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가 잃어버린 '보수 메시지' 낚아챈 昌

미숙한 좌파세력에 10년이나 시달려 본 노인세대의 분노와 결집이 이번 대선의 화두가 될 것이다.
지지율 55%를 유지하면서 대통령의 당선을 확정하는 듯한 이명박은 요즘 왜 이회창이라는 복병을 만나서 고민에 빠졌는가? 두번에 걸친 대선전에서의 패배에 따른 정계은퇴를 선언했던 이회창이 대선출마를 하겠다는데, 절차상으로 경선불복에 해당하는 중대한 결함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왜 그의 인기는 단번에 25%를 넘보면서 이명박-이회창의 대결구도를 만들게 되었을까? 한국의 국민들은 정치의식이 미개하고 민주적 원칙을 중시하지 않아서 이회창의 출마에 환상을 걸고 그에게 몰리는 듯한 현상을 보여주는가? 이명박에 대한 국민들의 열광적 기대는 왜 강화되지 못하는가? 보수세력의 메시지를 잃어버린 메신저인 이명박 후보에게 국민적 관심이 시들해지고, 보수세력의 메신저 자격도 없는 이회창에게 달아오르는 국민적의 관심은 일시적 현상일까? 조중동을 비롯한 주류 언론들의 대대적인 이명박 띄우기와 이회창 비난폭격에도 불구하고 이회창이 부각되는 현상을 어떻게 풀이해야 할까?

아무튼, 이명박 후보가 내어야 할 보수진영의 메시지를 낚아챈 이회창은 보수진영의 대변자로서 지위를 확보해가면서 일정한 인기를 단번에 확보했다. 이회창이 대선후보로서 더 좋은 상품이고 이명박이 더 나쁜 상품이라서, 보수진영이 이회창을 더 선호한다고도 생각하지 않는다. 이회창이나 이명박이나 근본적으로 보수진영의 대변자로서 적당해 보인다. 국민들도 이미 이회창의 한계와 약점을 충분히 파악했으며, 더욱이 이번에 경선불복에 해당하는 반칙을 하면서 대선에 출마하려는 이호창의 무리수를 알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회창에 대한 국민들(특히 보수진영)의 기대는 결코 낮지 않다. 국민들이 이회창에게 강하게 기대를 거는 것은, 이미 조갑제 대표가 지적한 것처럼, 안보와 법치의 확보인 것 같다. 좌파세력에 대비해서 보수세력의 가장 중요한 장기인 안보강화와 법치유지를 이명박 후보가 부끄러운 선거운동의 과제인 것처럼 피해나가는 듯한 이미지를 풍겼던 것은 큰 전략적 패착이다.

이명박은 국민들로부터 매우 자랑스러운 경선을 통해서 당선된 한나라당(보수세력)의 유일한 대선후보이다. 절차상으로 보아서 이명박이 보수 우파세력의 대변자라는 데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이 없다. 집권 좌파세력의 대선후보가 정동영으로 굳어진 것처럼, 보수 우파세력의 대선후보는 누가 뭐래도 절차적 측면에서 이명박이다. 정당정치에서 당내 경선을 성공적으로 승리한 것보다 더 크게 대선후보자에게 정당성을 주는 절차와 명분은 없다. 이회창이 아무리 인기가 있어도, 경선을 거치지 않았기 때문에 보수진영의 공당인 한나라당의 대선후보가 못된다. 그러나 이회창은 한나라당을 벗어나서는 절차상으로 대선후보가 될 수 있다. 절차상으로 무자격자인 이회창이 보수진영의 대표주자인 것처럼 부상한 현실을 두고 이회창의 정치적 야심만 비난해서 이명박 진영은 무엇을 얻을 것인가? 이회창이 제2의 손학규가 되든 말든, 이명박은 이명박을 후보로 뽑아준 보수정당 한나라당의 목소리만 충실히 대변하면 된다.

문제는 왜 그렇게 절차상으로 한나라당(보수진영)의 대선후보로 정당성을 가졌는데, 왜 명분상으로 이명박은 이회창에게 대선후보로서의 정당성을 잃어가고 있느냐는 점이다. 보수진영의 공식 대선후보는 이명박이었는데, 보수진영의 공식적 입장을 이명박이 제대로 대변하지 못했다는 불평을 이명박이 조성한 것은 사실로 보인다. 이명박 후보는 경선에서 승리한 후에 집권 좌파세력에 대항하는 보수 우파세력의 대변자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가치논쟁을 하자는 정동영의 거만한 주장에 이명박 진영은 비실비실 피해가는 모습을 보였다. 정치는 오직 가치싸움(이념이나 노선논쟁)인데, 이명박 진영의 전략가들은 자신들의 전력 때문인지, 가치싸움을 완전히 피해나가는 전략을 택했다. 그 결과 이명박 진영은 노무현-김대중-김정일이 연출하는 '대한민국 정체성과 안보 허물기'에 대해서 좌파세력의 꼭두각시와 같은 모습을 국민들에게 보여주었다.

이렇게 좌파세력에 비굴하고 순치된 꼭두각시의 모습을 보고 보수 우파세력은 또 노무현과 같은 좌파세력의 프락치가 대통령으로 등장할 것이라는 위기감을 느끼게 되었다. 지난 두어달 동안 이명박 후보는 우파세력의 정당한 절차(due process)에 의해서 선출되기는 했지만, 국가안보를 중시하는 우파세력의 정당한 목적(due purpose)을 추구하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정당한 과정(due course)을 밟기는 했지만, 정당한 명분(due cause)는 견지하지 못하는 이미지를 답답하게도 이명박은 국민들(특히 보수세력)에게 보여주었다. 노무현의 굴욕적인 방북행각과 방북 후에 노무현이 보여준 반역적 행각에 대해 이명박은 당달봉사나 귀머거리처럼 행동했다. 이명박은 보수진영의 대변자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없다는 인상을 남겼다. 심지어 대북문제에 관한 이명박의 좌편향적 행보에, 우파진영의 일부 인사들은 '이명박은 제2의 노무현'이라는 우려까지 했다.

민주제도를 선택한 나라에서 지도자를 대변자(representative)라고 부른다. 국민들의 목소리를 반영한다(re+present)는 뜻이다. 자신을 뽑아준 국민들(보수세력)의 목소리를 대변해야 하는 자신의 입장을 버리고, 이명박은 자신을 둘러싼 좌경화된 측근들의 목소리만 대변하는 선거전략의 오류를 1개월 이상 계속했다. 대선후보로 뽑아준 보수진영의 요구나 주장이 이명박의 입에 반영되지 않는 듯한 행보를 우직하게 반복했다. 이명박은 한국인들을 배고픈 돼지로만 보는 좌경화된 측근들에 휘둘려서, 노무현 좌파정권에 모욕당한 한국인들의 분노를 수렴하는 선거운동을 하지 못했다. 입만 열면 경제를 떠벌이는 이명박 후보는 북핵실험 이후에 한국인들이 느끼는 분노와 불안을 완전히 무시하는 냉혹함과 독단성을 보여주었다. 대표만 되면 자신이 대변해야 할 사람들의 요구를 망각하고 자기 멋대로 의사나 정책을 강요(impose)하는 한국지도자들의 고질병을 이명박도 경선 후에 보수진영에 보여주었다.

어떤 체제에서든 주권자의 육체적 양식인 의식주와 정신적 양식인 자존심을 챙기는 것이 지도자의 임무이다. 유권자의 육체적 의식주와 정신적 자존심을 제대로 챙기지 못하는 지도자는 민주제도를 통하여 퇴출된다. 그런데 이명박 후보는 국민의 의식주에는 많은 신경을 썼으나, 배가 부르고 난 뒤에 인간이 반드시 찾은 자존심을 내팽게쳤다. 지금 한국의 국민들이 노무현 정권에 대해서 느끼는 가장 큰 악감정은 바로 국민들을 무시하고 추진하는 굴욕적이고 반역적인 대북정책이다. 다시 말해서 불안해진 안보와 무시당한 자존심이 한국인들의 가장 큰 관심사이다. 국민들이 이념과 안보에 관심이 없다고 여야 정당의 선거진영에서 주장하는 것은 좌파세력의 통치전략이 잘 먹혀들어가고 있다는 증거에 불과하다. 북한 핵실험 협박과 盧정권의 사이비 평화통일극을 목도한 지금 남한 대선의 최우선 화두는 안보이다.

방송들에서 이념경시와 국방해체를 하도 많이 선전선동해서 국민들이 몽롱해져서 그렇지, 심층적으로 국민들은 안보와 이념에 크게 신경을 쓰고 있다. 북한 핵무기 실험과 노무현의 비굴한 방북행각을 보고 국민들은 집권 좌파세력에게 완전히 등을 돌렸다. 지금 국민들이 이명박-이회창의 대결을 벌이게 할 정도로 우파세력의 크게 키워준 것은 모두 안보와 이념에 국민들이 민감해졌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무의식적으로 안보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는데, 여론조사는 피상적인 대답만 취합할 뿐이다. 지금 국민들은 안보나 이념이라는 단어를 직접적으로 사용하지 않아서 그렇지 사실상 안보와 이념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안보나 이념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주장은 한국인들의 심층적 심리를 읽지 못하고 한국인들을 바보로 취급하는 거만한 독선자들이다.

국가안보와 가치전쟁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수렴하지 못하는 이명박의 좌편향적 행보에 불만을 품은 국민들이 이회창의 등장에 가장 큰 변수가 아닌가 생각된다. 그래도 친북세력과 북한정권에 가장 이념적 대립의 각을 강하게 세우고 있는 이회창에게 안보문제에 불안을 느끼고 있는 국민의 심리가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는 것 같다. 이번 선거에서 실제로 선거운동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은 다른 대선에서와는 달리 놀랍게도 50-60대 노인들이다. 정치적 이념이나 노선에 무관심하도록 교육받은 40대 이하의 세대에서 선거운동을 할 사람들이 많지 않다. 지금 집권 좌파세력에 대립각을 세워서 길거리 투쟁을 하는 사람들은 놀랍게도 50-70대의 노년층이다. 한국의 60-70대는 한국은 선진국으로 끌어올린 유능한 세대로서, 한국의 부흥을 까먹는 386놀패세대와는 능력의 질이 다르다.

마치 지난 날 좌파세력이 민주화라는 각성제로 학생들을 선동하여 군사정권을 몰아내듯이, 지금은 우파세력이 국가안보라는 각성제로 노인층을 일깨워서 집권 좌파세력을 몰아내는 선거혁명을 벌이고 있다. 보수적인 노인층을 '시대착오적 이념에 찌든 꼰대들'이라고 폄하하는 정신자세를 가진 정치세력은 노인들의 반란에 당할 수 있다. 미숙한 좌파세력에 10년이나 시달려 본 노인세대의 분노와 결집이 이번 대선의 화두가 될 것이다. 그런 점에서 보수성향의 노인들을 버리고 뉴라이트보다 더 좌경화된 세력이나 세대만 안고 가자는 이명박의 발상은 자신의 승리에 크게 위험한 것이다. 대한민국을 성공적으로 구축한 노인층의 애국적 목소리를 수렴하지 못하는 보수진영의 대선후보는 단결력과 건설력이 강했던 노인세대의 분노를 사서 낭패를 당할 수 있다.

절차상으로 경선을 통하여 한나라당(보수진영)의 대변자가 된 이명박 후보는 그의 주장과 정책에서 보수진영의 주장과 요구를 반영하지 못하여 대변자의 자질을 의심받고 있다. 이러한 자질적 결함의 틈새를 삐집고 아무런 절차상의 정당성도 없는 이회창은 단지 명분상의 정당성을 낚아채면서 보수세력의 대선후보로 단번에 부상하고 있다. 이명박이 보수세력의 대변자라는 위치를 자신의 것으로 횡령(사유화)하여 자신의 편향적 측근들에 휘둘리면서 국민들과 유리된 행보를 하는 사이에, 이회창은 이명박이 내어야 할 보수세력의 목소리를 낚아채어서 자신의 목소리로 만들어버렸다. 이명박은 대선후보자격을 횡령(privatization)하다가 실패하고 있으며, 이회창은 보수세력의 목소리를 납치해서 성공하고 있다. 이명박이 대변할 보수진영의 목소리를 자격도 없는 이회창은 새치기까지 하여 빼앗아 내는 형국이 벌어진 것이다.

자신을 뽑아준 대표자의 위치를 잊고서 유권자의 목소리를 대변하지 못하는 한국 지도자들의 고질적 병폐를 이명박이 두어달 반복하다가 요즘 보수세력으로부터 혼쭐이 나고 있다. 이제라도 이명박 진영은 이회창을 비난하면서 보수세력에 내전만 확대할 것이 아니라, 자신이 보수세력의 유권자들로부터 부여받은 대변자의 역할을 잊지 않고 그들의 목소리를 내어주는 경쟁을 이회창과 벌여야 할 것이다. 이명박과 이회창이 보수진영 내에서 대결하다가 정권교체를 하지 못하는 일이 벌어질지 몰라도, 일단 이명박 후보가 자신의 기반인 보수세력의 목소리를 제대로 반영하는 자세를 갖게 만든 역할을 이회창이 해준 것만은 분명하다. 보수세력의 핵심적인 요구를 국가안보 중시를 이명박은 지금부터라도 더 무시하지 않는 행보를 걸어서 이회창에게 빼앗긴 자신의 대변자 역할을 회복하기 바란다. 그렇지 못하면 정말 이회창이 보수세력의 공식적 대변자가 되는 수가 있다.

바라건데, 이명박과 이회창은 보수세력(더 나아가 70%의 국민들)이 바라는 정권교체를 위하여 결국 후보단일화를 이룩하는 대타협의 드라마를 연출하기 바란다. 이명박과 이회창이 보수세력 혹은 국민들로부터 부여받은 소명은 국가안보를 튼튼히 하면서 정말 평화적으로 자유민주주의를 북한에 전파하는 임무이다. 그렇게 북한에 자유와 민주가 들어가게 되면 통일은 그 부수현상으로 얻게 되는 것이다. 평화통일이라는 결과를 앞세워서 그 전제조건인 자유와 민주를 망각하는 통일정책은 씨를 뿌리지 않고 열매를 거두려는 꼴이다. 대북정책의 대전제는 대한민국의 튼튼한 안보와 자유민주이념의 북한전파이다. 이를 무시하는 모든 평화통일의 구호와 정책들은 사실상 평화, 민주, 자유를 해치는 폭력적 통일전략의 이론적 도구들에 불과하다. 그런 망상적 통일공세에 침묵을 지키면서, 이념전을 피하겠다는 말을 하던 이명박은 경선 후에 제정신을 잃은 후보 같았다.

국가안보와 자유이념 수호를 전제로 하지 않은 평화통일은 모두 거짓임을 보수세력은 잘 알고 있는데, 그 보수세력의 대표주자인 이명박만 모른다면, 이명박은 보수세력을 대변자 자격이 없어진다. 이명박은 지금이라도 자신의 실책을 딛고 부상한 이회창을 욕하지 말고, 보수세력의 핵심적 메시지를 전달하지 못한 불량 메신저가 되어버린 자신의 전략적 오류를 반성해야 한다. 이명박 진영이 이회창의 대선출마를 무력화시키는 길은 조중동을 동원하여 이회창을 무리하게 비난하는 추한 꼴이 아니라, 이회창이 가로챈 보수진영의 메시지를 다시 낚아채어 가는 것이다. 국가안보에 대한 보수세력의 우려를 이명박과 이회창이 경쟁적으로 수렴하면 된다. 보수세력의 공식적 대변자인 이명박 후보가 좌파측근의 목소리만 대변하면, 언제든지 보수세력으로부터 퇴출을 당할 수 있다. 이회창도 기회주의적 모습을 보이면, 마찬가지로 퇴출된다. 그것이 민주주의의 무서운 매력이다.


[조영환 편집인: http://allinkore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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