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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차드 할로란.ⓒ starbulleti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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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평양과 중국에서 훈풍이 불어 마치 한반도에서 핵무기가 동결되고 평화가 성큼 다가오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 같은 낙관에도 불구하고 노파심에서 말하지만 지난 60년 동안의 북한 역사를 보면 비관적 사건들로 점철되어 있다는 점이다. 북한의 역사는 기만과 거짓, 약속의 파기, 암살 및 암살기도, 납치, 폭력, 허장성세로 가득차 있다.
남한의 노무현 대통령과 북한의 김정일은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번영과 통일의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고 선언했다. 베이징에서는 중국, 남한, 북한, 일본, 러시아와 미국이 6자 회담을 통해 “평화적 방법으로 한반도에서 비핵화를 이뤄나갈 것”이라고 합의했다.
때때로 이 같은 외교적 선언들의 경우 선언에 명시된 내용보다 명시되지 않은 내용들이 더 중요한 경우가 많다. 노 대통령과 김정일의 경우 “한반도에서 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양국이 서로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핵 문제와 관련해 북한은 이미 지난 해 핵 실험을 통해 핵무기를 보유한 상태다.
김정일과 노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북한을 제외한 6자 회담 참가국들의 요구사항인 북한 핵 포기 문제, 그리고 핵시설의 불능화 문제에 대해 일체 언급하지 않았다. 게다가 중국 외무성과 미 국무부는 최근 4일 동안의 6자 회담 협상결과를 내놓았다. 이에 대해 중국 주재 북한 외교관들은 늘 그래왔듯이 이에 대한 일체의 논평을 하지 않았다.
그 결과 북한은 과거에도 그랬던 것처럼 중국과 미국이 합의한 사안에 대해 자신들만의 해석을 할 수 있는 여지를 갖게 됐다. 이와 함께 미 국무부는 영변 핵 시설의 불능화와 관련, 북한이 보유한 무기급 플루토늄과 핵물질 생산시설 등 일체의 핵 프로그램을 언제까지 어떻게 신고할지에 대한 구체적인 일정을 명시하지 않았다.
이는 미국이 영변 핵 시설을 ‘돌이킬 수 없는’(irreversible) 상태로 만들겠다는 애초 목표를 포기한 것과 같은 것으로 북한이 향후 핵무기를 다시금 생산 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또 다른 문제는 노 대통령과 김정일이 “현재의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이다.
이 문제에 대해서도 과거 사례를 들지 않을 수 없다. 한국전쟁 말기 북한과 중국 그리고 UN주도하의 미국은 평화협정이 아닌 휴전 협정을 맺었다. 즉 한국전쟁은 기술적으로 여전히 진행 중인 것이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한국은 휴전 협정의 당사국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유는 외교에 능수능란한(formidable) 이승만 대통령이 이 문제에 합의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국전쟁의 휴전 당사국은 북한과 중국 그리고 UN주도하의 미국이다. 따라서 노무현-김정일이 주도의 ‘10.4선언’은 아무런 효력을 발휘할 수 없다.
노 대통령은 지난 달 부시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평화체제 문제와 관련한 확답을 요구한 바 있다. 이 자리에서 부시 대통령은 “김정일이 북한 핵 프로그램과 핵무기를 포기해야만 가능한 문제”라고 답변했다. 10.4선언은 또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웃지 않을 수 없는 조항이 포함되어 있다.
구체적으로 선언은 김정일 정권이 세계에서 가장 억압적인 체제임에도 불구하고 남북한 양국이 서로 ‘인도적 차원의 협력’을 해 나갈 것임을 밝혔다는 점이다. 1~2백만 명의 북한 주민들이 최근 수년 동안 기아로 죽었다. 이 같은 상황이 발생한 이유는 김정일 정권이 북한 경제, 특히 농업분야를 방만하게 경영하고 외부로부터의 원조를 방해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20만 명의 정치범들이 여전히 정치범 수용소에 수용되어 있다. 이에 대해 미국 내 비정부단체(NGO)인 북한인권위원회의 피터 벡 사무총장은 북한은 거대하고 비인간적인 정치범 수용소 시스템을 가진 국가이며 국제사회의 대북 식량 지원 물자는 굶주린 북한 주민들에게 가지 않고 다른 목적(군사)으로 전용되고 있다고 지적했음을 상기해야 할 것이다.
[원제] N. Korea's Track Record Tempers Hope
[출처] 미 블로그 Real Clear Politics 10.09
[필자] 리처드 할로란(Richard Halloran), 전 워싱턴포스트지 군사전문 기자
번역·정리 김필재 기자 (spooner1@freezon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