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층을 가르는 자들이 입만 열면 '통합'

가진 자와 못 가진 자의 갈등을 부추기고 거기서 이득을 얻으려는 자들, 그들이 바로 좌파들이다.
국민을 가르는 신당의 정책광고

<아껴야지! 건강보험료! 아낌없이! 핸드백!>

오늘 아침 조간신문들에 실린 대통합민주신당의 대선 정책 광고의 제목이다. <가족이 행복한 나라 만들기 정책 시리즈1>이라는 이 광고의 부제(副題)는 “돈 많은 사람은 돈쓰는 법이 우리와 다릅니다”이다. 이 광고의 왼편에는 건강보험증, 오른편에는 명품 가방 사진이 있다. 본문 내용은 더 자극적이다.

“서민들은 무값, 배추값이 걱정입니다. 그러나 우리 사회에는 엄청난 고가의 핸드백을 들고 다니는 사람이 있습니다. 한 달 벌이 뻔하고 숨길 수 없는 직장인은 건강보험료로 매달 평균 65000원씩 빠져 나갑니다. 그러나 돈 많은 사람은 직장인의 평균보다 훨씬 적게 건강보험료를 낸다면 가족이 행복한 나라가 될 수 있을까요?”

부자와 빈자, 가진 자와 못 가진 자를 편가름하는 전형적인 광고다. 보기에 따라서는 얼마 전 부인이 명품 가방을 가지고 다닌다고 해서 구설에 올랐던 이명박 후보를 겨냥하는 것 같기도 하다.

우리 사회에, 광고에서 그린 것과 같은 모습이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다. 가지지 못한 자들은 그런 현실에 대해 불만을 품을 수도 있고, 배 아파 할 수도 있다. 당장 나부터도 나보다 더 많은 돈을 버는 사람들이 나보다 건강보험료를 덜 낸다면 배가 아플 것이다. 회사 근처에 있는 중저가 옷집에서 사다 준 온 한 벌을 가지고 기뻐하는 아내를 보며 명품 핸드백 하나 사 주지 못하는 자신에 대해 화가 났던 것을 생각하면, 엄청난 고가의 핸드백을 들고 다니는 사람들을 보며 속이 상하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그게 우리 사회의 현실이다. 가진 자가 있으면 못 가진 자도 있는 법이다. 가진 자가 자기 돈으로 명품 핸드백 사는 것을 가지고 뭐라고 그러는 사회라면 그 사회는 자본주의 사회가 아니다. 그런 생각을 가진 사람이 다수인 사회라면, 그 사회는 사회주의 체제로 갈 수밖에 없다. 그것은 대한민국이 건국 이후 지향해 왔고, 우리 헌법이 지시하고 있는 바와는 정반대의 길이다.

가진 자와 못 가진 자의 갈등을 부추기고 거기서 이득을 얻으려는 자들, 그들이 바로 좌파들이다. 대통합민주신당의 광고는 자신들이 좌파라고 자백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건강보험료 징수 체계가 불합리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여기서 나는 하나 묻고 싶다. 저들이 집권한 지 이미 10년이다. 그 10년 동안 저들은 그런 불합리한 시스템을 고치지 않고 뭐하다가, 이제 와서 그걸 가지고 가진 자와 못 가진 자의 갈등을 부추기는 소재로 써 먹나? 이는 자신들이 지난 10년 동안 정권을 잡고 있으면서 허송세월했다는 자백에 다름 아니다.

통합 외치면서 분열 조장하는 위선

이 광고에서 무엇보다도 고약한 것은 ‘위선의 악취’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이 광고는 가진 자와 못 가진 자의 갈등을 부추기고, 국민을 분열시키는 광고다. 그런데 그런 광고를 낸 자들의 이름은 언필칭 ‘대통합민주신당’이다. 국민을 분열시키는 광고를 서슴지 않고 내는 자들이 ‘대통합’이라니? 위선의 극치다.

저들의 ‘통합’ 타령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노사모에 해당하는 정동영의 외곽 조직의 이름 가운데 하나는 ‘국민통합본부’란다. 정동영의 홈페이지에는 지금도 ‘대통합만이 미래로 가는 길, 희망으로 가는 길’이라는 문구가 요란하다.

그 대통합은 아무래도 ‘범좌파 대통합’일수는 있어도, ‘국민 대통합’은 아닌 듯싶다. 그렇지 않고서야 국민들간의 분열을 조장하는 광고를 저렇게 버젓이 낼 수는 없을 테니 말이다. 아니, 무엇보다도 정동영 자신이 지난 달 대통합민주신당 대통령 후보로 선출된 직후,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지금은 진보와 보수, 지역으로, 계층으로, 세대로 다 갈려 있다. 대통령의 우선 과제가 통합조정력이다. 마음을 모아서 당면한 벽을 넘고 싶다.”

그래, 국민을 가진 자와 못 가진 자로 나누고, 거기서 득을 보겠다는 광고를 때리는 것이 ‘통합’인가? 그거야말로 계층을 가르는 가장 악질적인 장난 아닌가?

아들을 美사립학교에 유학보낸 정동영

게다가 정동영이 없는 자에 속한다면 모르겠다. 그의 큰 아들은 특목고인 대원외고를 다니다가 2001년 미국으로 조기유학을 떠나 1년에 5000~6000만원의 학비가 드는 귀족 사립학교 브룩스 스쿨을 거쳐 명문 스탠포드대에 유학 중이다.

아들이 잘나서 스탠포드에 다니는 것을 탓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하지만 아들을 미국의 명문 사립학교에 보낼 정도의 사람이라면, 그는 건강보험료나 배추값, 무값에 벌벌 떠는 사람은 아닌 것이 분명하다. 오히려 명품 핸드백에 아낌없이 돈을 쓰는 사람에 가깝다고 보아야 하지 않을까? 그 자신이 자랑하듯이 보통의 월급장이였고, 빤한 세비를 받는 그가 어떻게 아들을 유학보낼 수 있엇을까?

무엇보다도 정동영은 남북관계의 개선과 통일을 자신의 정치적 동력으로 삼고 있다. 하지만 휴전선 이남 대한민국의 통합조차 이루지 못하면서, 아니 오히려 갈갈이 찢어 놓으면서 외치는 ‘통일’은 얼마나 위선적인가?

제발 부탁이다. 이미 이 나라는 이러 나뉘고 저리 찢기워져 있다. 그 상처에 소금을 뿌리는 선거 캠페인만은 하지 말기 바란다. 그게 이 나라 대통령이 되려는 자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다.

* 이 글에 대해 중앙선관위에서 삭제 명령을 내릴지도 모르겠다. 국민들간의 분열을 조장하는 광고는 허용하고, 그에 대한 비판에 대해서는 재갈을 물린다면, 이보다 더 어이없는 일이 어디 있을까?


  • 트위터
  • 페이스북
  • ↑위로
Copyright ⓒ 조갑제닷컴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달기 댓글쓰기 주의사항

댓글달기는 로그인후 사용하실 수 있으며, 내용은 100자 이내로 적어주십시오. 광고, 욕설, 비속어, 인신공격과 해당 글과 관련 없는 글은 사전통보없이 삭제됩니다.

PC 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