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평화로 가는 길은 가시밭길"

진정한 '평화시대', '평화공존'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현실적인 평화의 조건을 냉철하게 따져보아야 한다.
변환기 시대를 대비한 새로운 국가디자인과 국가지도자의 리더십

국가디자인연구소 개원 1주년 기념 세미나
한국세계지역학회 추계학술회의 기조연설문

2007. 10. 19
프레스센터 회의실


오늘 세미나의 주제는 새로운 변화기 시대를 맞아 어떻게 국가를 새롭게 디자인할 것인가? 이에 상응한 국가지도자의 리더십은 무엇인가 하는 것이다.

이러한 미래 국가디자인은 말하자면 우리의 이상(理想)에 속하는 것이고 여기에 대해서는 오늘 좋은 발제와 토론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그런데 이상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현실에 발을 딛고 서야 한다. 이런 의미에서 나는 이상인 미래의 국가디자인이 성공하기 위해서 어떠한 현실적 조건들이 필요한가에 대해 평소 생각하고 있는 바를 몇 말씀 드리고자 한다.

첫째로, 우리는 먼저 선진국이 되기 위한 정신적 기반을 갖추어야 한다. 이것은 국가의 품격을 높이는 일과 같다.

경제적으로 성공하고 생활수준이 나아진다고 바로 선진국이 되는 것은 아니다. 한류문화가 세계에 퍼지고 일부 예술인∙스포츠스타들이 세계무대에서 성공한다고 해서 선진국이 되는 것은 아니다. 선진국이 되기 위해 우리는 정직한 사회, 원칙과 룰을 존중하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이것이 신뢰사회이며 선진국의 문턱이다.

이러한 사회는 정직한 사람이 손해보지 않고, 원칙과 룰을 지키는 사람이 성공과 보상을 받는 사회를 말한다. 정직한 용기가 왕따당하지 않고 오히려 칭송을 받는 사회를 말한다.

이런 사회에서는 서로 믿음이 생기고 그것은 국가발전의 원동력이 된다.
이것이 바로 자유민주주의의 핵심가치인 인간의 존엄과 자유가 존중되고 법치주의가 뿌리내린 국가의 모습이다. 이것이 바로 선진국이다.

아무리 돈을 많이 벌고 경제강국이란 말을 들어도 거짓과 허장성세가 판을 치고 정직하게 원칙과 룰을 지키는 사람이 바보가 되는 사회는 후진국이지 선진국이라고 할 수 없다. 황우석 사건이나 신정아 파동은 부끄럽지만 우리의 자화상의 일부분이고 누구를 탓할 수 없다.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국가지도자나 정권이 정직하지 못하고 법치주의에 역행함으로써 국민의 신뢰를 잃는 일이다. 이것은 국가에는 재앙이며 결정적으로 국가의 품격을 떨어뜨린다.

지난 10년간 좌파정권은 대북비밀송금부터 시작해서 대선에서의 허위중상모략, 대연정, 개헌파동 등 수없이 거짓말과 말바꾸기로 국민을 우롱했다.
이렇게 해서는 국민의 신뢰를 잃는 것이 당연하다. 국민을 온통 분열과 갈등 대립으로 몰아넣고 대외적으로 국가의 체면과 자존심을 땅에 떨어뜨렸다.

원래 우리민족은 정직하고 심성이 바른 민족이다. 이제 다시 “한국사람은 정직하다”, “한국사회는 정직하게 룰을 지키는 사회다”라는 평을 들을 때 진정으로 우리의 자존심을 되찾게 되며 세계에서 존중받는 나라가 될 것이다. 그래야만 진정한 국가경쟁력이 발휘될 것이다.

나는 이것이 바로 이 시대의 요구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정신적 기반 위에서 우리는 이상적인 국가디자인을 실현할 수 있을 것이다. 국민의 신뢰와 희망을 모을 수 있는 정직한 리더십이 바로 국가경쟁력의 원천이다.


둘째로,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체제의 정체성과 이념을 분명히 해야 한다.

지난 10년간 좌파정권이 강요해 온 반자유주의, 반시장주의 그리고 과도한 평등주의의 굴레를 과감히 벗어 던져야 한다. 특히 이 정부가 애용해온 극도의 평등주의와 양극화정책은 일종의 한국병이 되고 말았다. 이 한국병을 고쳐야만 우리의 미래가 있다.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질서체제 하에서 약자가 강자가 되고 강자는 더욱 강자가 되는 일, 가난한 자가 부자가 되고 부자가 더욱 부자가 되는 일은 모두 당연한 것이다. 다만 누구에게나 강자나 부자가 될 수 있는 기회를 확실히 보장하고 동시에 경쟁에서 낙오된 자나 소수자에게도 존중과 배려를 게을리 하지 않으면 된다.

그러나 지금 우리사회는 가진 자와 못가진 자, 힘있는 자와 힘없는 자로 나누어 대립시키고, 가진 자, 힘있는 자를 때리고 끌어내리는 것이 마치 사회정의인 것처럼 생각하는 풍조가 퍼져있다.

그러나 더 많은 강자, 더 많은 부자를 만들어 사회전반의 수준을 향상 시킬 생각을 해야지, 위에 있는 사람을 끌어내려 하향 평준화하려고 하면 결국에는 모두가 약자나 가난한 사람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경제에서 출자총액제한제도나 지나친 금산분리제도, 기업활동에 대한 정부의 과도한 규제나 간섭은 결국 우리의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

교육에 있어서도 평등지상주의는 이른바 3불정책이 말해주듯이 전형적인 하향평준화 정책이며 국가경쟁력의 원천인 우수하고 창의적인 인재의 양성을 가로막고 있다.

얼마나 우려스러운 결과가 나오고 있는가?

15개 대학의 경제학과, 수학과, 컴퓨터학과 학생 757명에게 초등학교 6학년 교과과정의 수학문제를 출제했는데 24%의 학생이 정답을 내지 못했다는 사례 보고가 있었다.

링컨이 한 말을 여기에 인용한다. “강자를 약하게 만들어서는 약자를 강자로 만들 수 없습니다. 검약을 강요하여 번영을 가져올 수 없습니다.
임금을 지급하는 사람을 끌어내려서는 임금생활자를 도울 수 없습니 다.”


셋째로, 친북적 평화주의의 허상을 똑바로 보아야 한다. 지금은 평화라는 말이 범람하는 시대다. 그래서 이 평화란 말에 조금이라도 조건을 달면 반평화이고 반진보이며 수구로 불리기 쉽다. 그러나 진정한 “평화시대”, “평화공존”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현실적인 평화의 조건을 냉철하게 따져보아야 한다.

한반도 평화의 전제조건은 말할 것도 없이 비핵화 즉 북핵폐기와 북의 폐쇄적인 수령독재체제의 개혁·개방이다. 이러한 전제조건의 충족없이 한반도 평화시대를 열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이는 기만이고 환상이다.

지난 남북정상회담에서 노대통령은 북핵폐기와 북의 개혁개방에 대해서는 제대로 논의도 못하고 대규모의 경제적 지원과 협력사업만 약속하고 돌아왔다.

남북정상회담의 목표가 노대통령 말처럼 한반도에 진정한 평화시대를 열기위한 것이라면 이번 회담에서 평화의 필수적인 전제조건을 제대로 논의조차 못했다는 점에서 회담은 실패로 보아야 한다. 뒷날의 역사는 이렇게 기록할 것이다.

그런데 정상회담 후 뛰어오른 노대통령의 지지도 때문인지 평화시대를 기대하는 사회 분위기 때문인지 지금 정치권의 그 누구도 이런 명명백백한 사실을 지적하지도 비판하지도 못하고 있다.

진정한 평화를 위해 반드시 얻어내야 할 조건은 하나도 얻어내지 못한 체 우리국민의 막대한 세금이 들어가야 할 대규모 경협선물만 주고 온 회담이 과연 어떤 평화를 가져올 수 있는가?

한니발의 노도와 같은 침략에서 로마를 구한 로마의 영웅 스키피오는 “상대방에게 조공을 바치고 얻는 평화는 평화가 아니라 노예의 굴종일 뿐이다. 진정한 평화란 상대방에게 우리의 말을 듣게 만드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책임있는 정치인, 정당이라면 진정한 한반도 평화를 위한 전제조건을 있는 그대로 국민에게 강조하고 설득해야 한다. 현실을 도외시한 장밋빛 환상으로 국민의 눈을 속이고 인기에 영합할 것이 아니라 진정한 평화로 가는 길은 가시밭길임을 국민에게 정직하게 알려야 한다.

북핵폐기가 전제되지 않는 한 대규모 경제지원이나 협력사업은 반대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납득시켜야 한다.

또한 북체제의 개혁·개방을 유도하기 위해 대북경제지원·협력사업은 이와 연계해야 한다는 원칙을 분명히 해야 한다. 또한 종전선언이니 평화선언이니 하면서 평화무드를 띄우지만 냉철하게 평화의 현실적 조건을 충족시키지 않는 한 이러한 선언만으로 평화는 결코 오지 않는다는 것을 강조해야 한다.

이것은 평화를 외면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진정한 평화시대를 열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이렇게 말씀드리고 보니까 미래의 국가디자인을 제대로 하려면 이번에 정권교체가 반드시 되어야 되겠다는 결론이 나온다. 다시 한번 이를 강조하면서 제 말씀을 마치고자 한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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