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공개처형서 평균 30~90발씩 쏴 죽여"

좋은벗들 "김정일 정권 공개처형, 올들어 다시 빈번해져"
북한의 공개처형이 최근 들어 다시금 빈번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북인권단체인 ‘좋은벗들’(이사장 법륜)의 이승룡 평화인권부장은 26일 단체가 주최한 북한인권보고서 발표회에서 “북한의 공개처형이 당의 지시를 어긴 사람을 단죄하고 국가의 방침을 어겨서는 안 된다는 대주민 선전용으로 여전히 이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래는 이날 이승룡 부장의 발제 일부를 정리한 것이다. <편집자 주>

 
▲26일 오후 배재학술지원센터에서 열린 '좋은벗들'의 북한인권보고서 발표회.ⓒ 프리존뉴스
국제사회의 비판적 여론에 부딪혀 지난 2000년 이후 한동안 줄어들었던 북한의 공개처형이 다시 빈번해지고 있다. 공개재판과 공개처형은 범죄자에 대한 재판과 형벌 집행의 과정이기도 하지만 일반적으로 반사회적 행위와 범죄자에 대한 단죄를 통해 주민들에게 경각심을 일깨우고 체제에 순응하고 사회적 일탈을 방지하는 주민 교육 수단으로서의 의미가 크다.

따라서 공개재판과 공개처형에서 죄형법정주의는 철저히 무시되고 늘 지은 죄보다 훨씬 심한 형벌을 받는 일벌백계 식으로 진행된다. 2007년 5월 1일 회령에서는 전체 시민들을 노동자 문화회관에 모이게 한 후 비법월경자 4명과 인신매매자 5명에 대한 공개심판이 진행됐다. 비법월경자들은 교화 3~5년을 선고받고 인신매매자 5명은 교화 10년형을 선고받았다.

그 공판자리에서 향후 인신매매 자들을 모두 최고형인 사형에 처하겠다고 공포했다. 비법월경죄로 5년 교화형을 내린 것은 이동의 자유를 구속하는 지나친 형벌이다. 또한 인신매매 자에게 10년형을 넘어 사형까지 선고하는 것도 북한형법의 사형관련 조항에 인신매매에 대한 언급이 없어 죄형법정주의에도 위배된다.

과도한 형벌을 부과하는 것도 문제지만 공개처형은 그 자체로도 비인간적이다. 2007년에 들어서서 집행하는 공개처형은 이전과는 한층 강화된 잔인함과 폭력성이 내포되어 있다.

[사례1] 2007년 7월 25일 강원도 원산의 시내 경기장에서는 전체 군중을 모아 놓고 공개재판을 한 후 남녀 간부 2명을 공개처형했다. 6명의 군인이 각각 총을 30발씩 쏘았다. 죄목은 도박과 마약, 성적희롱과 공금횡령 등이었다. (2007년 7월, 강원도 원산)

[사례2] 비슷한 시기에 함경북도 연사에서는 릉라88무역회사의 사장을 90발을 쏘아 공개처형했다. 죄목은 마약과 무단벌목, 사치향락 등이었다. (2007년 7월, 함경북도 연사)

[사례3] 8월에는 평안남도 순천의 비날론 공장 사장을 90발을 쏘아 총살했다. 죄목은 전쟁시기 치안대경력이라 했지만 식량부족으로 굶어 죽어가는 공장 노동자들을 위해 공장기물을 팔아 식량을 구입한 것이었다. (2007년 8월, 평안남도 순천)

[사례4] 10월 4일에는 순천경기장에서 15만 주민들을 모아놓고 순천의 돌 가공 공장 사장을 90발을 쏘아 공개처형했다. 죄목은 아버지의 전쟁시기 치안대장 경력이라고 했지만 공장 지하에 13대의 전화기를 설치하고 장기간 국제통화를 했기 때문이다. 공개처형이 끝나고 퇴장하다가 6명이 압사하고 34명이 부상을 입는 사건이 발생했다. (2007년 10월, 평안남도 순천)


위 네 사건들의 공통점은 사형수들이 모두 검열 직후 죄가 드러난 공장의 외화벌이 단위의 대표라는 것과 90발씩 총을 쏘았다는 사실이다. 물론 공개처형은 3명의 군인이 3발씩 9발을 쏘는 게 일반적인 모습이고 일반주민들의 공개처형은 90발씩 쏘지 않는다. 이는 검열이후에 드러난 과오에 대한 공개적인 단죄로 보인다.

또 향후에는 누구라도 국가의 정책에 위배되는 행위는 10배나 무거운 죄를 물어 엄단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으로 보인다. 북한 정부의 입장에서는 더 이상 사상의 변질을 막고 당과 국가의 방침에 따라 통제되는 사회적 분위기 조성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회의 기강확립이 필요하다 해도 공개처형은 정당화 될 수 없다.

굶어 죽어가는 노동자들을 위해 공장 기물이라도 팔아서 인명을 구한 간부에게 국가 기물을 파손했다며 반역의 혐의를 씌운 것은 분명 과도한 처벌이다. 여기에서 인민과 인권은 없고 국가와 국가주권만 남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현실을 볼 수 있다. 특히 주민들을 강제 동원해 이후에는 사형에 처하겠다고 공포하는 것 자체가 전근대적 국가관의 표출이다.

위 원산의 처형 사례에서 지역 주민은 물론 강원도 각지와 평양의 일부 간부들까지 동원해 참관하게 했으며, 순천의 처형에서도 평양간부를 비롯한 15만의 주민들이 대거 동원됐다. 국가가 사람을 죽이는 모습을 국민들이 왜 봐야 하는가? 그 살인 현장을 보여주고 국가가 얻고 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는 자명하다.

고난의 행군 시기 공장 기물을 파는 등 생계형 범죄자들을 대거 공개처형할 때도 주민들에게 공개처형이 있다고 알리기만 했지 동원하는 경향은 적었다. 그러나 최근의 공개처형은 도덕과 교양으로 교육하지 않고, 주민들을 대대적으로 동원해 극형의 현장을 직접 보게 함으로써 강제와 억압에 의해 사회질서를 잡으려는 공포 정치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

정리/프리존뉴스 김필재 기자 (spooner1@freezon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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