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이른바 '이명박의 BBK 의혹 특검법'을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이를 수용했다. 거부권 행사를 포기한 것이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특검법을 거부할 만한 상황의 변화가 없었다”면서 “굳이 상황의 변화라고 한다면 법을 통과시킨 국회에서 정당간 정치협상 등을 통해 청와대가 움직일 여지를 만들어줬어야 하는데 무조건 청와대의 결단만을 지켜보는 상황에서는 어떻게 할 도리가 없었다”고 말했다(연합뉴스).
대한민국 헌법 1조 ②항은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했다. 국민이 직접 主權을 행사하는 대표적인 경우가 투표이다. 투표로써 선출한 국회와 대통령이 국민들로부터 主權을 위임받아 행사한다. 헌법 제40조는 '입법권은 국회에 속한다'고 규정했다. 제66조는 '① 대통령은 국가의 원수이며, 외국에 대하여 국가를 대표한다. ② 대통령은 국가의 독립.영토의 보전.국가의 계속성과 헌법을 수호할 책무를 진다. ③ 대통령은 조국의 평화적 통일을 위한 성실한 의무를 진다. ④ 행정권은 대통령을 수반으로 하는 정부에 속한다'고 규정했다.
12월19일 주권자인 국민들은 李明博 후보를 차기 대통령으로 선출하는 주권행사를 했다. 그 이틀 전 국회는 국민들로부터 위임받은 입법권을 행사하여 이명박 후보를 겨냥한 특검법을 통과시키는 주권적 행사를 했다. 대한민국은 두 개의 주권적 행사를 한 셈이다. 이명박 후보를 대통령으로 뽑는 일과 그를 상대로 BBK 의혹을 조사하도록 한 일이 그것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자인 국민들은, 이명박 후보를 대통령으로 뽑았지만 의혹에 대한 사실관계는 덮고넘어갈 수가 없으니 특검을 통해서 진상을 밝혀 주권자인 국민들에게 보고하고 조치하라는 명령을 내린 셈이다.
이명박 후보를 찍은 이들중에도 '사실관계는 확실하게 밝혀야 한다'는 이들이 많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유권자들의 과반수가 李 당선자와 BBK가 관련 있다고 의심하고 있으며 특검 조사를 지지하고 있다.
이명박 후보가 531만 표차로 압승한 다음날, 12월20일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는 노무현 대통령이 특검법에 대해서 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는 주장을 했다. 이명박 후보를 찍었던 많은 사람들이 姜 대표의 이 주장을 비판했다. '선거에서 이겼다는 것이 특검법을 무효로 만들 수 없다'는 논리였다. 선거는 정치이고 특검법은 법치이다. 정치는 법을 만들지만 법의 지배를 받아야 한다. 姜 대표의 특검법 거부 제안은 여론의 지지를 받지 못했다.
법무부는 특검법이 무리라는 입장이었고, 상당수 법률가들도 위헌이란 논리를 폈다. 이 시비는 헌법재판소에 제소하여 가리는 것이 맞다.
특검법으로 이명박 당선자를 수사하여 그 결과가 12월5일의 검찰 발표와 같게 나오면 대통합민주신당이 역풍을 맞을 것이다. 당선된 대통령이 일을 하도록 밀어주어야 하는 시점에 별것도 아닌 일로 방해했다는 비판이 일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내년 4월 총선에서 신당이 고전할 것이다. 특검이 이명박 당선자에 관한 의혹을 확인했을 경우 범법성이 있으면 기소해야 한다. 犯法은 아니지만 거짓말을 한 사실이 확인되었을 때는 李 당선자는 사과하고 정치적 책임을 지면 된다.
犯法혐의로 기소당했을 경우 이명박씨가 대통령으로 재임중일 때 재판이 진행될 수 있는가의 可否에 대해선 논란이 있다. 재판이 열릴 수 없다면 이명박 당선자는 대통령으로 근무하는 데 제한을 받지 않는다. 대통령직 퇴임 이후에 재판을 받으면 된다. 재판이 진행된다고 해도 대법원의 확정판결이 내리기 전까지는 상당한 기간이 걸리므로 대통령직을 유지할 수 있다. 대통령이 재판을 받는 기간엔 정치적 혼란이 계속될 것이다.
이러한 사태를 내다본 노무현 대통령의 이번 결정은 쉽지 않았을 것이다. 李明博 당선자는 특검 조사를 받기 전에 국민들에게 몇 가지 점을 해명할 필요가 있다. 그가 특검법을 수용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은 광운대 동영상이 공개되었기 때문이다. 이 동영상의 강연에서 그는 '내가 BBK를 설립하여 잘 운영하고 있다'고 분명히 이야기했다. 이 의혹은 압도적 표차의 당선으로써 해소될 성질이 아니다.
1. BBK 동업은 어떤 식으로 한 것인가? 이명박씨는 대외적으로 대표이사/회장 역할을 하면서 투자금을 모집하는 역할을 하고 김경준씨는 이 자금을 운영한 사이인가?
2. 회사의 의사결정 구조는 어떠했는가? 누가 회사 경영과 관련된 최종 결정자였는가?
3. BBK에 거액을 투자하였던 다스는 이명박씨와 정말 관련이 없는 회사인가? 있다면 어느 정도인가?
4. 도곡동 땅의 매입과 매각 과정에서 이명박씨가 한 역할은 무엇인가? 이상은씨 명의의 땅 매각자금을 쓰고 있어 실소유주로 보이는 제3의 李씨는 누구인가? 이명박 당선자는, '이 땅은 내것이 아니다'라고만 이야기할 것이 아니라 실소유주라고 검찰이 추정한 제3의 李씨는 누구라는 점을 밝혀야 한다. 대통령에 당선된 마당에, 국민들에게 이 정도는 솔직하게 밝히는 것이 예의일 것이다.
특검법을 추진했던 舊여당도 부담을 진다. 이 정도의 의혹을 갖고서 특검을 하자고 했으니, 그보다 더한 권력형 범죄혐의가 공개될 때 특검을 거부하기는 힘들 것이다. 남을 향해 던진 부메랑이 표적을 맞추지 못하면 던진 이로 돌아와 목을 치는 경우가 있다.
盧대통령의 특검법 수용을 보고
- 趙甲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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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12-25, 00:3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