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明博은 으뜸 군인이 되어야 할 사람

유성룡, 이순신, 김유신 같은 일급 군인과 전략가를 참모로 두어야.
조선조 선비들이 남긴 글을 읽어보면 대체로 總論만 있고 各論이 없다. 비판만 있고 代案, 즉 방법론이 없다. 관념적, 개념적 용어는 만발하는데 구체성이 결여되어 있다.

임금께 올린 선비들의 상소문을 읽어도 그렇다. 온통 거대 談論뿐이다. 임금이 간신을 멀리하고 마음만 바로잡으면 당장 천국이라도 만들 것 같이 말한다. 선비들의 主義 주장에서 유일하게 나타나는 代案的 논리는 임금이 도덕적으로 변하기만 하면 나라 일이 저절로 잘 풀린다는 것이다.

안보, 경제, 과학, 기술을 이해하는 선비들이 보이지 않는다. 이것들을 모르면 國政운영도, 도탄에 빠진 민중의 구제도 불가능하다. 나라의 安危를 걱정하는 이는 많아도 兵器를 어떻게 개발하고 군대를 어떻게 훈련시켜야 하는지에 대해서 구체적 방법론을 제시하는 이는 참으로 드물다.

宋復 연세대 명예교수는 최근 著書 '위대한 만남, 서애 柳成龍'에서 이율곡의 소위 10만 양병론을 비판했다. 임진왜란 직전의 선조 때 조선의 인구가 400만 명 정도인데 10만 대군을 유지하기란 인구학적으로, 稅收(세수)의 면에서 도저히 불가능했다는 것이다. 지식인이 國力이 뒷받침할 수 없는 건의를 하는 것은 무책임하다. 10만 대군을 키우고 유지하기 위해서는 국가나 임금이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방법론이 나와야 한다. 조선조 최고 엘리트의 글에선 그것들이 발견되지 않는다. 율곡이 10만 양병론을 건의했다는 기록 자체도 발견되지 않는다. 율곡의 제자들이 스승을 치켜세우려고 만든 說일지도 모른다.

三國史記에 나오는 强首의 名文 '答薛仁貴書'는 당당하고 구체적이고 생생하다. 조선조에서 필적할 만한 글은 柳成龍의 전쟁 회고록 '징비록' 정도일 것이다. 高麗史에 실린 당시 국가 엘리트들의 글이 조선조 선비들의 글보다 더 좋다. 구체적이고 방법론이 있으며 성숙되어 있다.

筆力은 신라-고려-조선으로 내려오면서 쇠퇴했다. 국가엘리트 집단의 筆力은 國力이다. 국가를 이끌어가는 세력의 지식수준, 정신력, 그리고 실천력을 알 수 있게 하는 것이 글이다. 신라 지도부의 글과 말은 구체적이고 조선은 공허하다. 김유신이 신라를 먹어치우려 하는 唐을 향해 한 말: '개는 주인을 두려워하지만 주인이 개의 다리를 밟으면 물어야 합니다. 우리가 어려움을 당하여 어찌 스스로를 구하지 않고 있겠습니까?' 식의 직설적인 말이 조선에 오면 사라진다.

권진규라는 조각가가 조각품을 두고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신라는 위대했고 고려는 정체했으며 조선에 와선 形骸化(형해화)되었다'

국가지도부의 筆力과 예술魂은 그 국가의 格을 보여준다. '신라는 위대했고 고려는 정체했으며 조선에 와선 形骸化(형해와)되었다'라는 평은 그대로 세 나라의 國格에 대한 평이다.

보수세력이 정권을 탈환하였다고 하여 좋아만 할 일이 아니다. 대한민국은 통일신라에 이어 우리 민족사의 두 번째 황금기를 연 나라이다. 그런 國格에 맞는 엘리트층을 키워내야 한다. 제2의 화랑도 집단을 만들어내야 한다. 金春秋 같은 목숨을 건 외교관, 金庾信 같은 통일 지향의 군인, 文武王 같은 文武 겸전의 교양인을 많이 길러내야 한다.

플라톤은 '國家論'에서 공화국의 국민을 세 부류로 나눴다. 생산자, 보좌관, 수호자. 생산자는 농민이나 상인들이다. 보좌관은 戰士계층로서 안보와 치안을 책임지고 생산자가 수호자의 명령에 복종하도록 관리한다. 수호자는 영어로 guardian으로 번역하는데 나라를 다스리는 계층이다. '哲人왕'(philosopher-king)이라 불리기도 한다. 이들은 보좌관, 즉 戰士계층에서 선발된다.

플라톤은 나라를 다스리는 엘리트는 군인 출인이어야 한다고 주장한 셈이다. 나라를 다스리는 일의 기본이 安保와 治安이니 군인적 소양이 없으면 실패하기 쉽다는 뜻이다. 안보는 다소 딱딱한 말이지만 본질은 국가의 생존문제이다. 안보를 책임진 군인들의 문화, 즉 군사문화를 폄하하는 것은 국가의 생존투쟁을 없신여기는 것과 같다. 공동체 윤리중에서 가장 심하게 비판받아야 할 행동은 안보 무시이다. 공동체의 생존, 즉 이웃과 자신의 존재와 생명을 우습게 보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안보의 또다른 핵심은 敵과 동지를 가리는 이념과 적을 약하게 하기 위하여 동맹을 맺는 외교이다. 안보의 방법론은 경제와 과학이다. 군대를 유지하려면 돈이 들고 기술이 있어야 한다. 돈으로 병사들을 먹이고 무기를 사들인다. 과학과 기술로 신무기를 발전시켜야 한다.

平時의 군대가 치르는 전쟁은 훈련과 교육이다. 훈련 때 흘린 땀 한 방울이 戰時에선 피 한 방울을 줄여준다. 전쟁과 군대는 이념, 외교, 경제, 과학, 기술, 교육 등이 종합된 분야이다. 전쟁과 군대를 운영할 줄 아는 이는 능히 국가를 운영할 줄 안다. 그래서 플라톤은 이들 戰士계층에서 국가 지도자가 나와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다. 한국에서도 군인 출신 대통령이 있을 때 나라가 발전했고, 군대를 적대시한 대통령이 나왔을 때 위기가 왔다.

민주국가에서도 대통령은 민간 정치인이지만 국군통수권자, 즉 으뜸 군인이 된다. 질병으로 군대 복무를 면제받은 李明博 대통령 당선자도 두 달 뒤면 으뜸 군인이 된다. 그는 이번 대통령 선거 때 안보보다는 경제를 더 강조했다. 이 戰略이 득표에 도움이 되었다.

세계 최대 규모의 재래식 무기에다가 핵폭탄까지 더해놓은 김정일 정권을 상대해야 하는 한국의 대통령은 그 자신이 김춘추나 문무왕과 같은 군사 전쟁 전문가라야 한다. 戰士라야 한다. 요사이 거론되는 그의 참모진 가운데 軍 고위직 출신이 보이지 않는다. 한국의 정상적인 남자들이 다 입어보았던 군복을 입어본 적이 없는 李明博 당선자는 이 경험 부족을 一級 군인, 즉 김유신 같은 참모를 통해서 보충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임진왜란은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육군을 가진 倭가 세계에서 가장 엉망인 조선군을 친 경우이다. 당연히 망했어야 하는 조선은 왜 망하지 않았는가? 바다에는 李舜臣, 육지엔 柳成龍이 있었다. 柳成龍이 육군장교이던 李舜臣을 7계급 특진시켜 해군제독으로 만들었다. 柳成龍은 글을 잘 아는 선비였지만 전쟁과 군대에 대한 이해도 깊었다. 외교도 잘했다. 조선은 明나라 군대를 불러들였기에 망하지 않았다. 임진왜란은 明軍과 倭軍이 주로 싸운 전쟁이었다. 외교의 승리였다. 戰時 외교, 동맹국 외교는 최고의 戰略이다.

李明博 당선자는 스스로 柳成龍이 될 수 없다면 주변에 李舜臣, 金庾信 같은 장군을 두어야 한다. 그것이 안보뿐 아니라 경제를 살리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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