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의 애국 전쟁 이야기

한나라당 정문헌 의원의 좌경화와 싸우는 윤중국 회장 등 애국지사들.
2006년 3월6일 국회에서 열린 한반도협의회 출범세미나 모습

  속초에서 「애국(愛國)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右派성향 원로(元老)들이 한나라당 소속 지역구 의원의 親北성향을 규탄하고, 이것이 양측의 공방(攻防)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

대표적 애국단체인 「국민행동본부」와「밝고힘찬나라운동」의 영북(영동 이북)지부(대표 尹重國·77)는 지난 해 9월6일 강원도민일보에 의견광고를 게재했다. 이 지역 속초·고성·양양 국회의원인 정문헌氏의「한반도협의회」탈퇴를 촉구하는 성명이었다.


한반도협의회라는 단체는 정식명칭이「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위한 국회의원·시민단체협의회(상임대표 김원웅·이장희)」로서 2006년 3월6일 창립됐다. 창립 당시 이 단체는 이장희 상임대표의 발제를 통해 『91년 남북기본합의서를 국회에서 비준, 국가보안법·헌법 제3조 등 소위 냉전(冷戰)법령을 없애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반도협의회는 친북단체인 통일연대의 간부들인 노정선·심재환氏, 국가보안법철폐·주한미군철수·연방제통일을 주장해 온 홍근수氏, 金日成종합대학 등 對北지원에 앞장서 온 최병모氏, 南北영세중립을 통한 미군철수 논리를 설파해 온 강종일氏 등 左派인사들이 준비위원으로 대거 참여했었다.

 

정문헌 의원은 한나라당 소속으로 유일하게 준비위원에 이름이 올랐었다. 鄭의원은 이후에도 창립세미나 발제자로 나서는 등 단체활동에 적극성을 보여 왔다.


<정문헌 의원의 한반도협의회 참여 논란>


「국민행동본부」와「밝고힘찬나라운동」영북지부(이하 영북지부) 윤중국 대표는 지난 해 3월7일자 미래한국을 통해 鄭의원의 한반도협의회 참여사실을 알게 됐다. 강원도의회 의장 출신으로서 한나라당을 지지해 온 尹대표는 이틀 후 밝고힘찬나라운동 영북지부 집행위원회에 鄭의원을 초청했다. 좌파성향인 한반도협의회 탈퇴를 권유한 것이다.


그러나 鄭의원의 태도는 달라지지 않았다. 같은 해 6월13일 한반도협의회에 다시 참여, 남북기본합의서 국회비준 청원에 나선 것이다.


속초지역 원로들이 격앙되기 시작했다.「밝고힘찬나라운동」영북지부는 98년 7월 설립돼 2000년 5월 강원도 등록 1호 단체가 된 결속력 강한 조직이었다. 2005년 11월 만들어진「국민행동본부」영북지부 역시 마찬가지였다.


회원이 각각 110명, 306명에 달하는 이들 단체는 시청 앞 애국집회가 열리는 날이면 버스를 대절해 참여해왔다. 2003년 3월1일 이래 국민행동본부의 집회에 단 한 번도 빠지지 않은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국민행동본부 집회, 버스 대절해 매번 참여>


조직력을 자랑하는 영북지부 회원들은 2006년 9월6일 첫 번째 행동에 나섰다. 강원도민일보에 규탄광고를 낸 것이다.


이들은『대한민국이 김정일 추종세력에 의해 만신창이가 되고 있다』며 鄭의원의 한반도협의회 탈퇴를 거듭 종용했다. 이어 『지금은 91년 기본합의서 거론당시와 정세가 판이하다』며 『鄭의원은 보수정당을 탈퇴하고 좌파정당으로 가든지 그렇지 않으면 반성하고 제자리로 돌아오든지 양단간 태도를 분명히 하라!』고 촉구했다.


鄭의원이 △국가보안법 개폐 논란이 한창이던 2004년 11월5일 북한의 법적(法的) 실체를 인정해야 한다는 내용의 소위 전향적 「남북관계기본법案」을 제출한 사례, △2005년 6월14일~17일 6·15 민족통일 평양축전에 참가,『평양에서 자랑하는 개선문은 프랑스의 개선문보다 웅장하고 화려했다』,『평양시를 4000년 역사와 전통을 가진 한 국가의 수도답게』라고 칭송한 사례 등도 같이 거론했다.


성명에는 거론되지 않았지만, 鄭의원이 2004년 7월3일 제출한「남북교류협력에관한법률」개정안도 논란거리였다. 이 안은 정부의 사전승인 없이 북한사이트에 접속할 수 있게 하는 것이 골자였다. 鄭의원은 당시『남북 간 인터넷을 통한 교류 확대는 화해협력과 상호 이해증진에 기여해 분단 관리와 위협 해소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었다.


그러나 인터넷 남북교류는 북한 정권의 인터넷 對南공작에 남한 네티즌을 일방적으로 노출시키는 것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일반적 지적이었다. 북한 내 일반 주민의 인터넷 사용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이기 때문이었다.


<북한체제 찬양가 「심장에 남는 사람」이 좋다는 발언>


영북지부 회원들과 鄭의원간의 공방은 지난 5월 再점화됐다. 이달 17일 남북열차 시험운행에 탑승한 鄭의원의 발언이 화근이었다. 그는 남한 제진역에서 『반갑습니다』라는 북한 노래가 울려 퍼진 데 대해 북한 김용삼 철도상이 관심을 표하자, 『나는 「심장에 남는 사람」이라는 노래가 좋았다』며 『철도상께서는 제게 그런 사람인 것 같다』고 말했다.


노래 「심장에 남는 사람」은 89년 제작된 金正日 찬양 북한영화 「심장에 남는 사람」의 주제가이다. 89년 제작된 「심장에 남는 사람」은 주인공 원학범이 김정일 친견(親見) 당원교육을 받고 와 타이어공장의 초급당비서로 배치돼 『조선로동당 결정이 생명보다 귀중하다』며 당 결정을 주도하고 타이어공장의 생산성을 높인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조선로동당에 대한 충성을 주제로 한 「심장에 남는 사람」은 좌익들의 「빨치산 추모제」 등에서 자주 불려진다. 예컨대 2005년 5월28일 전북 회문산 일대에서 치러진 소위 「남녘 통일애국열사 추모제」라는 빨치산 추모제는 『조선로동당 창건 60년을 맞아 북으로 가자』는 주장과 함께 「심장에 남는 사람」 합창으로 마무리됐다.


<『鄭의원 심장은 북한에 있느냐?』직격탄>


영북지부 회원들은 7월30일~8월5일간 지역신문인 설악신문에 『북한체제 선전가(歌)가 좋다는 정문헌 국회의원은 지역구를 떠나라』는 의견광고를 게재했다. 광고는 鄭의원이 지역에서 퇴출돼야 할 이유로 기존의 한반도협의회 문제 外 「심장에 남는 사람」을 거론하면서 『정문헌 의원의 심장은 대한민국에 있지 않고 북한에 있느냐』고 비판했다.


이들이 화가 난 데는 鄭의원의 말 바꾸기도 한 몫 했다. 영북지부 김석구 사무총장(70)은 『鄭의원이 최초 한반도협의회 가입에 대해 「호랑이 굴에 들어가야 호랑이를 잡는다」고 말하더니, 나중에는 같은 당 김기춘 의원이 들어가라고 말했는데, 김기춘 의원은 그런 말을 한 사실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거짓 변명의 반복은 국회의원으로서의 자질을 의심케 하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광고게재 이후에도 鄭의원의 입장은 달라지지 않았다. 영북지부 회원들은 이번에는 플래카드 작전으로 나갔다. 鄭의원 지역구 퇴출을 주장하는 플래카드를 속초 지역에 내 건 것이다.  


<한나라당 당원협의회 鄭의원 옹호 나서>


9월에 들어서면서 鄭의원 문제는 영북지부 회원들과 한나라당간의 서면(書面) 공방으로 이어졌다.「한나라당 속초·고성·양양 선출직 당원협의회(이하 당원협의회)」소속 20여 명이 鄭의원을 옹호하는 성명을 영북지부에 보낸 것이다. 


당원협의회는 9월28일『영북지부가 우리 지역구 국회의원인 정문헌 의원을 비방하고 매도하는 현수막을 걸고 있다』,『친북좌파로 몰며 지역여론을 호도하는 작태를 지속해왔다』,『한나라당에 대한 심각한 위협으로 간주할 것』,『한 개인에 대한 반대와 비방이 아닌 한나라당 전체를 위협하는 행동』이라는 등 극렬하게 비난했다.


또 『정문헌 의원이 한나라당 제2정책조정위원장으로서 한나라당의 외교, 안보, 국방의 주요 정책의 입안을 담당하는 만큼 정문헌 의원을 중상·모략하는 것은 한나라당에 위해를 주는 행위임을 명심하기 바란다』,『영북지부가 정략적(政略的)인 행위를 중단하고 진정한 애국시민단체로서 거듭나기를 촉구한다』며 소위 정략적(?) 행위 중단을 촉구했다.


<한나라당원협의회, 『이장희 교수는 진보적 학자』>


영북지부는 10여일 뒤인 10월9일, 당원협의회의 주장을 반박하는 질의서를 내용증명으로 회신했다. 이들은 『우리는 한나라당 강령이 우리단체가 추구하는 이상과 일치하여 정문헌 의원을 당선시키는 데 공헌하였고 좌파정권 종식에 앞장서 온 단체』라고 소개하면서 『미래한국 3월7일자. 동아일보 2007년 5월19일자 등 사실에 근거한 광고내용을 「중상·모략」, 「모략」, 「매도」, 「작태」 등의 표현을 써가며 협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다시 10일 뒤인 같은 달 19일에는 당원협의회가 다시 서면반박에 나섰다. 우선『한반도협의회 대표인 이장희 교수는 학계에서도 진보적인 학자로 알려져 있다』며 친북좌파가 아니라면서, 鄭의원의 활동 역시『친북좌파 활동으로 규정할 수 없어』 문제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鄭의원이 「심장에 남는 사람」이라는 노래를 거론한 것은 제진~강릉 간 철도연결이라는 지역발전을 위한 것이었고, 대화 분위기를 만들기 위한 외교전략적 차원의 언급으로 큰 문제가 될 사안은 아닌 것으로 결론지었다』고도 변호했다.


이어『보기 싫은 원수라도 협상을 위해서는 분위기를 녹이는 접대성 이야기를 꺼내는 것이 외교상의 예의』,『큰 목적을 위해 우회하는 작전상의 발언』,『환담차원의 언급』이라고 주장했다.


또『정문헌 의원은 본 한나라당 속초·고성·양양 당원협의회에서 엄연한 구성원이며 가족과 같아서 본 당원협의회가 나서게 된 것』이라며 『대선을 앞둔 중요한 현시점에서 한나라당의 대승적 승리를 위해 보다 큰일을 한나라당과 함께 해주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국보법폐지연대 참가해 온 이장희氏의 평통시>


좌경화된 한나라당과 애국적 지역주민들 사이의 갈등은 여전히 불씨를 안고 있다. 영동지부 400여 명의 회원들은 당원협의회 19일 회신내용에 대해 또 다른 대응을 준비 중이다.

 

특히 『이장희 교수는 진보적 학자』운운하며, 한반도협의회 참여가 문제되지 않는다는 답변을 이해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실제 李교수는 평화통일시민연대(이하 평화연대)라는 단체를 이끌어 온 대표적 좌파지식인이다.


평화연대는 6·15실천, 냉전법령 개폐, 휴전협정의 평화협정 전환 등을 목적으로 2001년 설립된 단체로서 국가보안법폐지국민연대·평택美軍기지확장저지汎대위(평택범대위)·이라크파병반대공동행동·탄핵무효汎국민행동 등 좌파연합체에 참여해왔다.


평화연대는 2005년 9월10일 부설 연구기관인 「평화연구소(소장 심의섭)」를 설립했다. 이 연구소의 첫 번째 연구총서 특집주제는 주체사상(主體思想)이었다.


연구위원인 신은희 미국 심슨대 교수는 『주체사상은 일종의 민족적 국가종교로 유지되고 있다』며 소위 「주체영성」·「주체신학」을 주장한 뒤, 『남북통일과정에서 제일 심각한 장애가 한국사회 깊이 뿌리내린 배타적 기독교 문화』라며 『기독교와 주체사상이 만날 수 있는 상호침투의 공간이 마련돼야한다』고 김일성주의를 옹호했었다.


평화연대는 소위 평화운동가인 김낙중을 비롯해 강만길·백낙청·이돈명·주종환氏 등 좌파인사들이 고문을 맡고 있다. 김낙중은 분단 이후 최대의 간첩사건인 92년 남한조선로동당 중부지역당 사건의 주범이었다. 그는 對南공작의 업적을 인정받아 북한으로부터 91년 10월 「김일성 공로훈장」, 91년 12월 「민족통일상」을 받았던 인물이다. 

 

당원협의회가 『鄭의원은 헌법 제3조를 부정하지 않았다』는 요지의 변호도 사실과 다르다.


鄭의원은 2005년 5월12일 국가인원위원회 제2배움터에서 열린 「2005 남북화해와 평화정착을 위한 시민토론회」에서 헌법 제3조 삭제를 공개 주장했다. 이 행사를 주관한 통일교육협의회가 홈페이지에 게재한 기사 내용에 따르면, 『한나라당의 정문헌 의원은 남북교류협력이 이벤트성 행사에 그치기보다는 영토를 넘어선 한민족 네트워크가 이루어지도록 시야를 확대해야 할 때임을 강조했다』며 『이를 위해 헌법의 영토조항의 삭제가 필요하다는 파격적인 의견도 개진했다』.


<鄭의원 측, 『특별히 대응하지 않겠다』>


정문헌 의원 측은 영동지회의 비판에 대해 『특별히 대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鄭의원 측은 『저쪽은 단편적 기사 내용과 한반도협의회 등을 문제 삼고 있지만, 여러 번 설명해도 계속 문제를 삼고 있다』며 『우리는 충분히 설명했다. 더 이상 대응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영북지부 윤중국 대표는 『나이 든 우리들이 나서는 이유는 대한민국의 친북·좌경화를 막아, 후손들이 좀 더 나은 세상에서 살도록 하려는 것』이라며『집권좌파세력은 그렇다 쳐도, 국가를 정상화하는데 앞장서야 할 한나라당 의원의 이 같은 정체성 혼란에 빠져있는 것은 결코 묵과할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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