인 대응책이 필요하다”고 충고했다.

선문대 국제유엔학과 정옥임 교수도 “10.4선언의 이행은 차기 정부에서 하게 된다”며 “선언의 긍정적 측면에 대해 지나치게 과신하기보다 정치적 계산을 지양한 이행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한겨례신문 성한용 선임기자는 “이명박 후보와 한나라당은 노무현 대통령의 정치적 의도를 의심할 필요도 없다”며 “정치적 계산이나 감정적 적대감은 가급적 배제하고 남북정상회담의 성과를 차분히 따져 승계할 것은 승계하고 현 정권 임기 중에 도와줄 일은 적극 도와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지윤 기자(kocolit@freezon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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