平和協定이 꼭 필요한가?*
李 長 春(당시 경희대 객원교수‧전 외무부대사)
* 2000년 9월 19일 中央日報 시론에 게재되었음
金大中 대통령은 최근 뉴욕타임스와의 회견에서 그의 임기가 끝나기 전에 北韓과의 ‘平和協定’ 체결을 희망하며 미국과 중국은 서명당사국이 되지 않고 ‘지원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같은 회견에서 美軍이 남한에 계속 주둔해야 한다고 북한의 金正日이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전하기도 했다.
남북간에 평화가 정착되고 미군이 남한에 계속 주둔하게 되는 것 같이 들린다. 그러나 실은 미군이 결국 철수하고 남한의 안보가 북한에 담보되는 식으로 한반도의 現狀변화를 결과하는 것 아니냐 하는 심각한 우려를 자아낸다.
우리 귀에 익은 평화협정은 원래 북한이 남한을 제치고 美國과의 직접 협상을 통해 현 停戰체제를 바꾸기 위한 깃발로 나왔다. 그 핵심은 물론 駐韓美軍 철수였다.
북한은 美-越간의 파리平和協定이 체결된 뒤를 따라 1974년 3월 25일 최고인민회의에서 처음으로 對美평화협정 체결을 주장했다. 그 이듬해 11월 제30차유엔總會는 유엔사령부 해체‧ 남한 내의 외군철수‧ 停戰협정의 평화협정으로의 대체를 요구하는 북한측 결의 3390(B)를 채택하기도 했다.
그 후 약 25년 동안 북한은 계속 미국을 상대로 평화협정 체결을 고집해 왔고 東西冷戰도 끝난 지 오래지만, 정전체제는 기본적으로 변하지 않았다.
그러던 차에 金 대통령이 南北평화협정 체결을 거론하여 한-미-북 3각 관계에 미묘한 파장이 일게 하고 있다.
南北평화협정은 종래 북한 외교의 단골 메뉴였던 평화협정과는--當事者 면에서 그리고 金 대통령의 말대로 라면 駐韓美軍 철수가 論外로 되어 내용 면에서--다르다 하더라도 그 본체는 상호간의 武力사용 포기와 현행 停戰체제의 전환이 될 것이다.
그런데 남북간에는 1991년 12월에 체결된 소위 基本합의서로 상호간의 武力 불사용과 不可侵 약속을 해놓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南北간에는 작년에 서해交戰이 발생한 바 있다. 지키지 못할 約束의 위험을 경계해야겠지만, ‘좋은 戰爭은 없었고 나쁜 平和도 없었다’는 金言을 상기할 때 南北간에 다시 武力 불사용과 不可侵 약속을 해도 나쁠 것이 없다.
더구나 平壤공동선언에는 당연히 언급되었어야 할 平和가 한 마디도 없으므로 지금이라도 남북이 平和를 다짐하는 것은 좋은 일이다.
그러나 문제는 현행 停戰체제를 바꾸는 데 있다. 停戰協定 제 62항을 보면 협정의 당사자인 미-북-중 3개국의 합의로 정전체제를 바꿀 수 있도록 되어 있다. 한국은 이 협정의 서명당사자가 아니지만, 金 대통령의 말대로 美國과 中國이 ‘支援역할’만을 하도록 교섭하여 남북간의 협정으로 停戰체제를 바꿀 수는 있다.
그렇게 한다는 것은 美國이 停戰체제에서 손을 떼도록 하는 것을 의미한다. 유엔司는 해체되고 지금까지 美軍이 맡아 온 남북간의 軍事分界線 및 非武裝지대 통제가 한국군에 이양된다.
作戰 指揮權까지 회수하게 되면 국민 情緖상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그 代價는 현실적 生死문제가 된다.
駐屯 명분이 퇴색된 美軍은 그 역할의 축소로 減縮을 부르게 된다. 남은 美軍과 韓國軍 간의 공조관계에서 唯一초강대국의 軍隊가 일반적으로 수락하지 않는 위상 문제가 제기된다. 이런 변화를 따라 南韓 내의 反美감정과 美國 내의 일반 輿論이 미군철수를 부채질하는 것을 막지 못하는 사태가 온다.
韓半島는 근 반세기 동안 미국이 유지해 온 현행 停戰체제하에서 평화를 유지해 왔다.
그 平和는 간혹 脆弱하기도 했지만 基本的으로는 平和였다. 그런 平和는 한국이 세계적 貿易國家로 성장하고 民主主義를 발전시키기 위한 必須條件이었다.
바로 그런 平和체제를 다른 ‘평화體制’로 바꿀 때에는 더 나은 平和에 대한 확실한 保障이 있어야 한다.
美軍이 한반도와 그 주변에서 수행해 온 막강한 전쟁 抑制力을 韓國軍이 대신할 수 있을 때 더 나은 평화가 보장될 수 있다.
核을 개발하고 미사일로 무장한 ‘强性대국’ 북한을 신뢰할 수 있을 만큼 남북관계가 충분히 正常化되었을 때 더 나은 평화에 대한 보장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럴 때까지 실질平和와는 무관하게 현행 停戰체제를 바꾸게 되는 南北평화협정은 美軍撤收를 위한 북한의 정책을 어리석게 代行해 주는 꼴이 될 것이다.
평양頂上會談 이후의 南北관계는 과연 무슨 관계인가? 아직은 對敵관계로 남아 있는가? 벌써 友邦관계로 변해 버린 것인가? 머지않아 同盟관계로 까지 발전하게 되어 있는가? 이미 한 덩어리가 되었는가?
同族相殘의 6.25전쟁에서 겨우 살아남아 휴전하게 된 이후 거의 지난 50년 동안 千辛萬苦로 한쪽만이라도 이만큼 잘 살게 된 것이 恨이 되어 民族은 同盟보다 낫다는 것을 결국 보여 주려는 것인가?
‘國內問題에서는 실수가 있더라도 늘 살아남을 수 있지만 對外政策에서 失手를 범하면 죽을 수 있다’는 경고에 귀를 기울일 때인 것 같다.
소위 6.15共同宣言이 총칼 없는 제2의 6.25戰爭선언으로 둔갑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를 지켜보기 위해 남한 사람들이 진짜 정신 차릴 때인 것 같다.
平和協定이 꼭 필요한가?
- 李 長 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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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10-20, 10: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