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도 군부 의견 듣는데 노무현은?

[사설] NLL 국방부 입장 내치고 좌파 따라 하는 대통령


김장수 국방부 장관은 12일 “NLL은 영토선이 아니다”라는 노무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한 질문을 받고 대답을 하지 못했다. 김 장관은 “이견이 있다고 말하면 대통령께…”라면서 말을 흐리고 “곤란한 질문을 하지 말아달라”고 입을 닫았다고 한다.

국방부는 NLL 문제에 관해 명백한 입장이 있다. 그것을 담은 책자도 발간했고, 올 1월엔 개정판까지 냈다. 거기에서 국방부는 ‘NLL은 남북간의 실질적인 해상 경계선’이라고 못박고 있다. 분계선 남쪽은 당연히 대한민국의 영토다. 김 장관도 지난 8월 “NLL은 영토 개념”이라고 명확히 했다. 국방부가 그 근거로 제시한 정전협정 당시 상황과 그 이후 역사적 과정을 보면 그런 결론에 도달하지 않을 수가 없다.

하지만 노 대통령은 국방부의 이 입장과 전혀 다른 얘기를 하고 있다. NLL이 영토선이 아니라는 노 대통령은 그 이유에 대해 “우리가 일방적으로 그은 선”이고 “헌법상 북한 땅도 우리 영토인데 같은 영토 안에 줄 긋고 영토선이라고 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것은 얼마 전 한 좌파학자가 했던 말 그대로다.

그러나 정전협정 후 북한이 1959년에 발간한 조선중앙연감의 254쪽 황해남도 지도에도 NLL과 일치하는 선이 ‘군사분계선’이라고 표시돼 있다. 북한이 1970년부터 갑자기 도발을 시작하기 전에는 남북 모두 NLL을 분계선으로 인정한 것이다. 또 지금 NLL과 관련해 말하는 ‘영토’는 현재 남과 북이 實效的실효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지역을 말하는 것으로, 여기에 한반도 전체를 영토로 선언한 헌법을 들먹이는 자체가 억지이고 말장난이다. 헌법 때문이라면 노 대통령은 육지의 휴전선도 영토선이 아니라고 할 텐가.

북한이 싫어한다고 개혁·개방이라는 말도 안 쓴다는 노 대통령이 유독 이 문제에선 “북한 땅도 영토”라고 주장하는 것도 기이한 일이다. 노 대통령은 자신의 속마음을 아는 북측이 이 말에 반발하지 않을 것으로 믿고 있을 테지만, 어쨌든 낯간지러운 일이다.

김정일 위원장은 노 대통령으로부터 해주 특구 제안을 받자, 군부의 의견을 들은 다음에 결정했다고 한다. 하물며 모든 것을 제 맘대로 하는 독재자도 이렇게 한다. 그런데 민주 국가의 행정수반이라는 노 대통령이 휘하 주무 부처와 자신이 임명한 군인·공무원들이 조사하고 연구해 내놓은 NLL 관련 입장은 전혀 듣지 않고 그 반대인 소수 좌파들의 말을 그대로 따라 하고 있다. 다른 일도 아니고 국가 안보와 영토가 걸린 문제를 놓고 이러니 세상에 이런 군 통수권자도 있는가 하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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