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再錄] 김대중·노무현은 제2의 네빌 챔벌린: 뮌헨회담의 內幕

'한반도 북부에 자유를 확산시켜야'..한미우호협회 토론회

한미우호협회(회장 박근)는 2007년 10월13일 서울 장충동 서울클럽에서 ‘남북정상회담 이후 한반도 정세’를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대북전문가 유석렬 박사(외교안보연구원 명예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토론회에는 이상연 전 내무부 장관을 비롯, 안병태 전 해군참모총장, 박정수 전 해병대 장군, 전인영 서울대 명예교수, 박 근 전 UN대사, 권영훈 한양대 명예교수, 송정숙 전 보건사회부 장관, 김충남 하와이 동서문화센터 연구위원 등 전·현직 고위 정관계·학계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아래는 이날 토론회의 토론 전문이다. <주>

▲유석렬: 제2차 남북정상회담 이후 한반도 상황이 급변하고 있다. 이번 회담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 그리고 임기를 얼마 남기지 않은 노무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김정일의 의도와 전략은 무엇인지에 대해 설명을 부탁한다.

이상연: 그동안 언론을 통해 회담과 관련한 다양한 이야기들이 나왔다. 그래서 아직 거론되지 않은 얘기를 할까 한다. 이번 정상회담은 6.25전쟁 이후 20년 만에 이뤄진 7.4남북공동성명(1972년), 그리고 지난 1992년 발의된 남북기본합의서와 함께 제1차 남북정상회담 이후 7년 만에 성사된 회담으로 나름대로의 의의는 있다고 본다.

그러나 북한은 7.4남북공동성명을 합의하는 과정에서도 엄청난 대남도발을 자행했음을 상기해야 할 것이다. 실제로 북한은 1972년 5월부터 남침용 땅굴작업을 시작해 1974년 2월초에는 오진우·유장식 등 군·당 고위층들이 독려차 현장을 방문하는 등 공사 조기완료를 위해 온힘을 쏟아 부었다.

이와 함께 남북기본합의서가 체결되기 전에는 88서울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저지하기 위해 대한항공(KAL) 여객기에 대한 테러를 자행했다. 한편, 김정일이 이번 정상회담 개최에 동의한 이유는 그동안의 핵개발로 누적된 국제적 고립과 북한 자체의 체제위기, 그리고 대륙진출 문제 등 복합적 요인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전인영: 북한이 왜 이번 정상회담에 응했는지에 대해 먼저 지적하고, 그런 뒤에 6자회담과 남북정상회담의 상관관계에 대해 알아봐야 할 듯하다. 먼저 이번 정상회담의 배경과 관련해 지적하고 싶은 것은 미국의 정책결정 과정이다. 미국은 지금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구체적인 플랜(plan)없이 정책을 이행하고 있는 모습이 엿보인다.

베트남전 당시 전황이 악화된 상태에서 프에블로호 사건이 일어나자 미국은 북한에 대해 강경책을 쓰지 못했다. 이유는 한반도에서 다시금 무력을 사용할 수 없다는 한계 때문이었다. 이번에는 이라크전 악화가 한반도 문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에 패배한 부시 행정부는 대북정책을 수정하게 됐다.

북한도 이 같은 미국의 국내외적 상황을 인지하고 이번에는 한번 해볼만하다고 느꼈을 것이다. 북한은 미국을 잘 알고 한국이 처한 상황에 대해서도 잘 파악하고 있다. 미국은 남북정상회담 만큼은 북한이 다음 정권까지 기다릴 줄 알았다. 미국의 정책 결정에 허점이 있고 이는 한국의 선거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물론 미국이 이처럼 한반도 문제를 오판한데는 김정일의 ‘대남일꾼’들도 한 몫을 했다. 북한은 이번 정상회담을 대외적으로는 대일·대미 관계에서 유리하게 이용하려 들 것이며 남한에 대해서는 경제지원을 받는 구실로 활용할 것이다. 6자 회담의 경우도 금년 1월 김계관과 크리스토퍼 힐의 베를린 회동을 통해 돌파구가 마련됐는데 북한은 이 또한 해볼만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적극적인 의사를 표명한 것이다.

▲유석렬: 10.4남북공동선언은 구체적으로 ‘6.15 공동선언 적극 구현’, ‘평화체제 구축과 종전선언 논의 실현 노력’, ‘남북 경협의 확대·발전’,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 설치’, ‘정상회담 수시 개최 등 8개항으로 이뤄져 6.15공동선언에 비해 매우 구체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이 같은 회담 결과에 대해 주변국, 특히 미국은 어떤 태도를 보이고 있는지 궁금하다.

박 근: 애초 남북정상회담이 열리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는데 회담이 성사된 데는 김정일 정권이 남한 좌파정권의 연장에 도움을 주기 위한 것이 가장 큰 목적으로 작용하지 않았나 싶다. 노무현 대통령 입장에서는 이번 정상회담을 대선 투표 중에라도 받아들였을 것이다. 주변국이 남북정상회담에 대해 어떤 태도를 보이느냐는 중요하지 않다고 본다.

정말로 중요한 것은 앞으로 대한민국을 통치할 대통령은 국가가 어떤 방향으로 나가야 하는지에 대해 명쾌한 디렉션(direction)을 가진 사람이 나와야 한다는 점이다. 요즘 국가 선진화 얘기가 많이 나오는데 그런 막연한 얘기를 해서는 안 된다. 그동안 인류 역사의 발전 방향은 개인의 자유 확대·강화 방향으로 진행되어 왔다.

차기 대통령은 역사 발전 방향이 이와 같다는 것에 대해 확신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북한의 자유화, 나아가 한반도 전체를 자유국가로 만들 수 있다. 자유민주주의의 완성을 위해 일하겠다는 대통령이 있다면 그는 김정일을 백번 만나도 된다.

최근 레이건 전 미 대통령의 전기를 다시보고 있는데, 여기에는 레이건이 고르바초프의 초청으로 모스크바를 방문했을 때의 일화가 나온다. 당시 레이건을 쫓아다니던 기자들이 대통령에게 “미스터 프레지던트(Mr. President), 지금도 여전히 ‘악의 제국’(evil empire)있는 것 같으냐”(Mr. President, Do you still think you are in the evil empire?)면서 소련 방문의 소감을 물었다. 이 같은 기자들의 질문에 레이건 대통령은 “아니다. 그것은 다른 시대, 다른 때의 말”(It was another time in another era)이라고 대답했다.

레이건 같은 대통령이 김정일을 만나야 한다. 북한을 ‘악의 제국’으로 여기면 김정일과 무슨 합의를 해도 신뢰를 할 수 있다. 우리도 이와 비슷한 사례가 있다. 80년대 수해가 났을 때 우리도 북한으로부터 수해 원조를 받은 적이 있는데 당시는 대통령이 반공을 자처했기 때문에 아무런 걱정을 하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은 북한이 남한에 버섯을 주거나 쌀을 주겠다고 나오면 불안하기만 하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김정일 정권을 악(惡)으로 믿는 대통령이 나와 한반도 전체의 자유를 확산시켜 북한 정권을 종식시키는 지도자가 나오는 것이다.

▲유석렬: 남과 북이 10.4남북공동선언에서 너무 많은 것들에 합의를 해 이를 이행하는데 앞으로 국민부담이 더 가중될 것으로 여겨진다. 향후 10.4남북공동선언의 이행을 위해 남북한은 각각 어떤 전략을 추구할 것이며 어떤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하는지?

이상연: 남북정상회담은 다가오는 대선과 밀접한 관련이 있음은 말할 나위가 없다. 이번 정상회담을 보면서 취임 초 ‘남북관계만 잘 되면 다른 것은 깽판을 쳐도 된다’는 노 대통령의 발언을 실감했다. 김정일 정권은 미국과 한국의 국내외 사정에 대해 너무 잘 알고 있고, 여당도 정상회담을 국면전환의 주요 이슈로 사용하려 했다는 점은 분명한 사실이다.

문제는 이에 대한 한나라당의 입장이다. 한나라당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그리 보수적이지 않다는 점이다. 앞으로의 국가 방향 설정을 위해서라도 이번 정상회담의 문제점이 공론화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이와 함께 그동안 북한의 대선개입은 여당 집권에 도움을 줬는데 이번에는 남한의 사정을 훤히 들여다보는 북한의 대남선거 개입이 어떤 결과를 낳게 될지 걱정이 앞선다. 따라서 이에 대한 사전 대응이 필요할 것이다.

박정수: 최근 20~30퍼센트의 지지를 보이던 노 대통령의 지지도가 남북정상회담 이후 50퍼센트 대를 넘고 있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정상회담의 결과인 듯 하다. 노 대통령의 이 같은 지지율 변화가 대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아직 미지수지다.

그러나 정상회담 시작부터 10.4남북공동선언이 나오기까지 각 방송을 비롯한 여러 매체들의 선전·선동은 국민의식 변화에 영향을 주기에 충분했다고 본다. 이 같은 언론의 행태가 대선까지 이어진다면 그 영향력은 상당할 것이다.

박 근: 10.4남북공동선언이 7.4남북공동성명과 같은 기존의 선언과 다른 점은 ‘약속형’, ‘미래형’이라는 점이다. 여기서 약속형은 서로 달콤한 얘기 해놓고 이를 실행에 옮길 수 있는 사람을 대통령으로 뽑아야 한다는 저의가 깔려있다. 다시 말해 6.15공동선언을 기념일로 제정하고 이를 구체화 시킬 정권을 세우자는 뜻이다.

더 큰 문제는 후속 정상회담을 하기로 합의했다는 점이다. 남북정상회담을 정기적으로 해놓으면 한나라당으로 정권이 교체가 되도 남북한 정상이 정기적으로 만나야 하는데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김정일을 만날 수 있는 정권이 재창출 되어야 한다는 것이 10.4남북공동선언의 요지다. 결국 이번 선언은 남한의 대선의 향방을 좌우할 가능성이 커졌다.

▲유석렬: 제2차 남북정상회담이 NLL문제를 공론화 한 것을 비롯해 향후 한미군사 관계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 문제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안병태: 10.4남북공동선언의 키포인트(key point)는 3·4·5조에 있다. 3조는 서해 북방한계선(NLL) 문제를 제기한 것이고, 4조는 북한 핵 문제를 한반도 핵 문제 해결이라는 표현을 쓰면서 슬쩍 넘어간 것이며, 5조는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를 언급한 것인데 이 모든 것들이 국방문제와 연관되어 있다.

특히 NLL과 관련 노 대통령은 북한의 주장에 동의하고 있다. 노 대통령은 NLL을 영토선이라고 주장한다면 그것이야 말로 헌법에 위배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헌법상 북한이 우리 영토이기 때문에 대전제는 옳지만 그 다음에 한 얘기는 모두 틀린 얘기다. 앞의 말은 바르게 하고 뒤에 나오는 말은 모두 틀리게 하는 전형적인 좌파 어법이다.

서해 5도(島)에 대해 그동안 우리 정부가 영해 선포를 한 적이 없다. 그리고 북한을 국가로 인정한 적도 없다. 북한이 반란단체인데 무슨 영토개념을 적용한단 말인가. 중요한 것은 남북한이 정전협정에 의한 휴전상태 이기 때문에 NLL은 군사개념으로 만들어지고 공고해진 실질적인 해상경계선이라는 점이다.

서해공동어로수역을 통해 평화수역을 만들자면서 이를 NLL 남쪽에 설정하려는 것도 NLL을 사실상 무력화시키겠다는 ‘트로이의 목마’에 지나지 않는다. 이를 절대 용납해서는 안 된다. NLL 문제와 관련,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한미상호방위조약’이 향후 문제로 제기될 것으로 예상했다. 남북한이 NLL을 평화수역으로 만들겠다는 것은 결국 주한미군을 철수시키고 한미상호방위조약을 폐기하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

결국 10.4남북공동선언에서 가장 문제가 될 것은 평화수역설정이다. 특히 공동어로수역이 NLL과 겹쳐 불의의 사고가 발생해 우리 군과 해경이 북쪽 어로구역으로 넘어갈 경우 북한의 공권력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다. 남북한 양측의 더 큰 충돌이 야기될 수도 있다. 10.4남북공동선언은 김정일 정권이 남한에 대해 더 많은 공갈을 칠 수 있는 여지를 우리 스스로 준 것이다.

▲유석렬: 군사적 신뢰구축을 명목으로 오는 11월 평양에서 남북 국방장관 회담이 있을 예정이다. 이 회담이 어떤 방향으로 흐를 것인지에 대한 분석이 필요할 것 같다.

전인영: 우리는 지금 남북정상회담의 피상적인 결과만을 받아들이고 있다는 점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싶다. 정상회담을 했으면 우리에게 이익이 되는 것은 무엇이며 위험스럽거나 손해가 되는 것이 없는지에 대한 평가가 필요하다. 특히 평가를 할 때는 동기·수단·결과를 보고 종합적인 평가를 해야 하는데 우리는 지금 이에 대한 객관적인 노력을 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남북 국방장관 회담도 이 연장선상에서 봐야 한다.

국방장관 회담에서 군사적 신뢰구축 문제는 지난 몇 십 년 동안 진전이 없었다. 회담한다고 해서 남북한의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미국의 경우 기본적으로 남북정상회담이 한반도 비핵화를 문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방향으로 할 경우 이를 환영한다는 입장이었다. 그런데 이 북핵문제는 이번 정상회담에서 다뤄지지도 않았다. 특히 우리 정부가 지금 북한 핵 문제에 대한 전략적 접근(strategic approach)을 못하고 있다.

노 대통령은 ‘북한의 개혁·개방 문제를 언급했더니 북한이 언짢아했다’, ‘얻어낸 성과 싸려니 보따리 모자랐다’는 등의 발언을 했는데 남북관계에 있어 가장 중요한 영향력을 가진 사람이 이런 얘기를 공개적인 석상에서 해서는 안 되는 것이었다. 한편, 남북관계는 한미관계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안 된다. 우리 안보의 주춧돌이 한미군사동맹관계인 것을 알고 정책을 추진해야 하는데 주객이 전도되고 있다. 북핵 문제 앞으로 더 어려워질 것이다. 이 문제에 대비해야 할 것이다.
 
안병태: 우리 정부가 지금 평화체제를 준비하겠다고 하는데 이는 전쟁원칙상 말도 안 되는 얘기다. 북한이 핵무기를 가지고 있고 우리는 이에 대응할 수 있는 무기체계를 확보하지 않은 상태에서 무슨 평화체제를 말할 수 있나. 노 대통령은 최근 10.4남북공동선언 제4항이 적시한 ‘한반도 종전선언을 위한 3, 4자 정상회담 추진’과 관련해 그 의미를 모른 채 북한 측이 제의한 문안 그대로 합의·서명했다고 털어놓았다.

“문안을 다듬는 데 보니까 3자, 4자, 이렇게 되어 있어 물어볼까 하다가 ‘이게 어느 쪽에서 나온 문안이냐’고 물었더니 북쪽에서 나온 문안이라고 했다. 별로 관심을 가지지 않고 보고 넘겼다…그래서 3자, 4자라는 것은 사실 나도 별 뚜렷한 의미를 모르고 있다”는 것이 노 대통령의 말이다.

3자든 4자든 한반도 지역에 그들 정상을 모이게 하는, 국가의 장래가 걸린 중차대한 외교 문제와 관련하여 어떻게 그 의미와 파장을 치밀하게 재지 않고 서명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 우리는 선언 발표 직후 그 같은 내용이 남북 정상선언으로 적합한지 의문이라고 우려하면서도 그래도 노 대통령을 믿고 ‘3자 = 남·북 + 미국’, ‘4자 = 남·북 + 미국 + 중국’이리라고 짚었다. 하지만 노 대통령의 ‘실토’는 우려를 현실로 돌리면서 그 나마의 믿음까지 흔들고 있다.

박 근: 김정일은 지금 궁지에 몰려 있는 반면 대한민국은 대통령만 문제지 국내외적으로 어려운 상황이 아니다. 세계화와 자유화의 물결 속에서 김정일의 운명은 풍전등화와 같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살아남으려고 고육지책으로 만든 것이 핵무기다.

그래서 차기 대통령은 우리가 가진 강점을 살려 자신감·비전·철학·세계사에 대한 인식을 가지고 북한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할 것이다. 북한 핵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 없이는 종전선언 해봐야 아무 소용없다. 차기 대통령과 국민은 이 사실을 유념해야 할 것이다.

박정수: 며칠 전 이상훈 전 국방장관을 만났다. 노무현 대통령이 NLL은 영토개념이 아니라는 발언에 대해 가만히 있을 수 없다는 것이 우파 진영의 생각이다. 앞서 안병태 제독께서 NLL 문제에 대해 언급했는데 전체적으로 안 제독의 의견에 동의하면서 법률적인 문제를 제기하고 싶다.

NLL 문제는 근본적으로 영토개념으로 설명해야 한다고 본다. 지금 좌파진영은 NLL이 북한과 합의한 선이 아니라 일방적으로 그어놓은 선이라고 주장하는데 이는 북한과 이 문제에 대해 다시 협상해야 한다는 의사를 표명한 것이다. 6.25전쟁 당시 서해의 제해권을 장악한 것은 우리 국군과 미군, 즉 UN군이었다. 지배권만을 따진다고 하면 북한은 당시 바다가 없는 것이나 다름없다.

실제로 우리 함정이 북한 진남포까지 왔다 갔다 했을 정도다. 만일 재협상을 한다면 6.25전쟁당시 해병대가 탈취한 초도와 석도는 물론 북한으로 넘어간 동해안의 원산 북방 양도까지도 우리가 다시 가져올 자세로 임해야 한다. 한반도 전체가 대한민국의 영토이며 북한도 우리의 영토다. 단지 북한에 대해서는 대한민국이 실효적 지배만 못하고 있을 뿐이다. 대통령이 NLL은 영토개념이 아니라는 말을 해서는 안 된다.

NLL은 우리가 실효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만큼 영토개념으로 봐야 한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

안병태: NLL와 관련해 남북관계만 봐서는 안 된다. 국제법상 휴전협정의 기본정신은 6.25 전쟁 이전의 상태로 돌아가자는 것이다. 전쟁이전 개성과 NLL 북방의 바다는 우리 영토였다. 그러나 휴전협정 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북한에게 양보한 것이다.

휴전협정에는 “본 정전협정에 대한 수정과 증보는 반드시 적대 쌍방 사령관들의 상호 합의를 거쳐야 한다”는 규정이 있다(제61항). 따라서 정전체제를 완전히 허물지 않고서는 NLL을 무력화 할 수 없다. 이 문제는 근본적으로 UN사의 관할이다. 남북한 정상이 NLL과 관련해 무슨 얘기를 해도 휴전협정의 종속변수임을 알아야 할 것이다.

▲유석렬: 남북정상회담에 따른 향후 한반도 정세를 현 정부 및 차기정부가 해야 할 일과 연관지어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김충남: 이번 10.4남북공동선언은 예측 불가능한 두 지도자의 합의라 할 수 있다. 특히 범여권을 비롯한 좌파진영은 이번 정상회담을 대선에서 주요 이슈로 부각시키려 할 것이다. 독재국가는 근본적으로 최고지도자인 독재자가 전쟁을 결심하면 전쟁이 발발한다. 따라서 남북한이 평화선언을 한다면 이는 남한만의 무장해제를 의미한다. 대북전문가들은 북한이 절대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이 핵 폐기 3단계까지 가서 모든 것을 협조한다 하더라도 북핵의 근본적인 검증은 불가능하다. 남북한이 지금 t 쇼를 하고 있고, 미국도 부시 대통령의 지지도가 최악이라 대북 유화 제스처를 해가며 쇼를 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간 제도적 협의를 하지 않는 남북한 두 지도자의 합의는 아무런 의미가 없으며 이번 합의가 실현될 가능성도 없다.

권영훈: 노 대통령의 행보는 유화정책의 대명사가 돼 버린 영국의 네빌 챔벌린(Chamberlain) 전 영국 총리와 비슷한 듯 하다. 1938년 10월 독일의 체코 침공문제로 뮌헨에서 히틀러(Hitler)를 만나고 귀국한 챔벌린 총리는 ‘평화선언서’를 흔들며 “여기에 우리시대의 평화가 있다”고 외쳤다.

그는 히틀러에 대해 “약속을 하면 믿을 수 있는 사람이라”고 했다. 그러나 불과 1년 만에 히틀러가 폴란드를 침공함에 따라 챔벌린 총리가 ‘거대한 오판’을 했음이 드러났다. 당시 히틀러는 뮌헨회담에 나오기 전부터 핵을 비롯한 모든 종류의 무기를 만들면서 전쟁준비를 하고 있었다.

김정일 정권의 경우 핵무기를 만들려고 기를 쓰다가 재력이 바닥이 나서 우리에게 돈 받고 만든 것이다. 즉 고난의 행군하다가 경제가 바닥나서 하게 된 것이 바로 제1차 남북정상회담이다. 제2차 남북정상회담도 김정일 입장에서는 아주 적절한 시기에 한 것이다. 어찌됐건 북한은 핵을 쥐고 있어야 김정일이 살고 정상회담을 해야 남한 좌파정권이 유지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김대중은 제2의 내빌 챔벌린이고, 노무현은 제3의 네빌 챔벌린으로 볼 수 있다. 북한은 이미 오래전에 고철이 된 나라다. 개성공단만 봐도 일을 할 줄 아는 사람은 남한 사람뿐이다. 북한의 공업은 숙련된 기술자도 없다. 그러다보니 개성에 진출한 남한 기업의 90퍼센트가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김정일이 “통 큰 투자를 하라”고 했다는데 이런 상태에서 무슨 투자를 한단 말인가.

한나라당 대선 후보인 이명박은 노무현과 김정일 둘 다 시장경제를 이해 못한다고 말했는데 백번 옳은 얘기다. 다음 정권이 좌파가 들어서건 우파가 들어서건 남북한은 협력을 해야 하는데 어느 한쪽이 혼자서는 절대 할 수 없다. IMF, IBRD등 국제기구와 협력해서 북한 문제를 풀어나가야 한다. 그래서 핵을 숨겨놨다가 들통 나면 북한을 꼼짝 못하게 만들어야 한다.

송정숙: 노무현 대통령이 평양에 가서 남북정상회담을 했는데 우리가 오늘 이 자리에 모여 나눴던 이야기만큼의 진실성도 없는 듯 하다. 노 대통령은 ‘되면 되고 말면 말라, 이번 대선에 이길 수 있는 결과만 나오면 그것으로 족하다’는 생각을 한 게 아닌가 싶다. 실제로 노 대통령은 “평양에 다녀와 여론 지지도가 많이 올랐다. 약발이 얼마나 가겠습니까마는… 당분간 또 까먹을 수 있는 밑천이 생겼다”고 말하지 않았나.

대통령이 이렇게 얘기하는데 더 이상 남북정상회담을 주제로 토론을 하는데 기력이 없을 정도다. 남북정상회담에서 나온 이상한 성과들을 어떻게 무시할지를 연구하는 게 더 나을 듯싶다. 노 대통령 방식으로 그를 저지할 방법을 강구하는 게 나라를 위하는 방법인 듯 하다.

이상현: ‘놈현스럽다’는 신조어가 나왔다는데 이번 정상회담도 김정일과 노무현스러운 회담을 하면서 시간을 소모한 듯 하다. 노 대통령은 북한은 절대로 전쟁을 하지 않는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정상회담에 나서기 전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과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으로부터 ‘과외공부’를 했는데도 결과가 이런 것은 북한의 핵은 대남용이 아니고 대외용일 뿐이고 민족적 차원에서 볼 때 뭐가 나쁘냐는 좌파적 사고방식이 노 대통령의 사고를 지배하고 있다. 따라서 노무현 스타일의 전략과 북한의 지속적인 개입이 예상되는 앞으로의 한반도 문제를 어떻게 헤쳐 나갈 것인지에 대해 심사숙고해야 할 것이다.

전인영: 미국의 대한반도 전략이 상당히 체계적인 것 같지만 최근 일련의 상황을 보면 실제로는 그렇지가 못하다는 게 입증됐다. 그러나 미국은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여전히 독립변수이고, 남북한은 힘의 균형상 종속변수라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따라서 미국의 향후 움직임에 주목해야 한다. 그리고 우리는 북한을 절대 과소평가해서는 안 될 것이다. 남한이 전략적 비전 없이 북한을 대하다가는 모든 것이 엉망이 될 것이다. 이점을 유의해야 할 것이다.

취재·정리/김필재 기자 (spooner1@freezon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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