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明博 후보가 국회에서 극한 대치상황을 유발한 BBK 특검법안을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즉, 대통령으로 당선되면 당선자 신분으로서 조사를 받겠다는 각오를 보인 셈이다. 이는 환영할 만한 결단이다. 12월 5일의 검찰 발표가 국민들을 납득시키지 못한 데서 발생한 상황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되었다. 사실상의 재조사가 이뤄지게 되었기 때문이다.
검찰이 차기 대통령으로 유력시되던 李 후보에게 너무 유리한 결론을 내렸다가 결국은 李 후보와 검찰에 불리한 결과를 만들고 말았다. 균형 감각이나 공평성을 상실하면 설득력을 잃게 되므로 반드시 代價를 치러야 한다. 일단은 검찰 발표에 승복하지 않고, 굴하지도 않고 버티었던 세력이 이긴 셈이지만, 특검 결과에 따라서는 李明博 후보도 치명타를 면하고 정치적 부담을 덜어 홀가분한 마음으로 대통령에 취임할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탄핵, 사퇴 요구가 나올 사안이 드러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국의 主流 언론이 12월 5일 이후 일방적으로 검찰과 李明博 후보한테 유리한 보도를 했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진실규명을 외치면서 끈질기게 물고 늘어졌던 사람, 네티즌, 정치인, 단체가 무시할 수 없는 여론을 만들고 여기에 오늘 공개된 동영상이 결정타가 되었다. 정보화가 광범위하게 진행된 한국사회는 언론과 권력이 짠다고 여론이 조작될 수 있는 곳이 아니다. 이번 사건은 언론과 권력의 독점체제가 깨어지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지금 문제의 초점은 李 후보의 犯法여부라기보다는 거짓말 여부이다. 정치에선 거짓말이 가장 큰 문제가 된다. 공방전을 벌이다가 보면, 사건의 내용보다는 거짓말이 더 큰 본질이 된다. 상황을 이렇게 악화시킨 책임은 1차적으로 李明博 후보가 져야 한다. 그의 앞뒤 맞지 않은 말들이 부른 사건이기 때문이다.
특검이 한국 정치판의 갈등을 마무리하는 역할을 하려면 공정하고 엄정한 수사를 하는 수밖에 없다. 李明博 후보에 대한 예우나 특혜는 인정되지 않는다. 대통령 당선자와 피고인 사이의 대질 신문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특검 조사는 선거 이후에 이뤄지게 된다. 시기는 대통령 취임 前後와 겹치게 되고 4월 총선 준비 기간과도 맞물린다. 특검을 맡을 사람들이 정말 고생하게 생겼다. 그럼에도 이 모든 일들이 법치주의의 테두리 안에서 이뤄지면 대한민국은 손해 볼 것이 없다.
李明博 후보를 이번 大選에서 찍겠다는 이들은 BBK 의혹에 대한 태도에서 두 갈래로 갈린다. 한쪽은 “그 정도는 흔히 있는 일이다. 역적질보다는 낫다. 문제 삼지 않아야 한다”이고, 다른 쪽은 “지지하지만 사실관계는 밝혀야 한다. 보수가 거짓말을 해선 안 된다”이다. 이렇게 생각이 다른 이들이 식사를 하다가 심한 언쟁을 벌이기도 한다. 이는 의미 있는 토론이다.
만약 李明博 후보의 지지율이 5% 내외로 2위 정동영 후보를 앞서는 상태였다면 보수층은 거의가 “BBK 따위는 문제 안 된다. 좌파정권 종식이 우선이다”고 나왔을 것이다. 많은 보수층이 “좌파정권도 종식시켜야 하지만 진실도 알아야겠다. 우리 편이라고 거짓말을 그냥 덮을 수 없다”고 나오는 것은 이명박 후보의 단독 선두 질주에 의해 여유가 생겼기 때문이다. 좌파정권 종식은 확실해졌으니 이젠 보수 自淨도 해야 한다는 욕심이다. 이는 보수층의 성숙된 면을 보여준다. “지지하지만 진실을 덮어선 안 된다”는 자세는 상당한 균형 감각이다. 그렇다면 BBK 사건은 한국의 민주주의를 발전시키기 위한 건전한 진통일 수가 있다. 오늘 하루를 마감하면서 있었던 일을 되돌아보면 역시 한국의 민주주의는 생동하는구나 하는 감격에 젖게 된다.
이명박 후보의 특검법 수용을 환영하면서
- 趙甲濟
- ▶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 2007-12-16, 23:4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