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式 殺身成仁

그는 이명박 후보의 지지율만 잠식한 것이 아니라 정동영 후보의 지지율도 깎아먹었다.
지난 11월7일 대통령 선거 출마를 선언하면서 李會昌 후보는 '殺身成仁'을 강조했다. 자신이 좌파정권 종식의 방해가 될 것 같으면 용퇴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되었다. 즉 李明博, 李會昌, 정동영 사이에 30% 전후의 지지율로 3强 구도가 형성되어 선거 막바지로 치달을 때는 약속대로 살신성인할 기회가 생길 것이라고 예측되었다.

지금 이명박 후보는 약45%의 지지율로 2위인 정동영 후보를 30% 포인트 정도의 차이로 앞서 나가고 있다. 이회창 후보는 정동영 후보에 약간 밀리는 3위이다. 李會昌 후보가 완주해도 정동영 후보가 당선될 가능성이 수학적으로 거의 불가능하게 되었으니 이회창씨가 殺身成仁할 필요가 없게 된 것이다.

李會昌 후보는 자신이 의도하지 않은 면에서 殺身成仁한 부분이 있다.
1. 그는 이명박 후보의 지지율만 잠식한 것이 아니라 정동영 후보의 지지율도 깎아먹었다. 특히 충청표를 잡아놓는 바람에 정동영 후보의 희망이었던 호남+충청권 연계가 불가능하게 되었다. 이회창 후보가 출마하지 않았더라면 汎여권 단일화가 이뤄져 정동영 후보의 지지율은 30%를 넘어섰을 것이다. 이회창 후보의 출마로 보수진영이 갈라지자 범여권도 단일화해야 할 동기가 약해졌다. 단일화를 해도 勝算이 없으니 동기가 생기지 않는다.

2. 李明博 후보에 대한 테러 가능성을 줄였다. 한국 대통령의 목숨을 노린 테러범죄의 전과자인 김정일이 이명박 후보를 테러할 경우 더 강경한 보수인 이회창 후보가 당선될 가능성이 높다. 테러가 역효과를 내게 된다. 이회창씨가 출마하지 않았더라면 지금쯤 보수층은 가슴을 졸이면서 이명박 후보의 安危를 걱정하고 있을 것이다.

3. 북한정권의 공격 표적이 이명박에서 李會昌으로 바뀌어졌다. 이는 이회창 후보의 강경한 對北정책 때문일 것이다. 그만큼 이명박 후보에 대한 남북한 좌익들의 공격 예봉이 무디어졌다는 뜻이다.

4. 이회창의 출마는 한나라당의 보수정치 시장 독점구조를 깼다. 보수끼리의 경쟁이 강화되었다. 이 경쟁으로 인해 이명박 후보 진영도 더 열심히 싸우지 않으면 안되게 되었다. 이명박 진영은 또 보수층의 눈치를 살피게 되었다.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상황이다.

5. 내년 4월 총선을 통해서 보수 양당 내지 보수 多黨 구조가 만들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만큼 좌파의 무대가 좁아질 것이다.

6. 이렇게 되니 보수 단일화는 의미가 없게 된 것이다. 이회창 후보는 사실상의 경선불복 출마를 감행하여 비판을 많이 받았으나 위에서 지적한대로 보수층은 그의 출마로 득을 많이 본 셈이다. 이게 이회창식 殺身成仁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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