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이 협박해도 對北정책 바꾸어야"

방송기자클럽의 李會昌 후보 초청 토론회에서 나온 중요한 대목.


▷감일근: 북핵문제와 관련해서 질문 드리겠습니다. 이 후보께서는 상당히 보수적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지난 94년에 북핵에 의한 한반도 위기가 한 차례 있었고, 당시에 대북 압박을 통한 해결은 상당한 한계가 있다는 걸 경험한 바 있는데, 그런 관점에서 과연 지금의 대북포용 정책을 폐기할 경우 어떤 대안이 있는지 말씀해 주십시오.

▶이회창: 94년에 북핵 위기가 왔을 때도 북한은 결국 나중에 들어와서 카터 특사를 만나고 제네바 협약에 이르는 합의의 과정에 들어갔습니다. 왜 그랬느냐? 이쪽에서 포용하고, 선물을 줘서 그랬습니까? 아닙니다. 그 당시 유엔이 안보리 제제 위협을 통보하고, 미국이 심지어 군사력 동원 암시까지 준 게 압박이 돼 북한이 결국 대화의 장으로 나와 당시 1차 북핵 위기가 진정되었던 것입니다. 

현재 이러한 북핵 실험으로 야기된 사태는 어찌됐든 해결해야 합니다. 북핵은 폐기해야 합니다. 대북 정책을 정상적인 방향으로 바꿔야합니다. 첫 단추를 주면 변한다는 식으로 끼워놓아, 계속 그래왔고 북 체제는 변하지 않고 핵폭탄이 나왔습니다. 

이제는 그 첫 단추를 바꿔야 합니다. 줘서 변하게 한다는 식으로 바꿔야 합니다. 상호주의 원칙, 그리고 국제공조 투명한 진행을 바탕으로 바꿔야합니다. 지금까지 10년, 북한이 이렇게 해왔는데 그 말을 듣겠느냐, 햇볕정책으로 10년간 해왔는데 바뀌겠느냐, 이렇게 물을 것입니다. 

이는 이른바 역사에서 말하는 사후인식의 편견 같은 것입니다. 어떤 일이 진행된 사정을 사후에 보고 그 일은 그럴 수 밖에 없었다고 생각하는 게 사후 인식의 편견입니다. 첫 단추를 힘들어도 제대로 끼웠다면, 남북관계는 건전한 방법으로 흘렀을 것이고, 북핵 사태도 안 나왔을 것이라는 게 저의 소신입니다. 
 
▷장용수: 출마를 위한 논리적인 공간을 찾기 위해 과도하게 극우로 가고 있다, 이런 지적들이 많은데 그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회창: 그렇지 않습니다. 제 입장을 보시면 북핵 사태 이후에 북핵 폐기를 가장 우선 과제로 제기하고 있고, 그 다음 일반 대북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평화 공존을 이루려면 우선 北체제가 말할 수 있는 상대가 돼야 되기 때문에 개혁·개방 되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합니다. 

한나라당 총재나 후보로 있을 때의 제 대북 정책의 기조를 보시면 북핵 사태를 빼고는 마찬가지입니다. 북핵 사태가 생겨 위협으로 나타난 것을, 현재는 저는 이 부분을 가장 강력하게 주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여야나, 보수, 진보, 극좌, 수구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가 살아야할 것 아니겠습니까? 

그리고 지금 국민들이 얼마나 어렵습니까? 제가 이번에 다니면서 봤더니, 중증 장애인이 제대로 도움도 못 받고 썩은 온돌방에서 지내는 것, 또 6·25때 실명하고 다친 양반들이 원호 보상도 제대로 없어서 고생하는 것을 봤습니다. 이런 분들에게 조금만 주면 형편이 펴질 돈을, 혈세에서, 체제가 바뀐다면, 개혁개방이 된다면 그 돈은 저는 아깝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러지도 않는 것을 한 10년 동안 봐왔는데, 또 계속 퍼부어줘야 평화주의자고, 그게 제대로 가는 대북 정책이라면, 저는 이건 아주 정신 빠진 소리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강경보수라서 이러는 것이 아닙니다. 어떻게 보면 저는 강경보수라고 할 수 없을지 모릅니다. 지금 우리나라에 정통보수로서, 강경한 입장에 서 있는 분들은 제게 미지근하다고 불만을 말합니다. 그런 것보다도 정말 우리가 대한민국의 체제를 지키면서 국민에게 평화를 주고 희망을 주려면, 대북 정책을 무서워해선 안 됩니다. 

국가 지도자는 원칙과 철학이 있어야 합니다. 대북 정책에 있어서도 평화주의자라는 소리를 안 듣고, 전쟁주의자라는 소리를 들으면 안 된다고 이렇게 기회를 보고 눈치를 보면, 우리는 이 상황을 개척할 수 없습니다. 원칙과 강한 철학을 가지고 필요할 땐 국민 설득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남북 관계는 장밋빛 그림이 아니다, 이제 잠시 힘들지 모른다, 북한을 설득하기 위해서 이제는 공짜를 줄 수 없다, 우리가 이렇게 하면 너도 이렇게 하라고 요구할 때에 말 안 듣고, 협박하고 하는 어려운 상황이 올지도 모른다. 그 상황을 홍역으로 알고 지켜내고, 국민을 설득할 수 있는 지도자가 되어야 우리는 제대로 對北관계나 남북관계를 정상으로 바꿀 수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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