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필 하모닉, 김정일 '음악정치'에 이용당하나?

北 "장군님은 모차르트와 같은 신동" 선전·선동
 
▲ 내년 2월 평양에서 열릴 예정인 뉴욕 필 하모닉 공연을 북한은 미국이 김정일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합의한 것이라고 선전할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catallarchy.net
내년 2월 평양에서 열릴 예정인 뉴욕 필 하모닉 공연을 북한은 미국이 김정일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합의한 것이라고 선전할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다수의 탈북자들은 14일 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공연이 김정일의 생일인 2월16일로부터 불과 열흘 뒤에 열린다는 점을 지적하며, 북한 당국은 미국이 김정일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뉴욕 필 하모닉을 평양에 보냈다고 왜곡 선전할 것이 뻔하다고 주장했다.

북한 예술단 출신 탈북자 김경순(가명) 씨는 “과거에도 유명한 외국 예술단이 평양을 다녀갔을 때 이들의 방문이 김정일의 위대함 때문이라고 주민들에게 선전해 왔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탈북자 안명호(가명) 씨도 “통상 김일성과 김정일의 생일을 전후한 2월과 4월경에는 외국의 공연단이 평양을 방문했었다”면서 “이번 뉴욕 필 하모닉의 평양 공연도 그런 범주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최근 북한을 다녀온 미국 거주 한인들의 말에 따르면 북한은 최근 뉴욕 필 하모닉이 남한에서도 공연한 적이 없다면서 허위로 과장 선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 언론은 또 김정일 정권은 최근 부시 대통령의 친서에 대해서도 “미국이 결국 정치적으로 무릎을 꿇은 것”이라며 왜곡 선전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이 같은 김정일의 음악과 관련된 행보를 북한에서는 ‘음악정치’로 명명하고 있다. 음악정치는 김정일의 인덕정치·광폭정치·선군정치·과학중시정치에 새롭게 추가된 것으로 지난 2000년 2월 7일 평양에서 열린 인민무력성(현 인민무력부) 집회에서 처음 등장했다.

이날 집회에서 조명록 총정치국장을 비롯한 인민군 고위 장성들은 토론을 통해 “우리나라에서는 지금 그 어느 시대에도 있어보지 못한 우리식의 특이한 음악정치가 펼쳐지고 있다”면서 “우리 인민의 기상은 김정일 동지의 ‘음악정치’가 가져온 자랑찬 결실”이라고 주장했다.

이후 김정일 정권은 기회 있을 때마다 음악정치에 대해 선전해 왔는데, 그 핵심은 김정일이 음악을 사상이나 총대처럼 중시하고 음악을 통해 전체 주민들을 하나로 묶어 그 위력으로 혁명의 승리를 이룩해왔다는 것이다. 즉 “북한 주민들에게 있어 음악은 때로 수천, 수만의 총포를 대신했고 수백, 수천만 톤의 식량을 대신했다”는 것이 김정일 정권의 주장.

일례로 북한이 내세우는 김정일의 공식 전기에는 김정일은 이미 10살 때 ‘조국의 품’을, 20대 초에 여러 혁명 가극들을 작곡하는 등 모차르트와 같은 음악 신동이었다고 밝히고 있다.

이와 함께 지난 98년 북한의 문학예술종합출판사는 ‘음악의 원로 김정일’이라는 책의 서문에서 “세계의 음악평론가들은 장군님의 천재적인 음악적 식견과 조예를 두고 그분은 음악의 세계를 한 몸에 체현하시고 온몸으로 음악을 대하고 감수하시는 음악의 화신, 세계 유일무이한 체질화된 음악인간이시라고 한결같이 말하고 있다”(1~2쪽)라고 쓰여 있다.

그러나 이 같은 북한의 주장에 대해서는 “어떤 평론가가 그런 말을 했는지 얼굴 한번 보고 싶다”는 것이 대다수 양식 있는 음악인들의 중론이다.

프리존뉴스 김필재 기자 (spooner1@freezon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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