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신년사설, 달라진 것 하나도 없어"

“대남·대미 군사인식, 남북관계 과거 주장과 동일”
 
북한의 올 신년 공동사설이 예년과 크게 다르지 않으며, 특히 대남 군사부문과 남북관계에 대한 인식은 과거와 비교해 전혀 달라진 게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time.com
김정일 정권의 올 신년 공동사설이 전체적으로 예년과 크게 다르지 않으며, 특히 대남 군사부문과 남북관계에 대한 인식은 과거와 비교해 전혀 달라진 게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은 1일 노동신문과 조선인민군, 청년전위 공동의 신년 사설에서 군사적 신뢰구축을 위해 정권 차원에서 선결조건으로 내세우고 있는 ‘한미연합 합동훈련 중단’과 ‘주한미군 철수’, ‘주적 개념 삭제’ 등을 거듭 강조했다.

김정일 정권은 특히 대남 군사부분과 관련,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정책을 끝장내고 ‘전정협정’을 ‘평화협정’으로 교체하며 남조선에서 침략적인 합동군사연습과 무력증강책동을 저지시키고 미군 기지들을 철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설은 이어 “인민군대는 자위적 국방력의 중추이며 사회주의 군사강국의 위력은 곧 인민군대의 위력”이라며 “인민군대에서는 ‘위대한 김정일 동지를 수반으로 하는 혁명의 수뇌부를 목숨으로 사수하자’는 구호를 높이 들어야 한다”면서 김정일 정권에 대한 충성을 강요했다.

이와 함께 사설은 “자위적 군사력의 물질적 기초를 튼튼히 다져야 한다”고 강조한 뒤, “온 사회에 군사중시 기풍을 철저히 세우고, 노농적위대·붉은청년근위대를 비롯한 민간무력을 더욱 강화하며, 전국을 난공불락의 요새로 만들어야 한다”면서 기존의 ‘4대 군사노선’의 강화를 촉구했다. 

예컨대 김정일 정권이 이번 사설에서 언급한 ‘정전협정’의 ‘평화협정’ 전환과 ‘주한미군철수’ 주장은 북한식 연방제(赤化) 통일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실제로 북한은 그동안 시기·정세 변화에 따라 ‘연방제’의 의미를 여러 차례 수정하며, 공식적인 통일방안으로 지난 1980년 10월 10일 제시된 ‘고려민주연방공화국 창립방안’(이하 고려연방제)을 제시했다.

고려연방제는 통일의 원칙으로 △자주(주한미군철수), △평화(미국과의 평화협정 체결), △민족대단결(남한 내 공산주의 활동보장)의 3개항을 제시, 남한에서 이른바 ‘자주적 민주정권’ 즉, 연공(공산)정권 수립을 기본 목표로 하고 있다.

고려연방제는 이처럼 통일을 이루기 위한 전제조건으로 남한의 국보법 폐지·주한미군철수·공산주의 합법화·남한 내 ‘인민민주정권’ 수립 등이 충족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어 김정일 정권의 남한 무장해제를 통한 ‘적화통일’의도를 분명히 하고 있다.

이와 관련, 이문항 전 UN군사령관 정전담당 특별고문은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은 과거 휴전협상 과정에서부터 외국군대 철수 문제를 중대한 문제로 들고 나왔다”면서 “북한 쪽으로서는 미군철수 문제가 하나의 가장 중요한 안건으로 취급돼 왔다”고 지적한 바 있다.

그는 이어 “(북한이) 회의에 나올 때마다 거의 미군 철수를 지나가는 말로라도 항상 했다”면서 “주한미군 철수 문제에 대한 합의가 있기 전에는 한반도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바꾸기는 어렵다”고 거듭 강조했다.

군 관계자들도 김정일 정권의 이 같은 대남 군사부문과 남북관계에 대한 인식이 올해 진행될 국방장관회담이나 장성급 군사회담 등에서 고스란히 나타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군 관계자는 “주한미군 철수를 미군기지 철폐로 표현한 것 외에는 북한의 주장이 달라지지 않았다”면서 “사설의 대남군사 부문 기조가 예년과 거의 동일하다”고 언급했다.

남북한 간 군사적 신뢰구축 문제에 대해서도 “올해 북측의 기본입장이 급격히 변화될 가능성은 없어 보이며 최소한 작년 수준에서 신뢰구축 방안이 협의될 것으로 보인다고 이 관계자는 지적했다.

대북전문가인 홍관희(전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원) 안보전략연구소장은 2일 <프리존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북한은 이번 신년 공동사설에서 이명박 후보의 당선과 한나라당 집권에 대해 언급하지 않음으로써, 그동안의 ‘반(反)한나라당 공세’를 유예하고, 향후 사태를 예의주시하겠다는 태도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홍 소장은 그러나 이번 신년사설에서 북한은 “현재 한반도 최대 현안인 ‘핵문제’에 대해 일체 언급하지 않았다”면서 이는 “기존의 ‘핵개발 야망-시간벌기’ 전략을 지속할 방침을 강하게 시사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북한은 신년사설에서 “‘남북경협’의 지속을 강조함으로써, 그동안 남한으로부터 획득한 경제지원을 계속 받기를 원하고 있음을 시사했다”면서 이는 “새로이 출범한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 방향을 탐색·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 소장은 “북한의 핵무장 야망은 변하지 않고 있다. 예상대로 불능화·핵신고 마감(12.31)을 지키지 않았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신(新) 정부는 남북대화와 협상은 하되, 북한을 실체로 인정해선 안 되며, 북핵문제에 대한 근본적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프리존뉴스 김필재 기자 (spooner1@freezon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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