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수 국방부장관이 최근 참모들에게 “(다음달) 평양 국방장관회담에 가서도 소신껏 NLL(서해 북방한계선)을 계속 지켜나가겠다. 앞으로 내가 (NLL에 대한) 입장을 바꾼다면 더 이상 김장수가 아니다”고 말했다고 한다. 김 장관은 또 “NLL을 둘러싼 협상과 관련해 책임문제가 나오면 유니폼(現役현역 군인)이 아니라 (장관인) 내가 진다”고 참모진을 독려했다고 한다.
대한민국 국방장관으로서 당연하고 당당한 발언이고 자세다. 국방장관 휘하에 있는 수많은 장병들이 수십년 동안 거친 파도와 싸우며, 때론 북의 공격으로 목숨까지 잃으며 지켜온 NLL을 포기하는 데 국방장관 자신이 앞장선다면 휴전선인들 도대체 어느 장병이 지키겠는가를 생각하면 김 국방의 발언과 자세는 백번 至當지당한 것이다. 대한민국의 오늘이 심상치 않은 것은 이런 당연한 발언을 하는 것이 쉽지 않고, 이런 당당한 자세를 갖추는 것이 자신을 위태롭게 만들지 모른다는 非正常비정상과 非常識비상식이 나라를 지배하고 있다는 데 있다.
이런 비정상과 비상식의 씨앗은 대통령이 뿌렸다. 대통령은 지난 11일 “우리가 일방적으로 그은 NLL을 오늘에 와서 영토선이라고 얘기하는 것은 국민을 오도하는 것”이라고 했다. NLL이 우리의 영토선임을 부인하고 그 변경과 포기까지 상정할 수 있다는 발언이다. 우리 외교의 혼선이 대통령의 외교에 대한 ‘特殊특수 지식’에서 비롯되고, 우리 경제의 혼란이 대통령의 경제에 대한 ‘특수 지식’에서 비롯됐듯이 NLL문제의 혼돈 역시 우리 헌법과 국제법에 대한 대통령의 ‘특수 지식’ 때문에 야기된 것이다.
헌법 3조는 ‘대한민국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라고 규정하고 있다. 원칙적으론 NLL 以北이북 바다도 모두 대한민국 영토이고, NLL도 엄밀한 의미의 영토 境界線경계선은 아닌 것이다. 헌법상의 북방 국경은 압록강과 두만강이라는 말이다.
그러나 對話대화하면서도 對峙대치하고 있는 남북은 여전히 분단된 상태에서 각기 별도 국가로 유엔에 가입했다. 이 상황에서 남북은 육지의 경우 휴전선, 바다는 서해 북방한계선과 동해 북방경계선을 경계 삼아 서로의 영토를 실질적·실효적으로 지배하고 있다는 게 학계의 일반적 의견이다. 국제해양법재판소 박춘호 재판관은 “북한은 NLL에 대해 73년 군사정전위 이전까지 아무 도발도, 지적도 하지 않아 ‘默從묵종(acquiescence)’ 상태에 있었다고 봐야 하고 그 상태가 굳어져 NLL은 (남북간) 해상 경계선으로 법적 인정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식적 헌법 해석과 국제법상의 多數다수 주장에 입각해 NLL 주무 부처인 국방부는 이 정부 들어서도 각종 자료와 보고서를 통해 ‘NLL은 실질적인 남북간의 해상 경계선’이라는 입장을 밝혔고, 국방장관은 국회에서 “NLL은 영토 개념”이라고 답변하기도 했다.
헌법 66조는 대통령에게 ‘영토 保全보전의 책무’를 지우고 있다. 대통령이 자기 마음대로 백두산을 중국에 넘겨주고 독도는 일본 땅이라고 容認용인하는 일 같은 것은 할 수 없다는 뜻이다. 또 헌법 81조는 ‘대통령의 국법상 행위는 문서로써 하며 이 문서에는 국무총리와 관계 국무위원이 副署부서한다. 軍事군사에 관한 것도 같다’고 규정했다. 87조는 ‘국무위원은 국정에 관하여 대통령을 보좌한다’고 했다. 모두 대통령의 자의적이고 독단적 권한 행사를 막기 위한 견제장치들이다. 대한민국의 이 헌법 조항이 살아 있는 상황에서도 대통령은 지금 헌법과 국제법에 대한 자신의 특수 해석을 고집하면서 국정 주무 부처의 목소리에 귀를 막고 국가의 기본인 영토 문제에 대한 혼란을 앞장서 유도하고 있는 상황이다.
대통령은 멋대로 NLL 손댈 수 없다!
- 조선일보 사설
- ▶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 2007-10-16, 00: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