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이 19일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出席출석을 요구했다. 청와대가 지난달 7일 이 후보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사건을 조사하겠다는 것이다. 이 후보는 당시 자신에 대한 정부기관의 뒷조사를 거론, “국정원·국세청을 동원한 정치공작의 배후는 권력 중심”이라고 비판했었다. 한나라당은 “검찰이 이 후보를 범죄자처럼 보이게 해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 한다”며 출석을 거부하겠다고 밝혔다.
검찰은 고소장을 접수한 이상 수사를 진행해야 한다. 피고소인이 야당 대선 후보이고, 선거가 두 달밖에 남지 않았다고 해서 수사를 일부러 늦춰야 한다고는 할 수 없다.
문제는 검찰의 이 후보 소환이 ‘절차의 一貫性일관성’ ‘수사의 衡平性형평성’ 원칙에 맞느냐는 점이다. 서울중앙지검은 지난 7월에도 열린우리당 김혁규 의원의 고소에 따라 ‘당 경선 후보’ 신분의 이 후보를 명예훼손 혐의로 수사했다. 그때 검찰은 이 후보에 대해 서면조사만 했다. “답변서를 검토해 본 뒤 출석 요청 여부를 정하겠다”고 했지만 이 후보를 부르지는 않았다. 그랬던 검찰이 석 달 뒤에는 고소인이 ‘여당 의원’에서 ‘청와대’로 바뀌었을 뿐 거의 동일한 사건을 수사하면서 서면조사는 생략하고 이 후보를 검찰에 나오라고 하고 있다. 이번 사건 고소가 청와대 비서실장 명의로 이뤄졌다지만 사실상의 고소인은 노무현 대통령이다.
이 후보가 당시 ‘권력 중심 정치공작설’을 제기한 것은 국정원 국세청 수자원공사 등 여러 국가기관이 일제히 이 후보 뒷조사와 대운하 타당성 조사에 달려들었던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이었다. 야당은 이 부분을 가려달라며 몇 달 전에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그러나 검찰은 지금껏 “수사중”이란 말만 되풀이하더니 대통령이 고소했다 해서 이 후보를 검찰청사로 불러내겠다는 것이다. 검찰은 대통령에게 이런 식으로 ‘誠意성의 표시’를 하는 모양이다.
청와대는 “이 후보는 치외법권이라도 갖고 있느냐”고 검찰을 독려하고 있다. 그러나 대한민국에서 ‘치외법권’의 혜택을 만끽하고 있는 사람은 대통령이다. 두 차례나 선관위로부터 선거법상 중립의무 위반 결정을 받고서도 검찰 수사는커녕 선관위의 고발도 받지 않고 선거개입 발언을 계속하고 있다. 이런 청와대가 ‘치외법권’을 들먹이는 것도 염치없는 짓이고, 이런 청와대를 수사하는 흉내조차 내지 못하는 검찰 역시 떳떳이 고개를 들 수 없다.
검찰, 대통령이 고소했다 해서 성의 표시하나
- 조선일보
- ▶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 2007-10-21, 23:4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