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노무현, 김대중은 조용한가?

두 사람의 희망대로 정치판이 움직여주지 않았다.
이번 대통령 선거의 막판에선 노무현 대통령과 김대중 전 대통령이 예상밖으로 조용했다. 자신의 세력을 결집시켜 정동영 후보를 밀 만도 한데 두드러진 행동을 하지 않았다.

우선 두 사람의 희망대로 정치판이 움직여주지 않았다. 김대중씨는 손학규씨를 밀었던 것 같다. 노무현 대통령은 이해찬 전 총리가 대통합민주신당의 후보가 되기를 바랐을 것이다. 두 現前職 대통령의 희망과는 반대로 정동영씨가 경선에서 大選 후보로 당선되었다. 노무현 대통령은 열린당 내에서 자신에게 반기를 들었던 정동영 후보를 인간적으로 싫어한다. 선거기간중 盧 대통령이 정동영 후보를 지원했다는 증거는 없다. 그는 중립을 지킴으로써, 특히 이명박 후보에 대한 검찰의 BBK 수사 발표를 침묵으로 지지함으로써 이명박 후보에 대해서 우호적 태도를 보인 셈이다. 이명박 후보도 청계천 복원 공사를 盧 대통령이 밀어준 데 대해서 고마워하곤 했었다. 盧 대통령도 이회창 후보나 정동영 후보보다는 이명박 후보에 대해서 인간적인 호감을 갖고 있다고 한다.

정동영 후보 측근에선 김대중 전 대통령이 적극적으로 도와주지 않는다고 불평하기도 한다.

노무현 정권의 핵심부에선 정동영씨가 후보가 됨으로써 모든 구상이 물거품이 되었다고 원망한다. 노무현, 김대중씨는 흔쾌히 밀고싶은 사람이 없을 뿐 아니라 누구를 밀어도 당선 가능성이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되었다. 손을 쓸래야 잡아줄 손이 없게 된 것이다. 선거 막판에 가서는 이명박의 독주에 무력감을 느낀 정권측 인물들 사이에서 정동영과 이회창 후보라도 손을 잡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나왔다.


이런 상황은 정동영 후보에게는 오히려 좋은 기회이다. 정동영 후보가 自力으로 2위 득표를 하면 그는 노무현, 김대중씨의 영향에서 벗어나 독자적 정치세력을 만들 수 있다. 정동영 후보는 가정 환경이 좌익이 아니라 오히려 우익으로 불릴 만하다. 좌파 운동권 출신도 아니다. 선거운동 과정에서 좌파적 색채를 강하게 보인 적도 없다. 물론 친북세력이 그를 지원하는 것은 사실이고 통일부 장관 시절 제주해협 개방, 200만kw 對北송전 등 親北정책을 썼던 것도 사실이다.

大選 후 총선까지의 기복 많은 기간에 그가 친북좌익 세력과 손을 끊고 보수화할 가능성도 예의 주시해 볼 만하다. 선거에 나올 사람들은, 한국 사회의 거대한 보수화 흐름에 대해서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신당의 공천과정에서 친북좌파 인사들이 배제될 수도 있다. 좌파세력 내부의 우경화가 과연 일어날지 관심사이다.

한편 김정일 또한 李明博 후보의 눈치를 봐야 하는 입장이 된 듯하다. 김정일의 관심사는 체제유지인데 이를 위해서는 한국으로부터의 원조에 의존하지 않을 수 없다. 이회창 후보의 출마 이후 북한정권은 이명박 후보 비난을 중단하고 이회창 후보만 집중적으로 공격하고 있다.

문제는 남북한 좌파 거두들의 묵시적 지원을 받은 이명박 후보가 당선된 이후 對北정책을 어느 정도 정상화시킬 것인가이다. 李 후보의 善意보다는 그를 보수화시킬 견제구도의 有無가 더 중요하다. 북한이 이회창 후보를 공격하는 이유는 그들의 설명에 따르면 이회창 세력이 선명보수 정당을 만들어 이명박과 한나라당을 우경화시킬 가능성을 걱정하기 때문이다.

이명박 정권이 도와준 세력을 보호하고싶어도, 내년 총선에서 국회가 與小野大가 되면 행동하는 보수세력이 강경해진 여론을 업고 '좌파10년의 권력형 부패와 권력형 반역 조사 및 수사'를 요구할 것이고 이것이 차기 정권의 이념성을 평가하는 리트머스 시험지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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