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불성설이다", "전향이나 다름없다”

'BBK 명함' 폭로 이장춘 전 대사의 정동영 후보 지지선언에 대한 우파 인사들의 반응.
▲이장춘 전 외무부 대사.ⓒ 프리존미디어 DB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 후보의 ‘BBK 명함’을 폭로했던 이장춘 전 싱가포르 대사가 13일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대선후보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다.

김대중·노무현 정권의 ‘햇볕정책’을 정면 비판하며 정통우파 인사로 분류돼온 이 전 대사의 이같은 행보에 대해 좌·우 양 진영은 뜻밖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프리존뉴스>는 이날 ‘전향’에 가까운 이 전 대사의 정동영 후보지지 배경을 듣기위해 수 차례에 걸쳐 전화인터뷰를 시도했으나 통화가 되지 않았다.

그러나 이 전 대사는 앞서 ‘오마이뉴스’, 머니투데이, KBS 등과의 인터뷰에서 鄭후보 지지 선언 이유에 대해 “개인 입장에서는 민주주의를 지키는 대안으로 정동영 후보밖에 없다고 본다”며 “鄭후보도 그동안의 많은 잘못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으며, 이런 이유로 鄭후보를 지지하기로 결심했고 찬조 연설도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 전 대사는 또 지난 5일 검찰의 BBK 수사결과 발표에 대해 “검찰이 대한민국과 대한민국 국민들을 속였다”면서 “검찰 발표 한 방으로 세상이 조용해져 버렸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성향상 나는 ‘정통보수’”라면서도 “지금 대한민국에 불이, 그것도 큰 불이 난 상황인데 집안에 불이 나면 불부터 꺼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격언에 보면 외교는 항상 국내문제와 함수관계에 있다는 말이 있다”면서 이명박 후보 ‘불가론’을 펼쳤다.

앞서 이 전 대사는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오늘(11일) 아침 정 후보와 15분간 만나 ‘지난 10년간의 시행착오를 반성하고 새 출발을 해라, 거짓말하는 사람이 대통령이 되면 안 되고, 재벌부패를 척결해야 선진국이 된다’고 조언했다”면서 자신의 결심을 밝혔다.

그는 이어 “물에 빠진 대한민국을 건져내야 하는데 보수와 진보가 어디 있느냐”면서 “미국의 닉슨 대통령도 거짓말 한 마디로 쫓겨났는데 ‘거짓말쟁이 대통령’을 5년 동안 지켜보고 있을 거냐”고 재차 鄭후보에 대한 비판적지지 입장을 표명했다.

그러나 이 전 대사의 이같은 주장에 대해 우파 인사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6.25 참전용사로 전 국회부의장을 지낸 장경순(86세·예비역 중장) 자유수호국민운동 명예의장은 이날 <프리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 전 대사가 ‘보수’를 자처하면서 김대중·노무현의 대북퍼주기 노선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는 정동영을 지지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 전 대사가 이명박 후보의 도덕성을 비판하고 있는데, 그렇다면 좌익 정권을 교체하겠다고 나온 이회창 후보를 지지할 것이지, 어떻게 난데없이 정동영을 지지할 수 있느냐”면서 “이 전 대사가 지금 큰 판단착오를 하고 있다. 생각을 바꿔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 명예의장은 이어 “정통우파에게 있어 이명박과 이회창은 ‘차선’과 ‘최선’의 관계이다. 여기서 햇볕정책을 지속시켜 김정일 정권과 함께 대한민국을 말아먹을 정동영은 최악의 후보이다. 이 세 인물 가운데 누가 더 도덕적인지는 말할 필요도 없다”고 덧붙였다.

대북전문가이자 대표적 우파논객인 홍관희(전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안보전략연구소장도 이날 본지와의 전화인터뷰에서 “BBK 명함을 폭로한 이 전 대사의 도덕성을 의심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이 전 대사가 대선을 불과 며칠 앞두고 좌파 후보인 정동영 후보를 지지하겠다는데 대해서는 찬성할 수 없다. 이는 사실상의 ‘전향’이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홍 소장은 이어 “도덕적인 측면에서 봐도 정동영 후보를 지지하는 것은 옳지 않다. ‘햇볕정책’을 계승하겠다는 정동영 후보는 역사관과 세계관이라는 더 큰 가치적 측면에서 봤을 때 이명박 후보보다 더 비도덕적이다. 이 부분에 있어 이 전 대사께서 올바른 판단을 내려야 할 것이다. 자칫 돌이킬 수 없는 과오가 될 수도 있다”면서 우려를 표명했다.

한편, 이 전 대사는 이날 밤 방영될 정동영 후보 찬조방송 연설에서 지난 2001년 5월 30일 이 후보로부터 직접 BBK 명함을 받은 경위를 밝히며 ‘이명박 대통령 불가론’을 펼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프리존뉴스 김필재 기자 (spooner1@freezon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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