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1월 05일 (월) 12:07:27 조현호 기자 ( chh@mediatoday.co.kr)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대선 출마가 가시화되면서 조중동을 포함한 보수진영이 분열되고 있다. 조선일보는 5일자에서 사설을 통해 이 전 총재의 출마를 빗대 ''내가 더 나은 후보가 될 수 있다'는 주관적 판단이나, '여론조사 결과가 앞으로 크게 바뀔 것'이라는 낙관적 기대가 소명의 근거가 될 수는 없는 일'이라며 '그것은 오히려 기회주의적 처신으로 비칠 뿐'이라고 비난했다.
조선 '이회창 출마 기회주의적 처신' 동아 '민주주의 유린 폭거' 연일 비판
조선의 김대중 고문은 같은 날자 칼럼 <'이회창 출마' 감상법>에서 '문제는 범여권의 '한 방'과 이명박씨의 '문제'로 인해 표가 구원투수 격인 자신(이 전 총재)에게 모아지는 상황을 설정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점에 있다'며 '이런 추정이나 추론이 아니고서는 이회창씨의 출마를 이해할 수가 없다. 그것도 저것도 아니라면 이씨는 정신적으로 건강하지 못한 상태라는 비판과 비난을 면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조선일보는 이 전 총재의 출마에 대한 한나라당의 전략을 앞서서 분석하는 발빠름을 보여주기도 했다.
1면 머리기사 <이명박 '이박제창'(以朴制昌) 전략>에서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후보는 이 전 총재의 대선출마설로 어수선해진 대선정국을 '박근혜와의 연대설로 이회창 제압' 전략으로 돌파하기로 한 것으로 4일 전해졌다'며 '이 후보측은 이 전 총재가 출마의사를 밝힐 경우, 한나라당 차원에서 이 전 총재의 '잘못된 선택'을 집중 공격하되 이 후보 본인은 이를 무시하는 양면 전략을 구사할 방침이다. 이 후보가 끝까지 이 전 총재에게 '적절한 예우'를 갖추는 것이 여론잡기에 도움이 된다는 판단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동아일보도 사설에서 이 전 총재의 출마에 대해 '우리 정치를 다시 10년 전으로 후퇴시킨 그의 구태와 최소한의 민주주의 게임 규칙마저 유린한 폭거는 우리정치사에서 결코 지워지지 않을 것'이라며 '한나라당은 이 전 총재가 어떤 선택을 하건 국민만 보고 뛰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동아는 '한나라당에 대한 국민 지지율은 50%를 넘고 있다'며 '한나라당이 단합하면 이 전 총재가 훼손한 원칙, 이 전 총재가 추락시킨 정치에의 신뢰를 얼마든지 회복시킬 수 있다'고 주문했다.
조갑제, 이회창 구하기 '깃발'…'이회창 지지자 대부분 조중동 독자'
이 같은 이회창 출마 비판이 연일 보수 언론 지면을 달구고 있는 와중에, 전 월간조선 대표였던 조갑제씨가 같은 날 적극적인 반박에 나섰다.
조 전 대표는 이날 자신의 홈페이지 '조갑제닷컴'에 올린 <조중동의 '이회창 두들겨패기'는 왜 효과가 없는가?>라는 글에서 최근 조중동의 이 전 총재 출마 비판에 대해 조선, 동아, 중앙일보가 거의 같은 논조로써 한 정치인(이회창)을 이렇게 많은 지면을 할애해 비판한 적이 없었던 것 같다며 '언론의 이런 공격에 대한 보호막이 없는(지역과 집단의 기반이 없는) 이회창씨는 동네북이 됐다. 이씨의 출마를 변호하는 사람의 목소리는 거의 보이지 않는 일방적 비판'이라고 지적했다.
조 전 대표는 '두들기는 기자, 논설위원의 글에서는 그 어떤 조심성도 보이지 않았다'며 '그런데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 조중동 3대 신문의 집중폭격에도 불구하고 이회창 지지율은 떨어지기는커녕 그 기간에 폭발적으로 늘었다는 점이다. 이는 독자들의 반란이다. 3대신문 골수 독자들이 3대 신문의 논조를 무시하고 반대의 선택을 했다는 뜻'이라고 평가했다.
조 전 대표는 3대 신문 '충성 독자'의 이회창 지지 선회에 대해 '이회창씨의 사실상 경선불복 출마에 대한 비판의식을 누를 만한 다른 분노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그 분노의 핵심은 이명박 후보에 대한 이념적 배신감'이라고 했다.
▲ 조선일보 11월5일자 34면
'이명박 배신감 정서 읽지 못한 조중동, 언론의 정도 벗어나'
이명박 후보가 경선직후 버시바우 주한 미 대사에게 '이번 선거는 친북좌파 대 보수우파의 대결'이라고 해놓고 노무현 대통령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난 뒤 '시원하고 든든한 말'을 해주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반면 이회창 전 총재는 보수층이 꾹 참고 있던 지난달 24일 서울시청 광장에 나와 NLL(북방한계선) 사수라고 쓰여진 현수막 아래서 연설하면서 지지세력의 결집을 가져왔다는 게 조 전 대표의 분석이다.
조 전 대표는 '조중동의 이회창 비판이 이런 독자들의 변화를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에 효과가 없었다'며 '(또한) 조심성을 잃은 이회창 공격을 통해서 자신들이 이명박 후보의 성공을 절실하게 바라고 있다는 사실을 노출시켰다. 언론은 형식적 객관주의를 포기하면 설득력을 잃게 된다.…조중동의 이회창 두들기기는 언론의 정도를 벗어났다'고 비판했다.
정리하면, 조중동의 끊임없는 이회창 출마 비판이 보수적인 독자들의 욕구와 정서를 껴안지 못한데다, 이명박 쪽에 편파적인 보도 때문에 대부분 조중동의 독자인 보수적 유권자들이 이회창을 더욱 지지하고 있다는 게 조 전 대표의 결론이다.
선거가 40여 일밖에 남지 않은 상태에서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대선출마가 보수진영의 분열을 낳았지만 반대로 보수진영 내부 문제가 엄청난 핫이슈로 등장한 것 또한 사실이다.
이런 보수언론, 보수세력의 고민을 중계하고 있는 현실에 대해, 그렇다면 진보세력은 무엇을 하고 있는가 하는 고민도 제기됐다. 이회창 출마가 옳으냐 그르냐를 떠나 진보의 목소리와 대안이 사라져있다는 데 대한 고민이다.
대선 40여 일 보수세력 쏠림현상, 진보성향 후보는 뭐하나? '자성해야' 지적도
한겨레는 5일자 사설에서 최근 자사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두고 '이번 조사에서 무응답자는 불과 7%였으니 유권자의 정서가 상당 부분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겠다'며 '놀라운 것은 보수 성향 후보에 대한 전례없는 쏠림이 아니다.…놀라운 것은 진보 혹은 자유주의적 성향의 후보에 대한 철저한 외면'이라고 꼬집었다.
한겨레는 이어 '진보성향의 후보들은 제 안에서 문제를 찾아야 한다. 상대 진영과 비교되는 비전과 정책을 제시하지 못했고, 신뢰를 얻는데 실패한 것'이라며 '정동영 후보는 중간층을 흡수하겠다며 비전과 정책의 차별성을 소홀히했고, 문국현 창조한국당 후보 역시 성장과 효율의 덫에 걸려있다,.…진보 성향 후보의 가열찬 반성과 분발을 기대한다'고 지적했다.
조갑제의 조중동 비판과 진보진영의 '허전함'
- 미디어오늘(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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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11-05, 23: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