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자 중앙일보 사설은 이렇게 시작된다.
<제목: 검찰 발표 승복하고 당당한 선거운동하라
검찰 발표로 BBK 의혹이 해소됐다. 검찰이 발표한 내용은 구체적이고 입체적이다. BBK·다스 직원들이 진술했고, 과학적인 문서감정기법이 동원됐으며, 면밀한 계좌추적이 있었다. 무엇보다 김경준 스스로가 계약서 위조, 허위 주장을 자백했다. 모든 후보, 모든 세력은 이 발표에 승복해야 한다. 진실보다 더 소중하고 강력한 가치는 없다>
이 문장이 검찰 홍보 책자에 나오는 문장이라면 몰라도 명색이 한국의 대표적 신문의 사설에 나오는 문장이라고는 도저히 믿어지지 않는다. 이 사설 문장은 형식논리상 이미 틀려먹었다. '검찰 발표로 BBK 의혹이 해소됐다'는 말은 민주국가에선, 또 언론사에선 성립할 수 없는 말이다. 검찰이 발표한 사실은 진실이 아니다. 검찰의 주장일 뿐이다. 이것이 법적 사실로 확정되려면 3심을 거쳐야 한다. 검찰 발표가 진실이라면 변호사도 판사도 재판도 필요 없다. 더구나 BBK 사건은 쟁점이 있는 사안이고 검찰 발표에 대해서 여러 세력과 여러 인사들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중앙일보 사설은 그 어떤 단서도 달지 않고, 마치 오늘이 오기를 목을 빼고 기다렸다는듯이 '검찰의 판단은 진실이니 무조건 믿어라'고 강요한다.
'모든 후보, 모든 세력은 이 발표에 승복해야 한다'고? 검찰 발표에 반대하면 역적이 되는가, 非국민이 되는가? 어떤 사람의 판단에 무조건 따라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는 독재자이거나 독재적 마음을 가진 이다. 인간은 모든 것을 의심할 권한과 의무가 있다. 검찰 발표는 진실이라고 멋대로 단정하는 것도 모자라, 모든 후보, 모든 세력은 무조건 검찰 판단을 따라야 한단다!. 이런 건방진 사설이 어디 있단 말인가? 중앙일보는 지금 검찰공화국의 기관지인가? 검찰의 수사 발표가 나중에 재판을 통해서 사실로 밝혀지든 말든 오늘 중앙일보 사설은 그 문장속에서 이미 객관성, 공평성, 과학성을 결여하고 있다. 나쁜 글의 한 샘플이다.
선거판에서, 사실 앞에 줄을 서야 할 언론이 권력 앞에 줄을 서면 신념을 사실보다 앞세우게 된다. 언론인은 사실이 신념보다 중요하다는 警句(경구)를 하루에도 수십 번 외워야 하는 직업인이다.
검찰 판단을 무조건 믿어야 한다는 중앙일보 사설
- 趙甲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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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12-05, 22: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