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어준/진행자: BBK와 관련해서 이명박 후보의 명함이 사용됐다, 안 됐다, 이런 공방이 치열한데요. 이 명함에 이명박 후보가 그 동안 아무 관련이 없다고 한 BBK가 표기되어 있기 때문이죠. 그 동안 한나라당은 이 명함은 김경준 씨가 위조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만 어제 이장춘 전 외무부 대사가 이 명함을 이명박 후보로부터 직접 받았다고 해서 또 다시 논란이 되고 있는데요. 직접 연결해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이장춘/전 외무부 대사: 아. 여보세요?
▷ 김어준: 여보세요?
▶ 이장춘: 예. 이장춘입니다.
▷ 김어준: 우선 정확하게 언제 어디에서 이 명함을 받으신 겁니까?
▶ 이장춘: 이미 보도됐습니다만 2001년 5월 30일입니다.
▷ 김어준: 장소가 서초구 영포빌딩이라고 보도됐던데요.
▶ 이장춘: 예. 그렇습니다.
▷ 김어준: 제가 이렇게 장소를 다시 물어 확인하는 것은, 그 동안 이명박 후보가 BBK와 무관함을 주장하면서 2001년 4월에 이미 결별했기 때문에 그 명함을 사용할 일이 없다고 주장해왔기 때문에 만약 5월 30일이라고 한다면 그 동안의 해명과 달라지기 때문인데, 6년 전의 일자를 어떻게 그렇게 정확하게 기억하십니까?
▶ 이장춘: 제가 외교관을 한 습관상, 과거 일정이라든지 이런 걸 기록으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지난 30년 간 수첩을 다 가지고 있죠. 사실 영국에서는 소학교 1학년부터 일기 수첩을 가지기 시작합니다. 생일 파티에 초청받아가는 걸 기대하고 거기에 적어놓는다든지, 크리스마스를 기다린다든지. 선진 세계에서는, 교육을 받는 사람은 수첩을 가진다는 게 필수적이에요. 우리나라도 현재 그렇게 되고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 자기가 살아온 과거를 정리해 놓는 것이 나쁘지 않잖습니까?
▷ 김어준: 그렇죠. 어쨌든 그게 직업적 습관이기도 하고, 그럼 그 수첩을 공개하실 수도 있겠군요. 필요하다면.
▶ 이장춘: 경우에 따라서는요. 그런데 제가 거짓말을 하는 것처럼 이렇게 한나라당이 특히 저를 찍는다든지, 이러면 제가 좀 열이 나죠. 속말로. 저는 거짓말하고는 거리가 대단히 먼 사람입니다.
▷ 김어준: 말씀나온 김에 얘기해 보자면요. 한나라당에서는 이렇게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명박 후보가 그 명함을 사용했을 리가 없고, 왜냐면 이미 결별한 이후기 때문에. 혹시 이장춘 전 외무부대사께서 집어왔는지도 모르겠다, 혼자서.
▶ 이장춘: 네?
▷ 김어준: 그러니까 사용했을 리가 없는데 가져갔다면 혹시 본인이 집어왔는지도 모르겠다, 이런 식으로..
▶ 이장춘: 그럼 제가 절도에 해당되겠죠. 나쁘게 얘기해서.
▷ 김어준: 이명박 후보가 직접 준 게 맞나요?
▶ 이장춘: 직접 받았죠. 이게 무슨 애들 장난도 아니고. 제가 나이가 몇 살입니까. 곧 70이 다 되어가는데.
▷ 김어준: 보통 명함 건넬 때는 내가 이런 이런 일을 한다고 설명하면서 건네는데 혹시 이명박 후보가 그 때 뭐라고 했는지는 기억하십니까?
▶ 이장춘: 명함은 그 당시에 우리 이 회장께서 현대 그만두시고 좀 시간이 있을 때 아닙니까. 그래서 새로운 신기법으로 새로운 금융 사업을 내가 한 번 하게 됐다, 이러면서 저에게 그냥 준 거죠. 다른 의도를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고 정상적으로는 저에게 명함을 내놓을 필요도 없죠. 오랫동안 잘 아는 사이니까.
▷ 김어준: 한나라당에서도 그렇게 주장하던데요. 20년 이상 지기인데 특별히 명함을 줄 일이 뭐가 있다고 명함을 줬겠느냐, 오랜 친구인데. 이렇게 주장하던데요.
▶ 이장춘: 한나라당은 지금 계속 거짓말을 하고 있습니다. 이 주소가 BBK가 그런 곳에 있었던 적이 없다, 그러면 그 명함 자체도 가짜를 저한테 줬다는 것 아닙니까. 제가 위조를 하지 않은 이상.
▷ 김어준: 네. 그렇게 되겠죠.
▶ 이장춘: 그것도 죄가 되는지 안 되는지 그것까지는 잘 모르겠는데 가짜 명함을 찍어서 저에게 줬다, 제가 위조하지 않은 이상은요. 그 문제가 작은 문제입니까?
▷ 김어준: 사진에 찍힌 명함을 보니까 영포빌딩이라는 주소가 위에 써 있던데요.
▶ 이장춘: 그 영포빌딩이 지금도 이명박 후보가 소유하고 있는 빌딩 아닙니까.
▷ 김어준: 그 주소를 쓴 글씨체가‥
▶ 이장춘: 제가 손으로 쓴 겁니다. 그 자리에서요.
▷ 김어준: 그 주소는 왜 쓰셨습니까? 명함에?
▶ 이장춘: 왜냐하면 제가 그 빌딩에 처음 갔어요. 처음 갔고 명함 밑에 있는 주소하고 다르기 때문에 그래서 그 빌딩의 소재지도 적어놔야 하는 것 아닙니까? 저는 원래 습관이 그렇습니다. 명함을 받으면 명함에 날짜를 적고요. 혹시 안 적었을 때는 수첩에 기록이 있으니까요.
▷ 김어준: 그렇군요. 그런데 그 동안 한나라당에서는 이 명함이 김경준 씨가 위조한 것이고 사용된 적도 없다고 오랫동안 주장해 왔는데요. 그러면 왜 지금까지 명함을 받았다는 말씀을 안 하고 계셨습니까?
▶ 이장춘: 제가요?
▷ 김어준: 네.
▶ 이장춘: 제가 개인적으로도 가까웠던 사이였고 시끄러운 상황에서 제보자가 된다는 것이 부담스러운 일 아닙니까? 가급적 피하는 게 좋죠. 그런데 대선이라는, 어마어마한 정치적인 분기점으로 가면서 온 나라가 시끄러워져서 이걸 가지고 결판날 것처럼, 제가 대단히 고민하고 괴로웠어요. 그러나 개인적인 친구 관계보다는 공을 위해서 그냥 가만히 좌시하고 방관할 수 없다, 제가 원래 그런 사람입니다. 38년 공직에 있으면서 제가 거짓말을 한다든지 부정이라든지 이런 걸 못 참는 사람입니다.
▷ 김어준: 한나라당 국제위원장 하신 적 있으시죠?
▶ 이장춘: 국제위원장이 아니고, 2001년에 국제위원회 부위원장 했었는데 그건 이름만 걸어놓은 거고요. 왜냐하면 한나라당의 대북 정책, 또 국가관. 이런 것과 제가 비슷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제가 한나라당을 지지를 했죠. 그 당시에.
▷ 김어준: 그래서 그런지 한나라당에서는 지금 이것이 범여권 측의 정치 공세라고는 말 못 하고 대사님이 이회창 후보 쪽 사람이기 때문에 그 쪽에서 정치적 공작하는 것이라고 주장을 하는데요.
▶ 이장춘: 그런 식으로 한나라당이 떼를 쓰고 억지를 쓰면 계속 그 사람에게 좋을 게 없습니다. 지금 제가 보기에 한나라당은요. 최후를 기다리고 있는 정당처럼 보입니다. 그 동안 우여곡절 끝에 여기까지 왔잖습니까? 계속 거짓말을 하고 있잖습니까. 국민을 바보로 여기고 있습니다.
▷ 김어준: 이회창 전 총재하고는 아무 상관 없으십니까, 개인적으로?
▶ 이장춘: 아무 관계 없습니다.
▷ 김어준: 최근 몇 개월 동안 이회창 전 총재를 만난 적은..
▶ 이장춘: 만나 본 일이 없습니다.
▷ 김어준: 순전히 개인적인 동기다?
▶ 이장춘: 개인적인 동기죠. 그리고 저도 공인 아닙니까? 공직은 그만뒀지만 제가 신문에 글을 많이 썼고, SBS TV에도 나가서 시끄러운 밤이 있었잖습니까. 심야 토론에서. 제가 개인적인 사감이나 특정 정당, 특정인을 지지하기 위해서 한 게 아닙니다. 제 행적을 전부 다 조사해 보십시오. 제가 지난 7년 동안 글을 근 50편 썼어요. TV도 많이 나가고. 요새는 안 나가지만요. 정식 인터뷰도 오늘 처음인데, 몇 년 만에.
▷ 김어준: 알겠습니다.
▶ 이장춘: 민주주의를 위해서는요. 야당의 존재가 필수적이지 않습니까? 야당은 영어로 반대당이에요. 그런데 가장 중요한 문제, 국가의 안위나 안보에 관한 문제를 비켜가면서 그걸 가지고 어정쩡하게 중도로 가느니 타협을 하느니 이런 것은 절대로 있을 수 없어요. 저의 국가관과 신조로서는 제가 좌시할 수 없습니다.
▷ 김어준: 혹시‥
▶ 이장춘: 특히 10월 4일 선언 이후로 제가 완전히 돌아섰어요.
▷ 김어준: 혹시 이명박 후보의 안보관이 희미해서 그래서 혹시 지금 이명박 후보에게 불리할 걸 알면서도 카드를 꺼내신 겁니까? 명함을?
▶ 이장춘: 저는 이명박 후보의 개인적인 안보관이나 애국심을 의심하지 않습니다. 오랫동안 사귀어왔기 때문에 제가 잘 알아요. 그런데 대통령 출마를 하게 되어서, 특히 경선에서 이기고 10월 4일 이후로, 그 선언이 보통 선언입니까? 저는 노무현 정권이, 노무현 씨가 깽판 친다고 했잖아요. 깽판의 절정이 바로 10월 4일 선언이라고 봅니다.
▷ 김어준: 그럼 마지막 질문인데요...
▶ 이장춘: 거기에 대한 반응을 한나라당 후보로서 제대로 했었어야죠.
▷ 김어준: 알겠습니다. 마지막 질문인데요. 혹시 이명박 후보 외에 박근혜 전 대표나 이회창 전 총재 후보, 둘 중 한 분이 한나라당의 후보 혹은 보수 진영의 후보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 이장춘: 저는 지금 이런 기회에 특정인을 지지한다는 이야기는 하고 싶지 않고요. 이미 신문에 보도된 대로 국가 최고 지도자의 최고 덕목은 정직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선진 세계의 문턱 위에 올라설 수 있는 절대 조건은 저는 정직이라고 생각해요.
▷ 김어준: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 이장춘: 네. 감사합니다.
▷ 김어준: 지금까지 이장춘 전 외무부대사였습니다.
S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앤조이 2007년 11월 23일(금) - 전 외무부 대사 이장춘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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