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시위엔 ‘극우’, 폭력시위엔 ‘시민단체’

[미디어평]좌-우 시민세력에 대한 MBC의 이중 잣대

최근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대선 출마와 맞물려 정통 우파 진영을 ‘극우 강경세력’이라고 지칭했던 공영방송 MBC가 극좌 성향의 폭력시위대에 대해서는 180도 다른 잣대를 들이대는 보도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MBC 뉴스데스크는 11일자 방송에서 민주노총 등 좌익단체들이 주최한 ‘범국민행동의날 민중총궐기대회’를 보도하며 ‘서울 도심에서 노동자, 농민, 그리고 시민단체가 대규모 집회를 열면서 경찰과 충돌이 빚어졌다’고 해설했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MBC가 이 집회 참가자들에 대해 ‘노동자, 농민, 그리고 시민단체’라고 표현한 부분이다. 이날 집회의 주최측은 민주노총, 한국진보연대 등 좌파성향 단체들이었으며, 주한미군 철수와 민간기업 국유화를 주장하는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도 집회 현장에서 지지를 호소했다. 이들은 이날 집회에서 ▷ 경찰의 버스를 흔들며 도로 점거를 시도했고 ▷ 전경버스의 유리창을 망치로 부수고 ▷ 주한 미국 대사관까지 행진을 시도하기도 했다.

이날 집회는 명백한 폭력집회였으며, 이 집회를 주최한 세력과 이에 참여한 세력 모두 대한민국에서 이념적으로 가장 왼쪽에 위치한 ‘극좌 강경세력’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MBC 뉴스데스크는 이들을 ‘시민단체’라고 지칭했을 뿐이다. 이날 폭력집회를 벌인 ‘범국민행동본부’는 지난해 11월에도 충남도청, 강원도청 등을 습격하고 불을 지르는 등의 폭력행위를 자행한 바 있다.

그럼 MBC가 3일 전 방송에서 정통 우파 진영을 향해서는 어떤 단어를 썼는지 상기할 필요가 있다. MBC는 9일자 뉴스데스크에서 이회창 전 총재의 지난달 24일 우파 집회 참석을 비판하며 “이번 대선 출마를 앞두고 특히 안보관에서는 우향우 행보를 드러내면서 극우 강경세력의 대변자로 탈바꿈했다”고 규정한 바 있다.

그러나 10.24 집회는 11.11 집회와는 달리 평화적 집회였다. 경찰을 상대로 쇠파이프를 휘두르지도 않았고 전경버스를 파손하지도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을 ‘극우 강경세력’이라고 지칭한 MBC가 극좌파적 이념에 경도된 폭력시위대에겐 ‘극좌 강경세력’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은 것은 이념적 편파성을 보여주는 사례다.

프리존뉴스 김주년 기자 (daniel@freezon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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