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정권, 미국의 '對北방송' 지원 비난

탈북자 "대북방송, 北정권 붕괴위한 최선의 방안"
 
김정일 정권이 자유아시아방송(RFA) 등 미국의 대북 라디오 방송 지원에 대해 “우리식 사회주의를 악랄한 책동”이라며 맹비난하고 나섰다.ⓒ RFA
김정일 정권이 자유아시아방송(RFA) 등 미국의 대북 라디오 방송 지원에 대해 “우리식 사회주의를 악랄한 책동”이라며 맹비난하고 나섰다.

북한 관영 노동신문은 2일 ‘날로 악랄해지는 범죄적 모략선전 책동’이라는 제목의 논설에서 “다른 나라들에 썩어빠진 부르죠아 사상문화와 생활양식을 퍼뜨려 내부를 와해·변질시키려는 미국의 비열한 심리모략공세가 날로 더욱 강화되고 있다”면서 이 같이 주장했다.

신문은 “미국의 모략적인 대조선(대북) 방송 작전은 오늘 극도의 비열성과 악랄성을 띠고 감행되고 있다”며 미국이 최근 자유아시아방송(RFA)과 미국의 소리(VOA) 등 대북방송 지원을 강화한 것에 대해 “국제무대에서 우리나라의 영상을 흐리게 하고 인민대중 중심의 우리식 사회주의 제도를 허물어보려는 악랄한 책동의 일환”이라고 맹비난했다.

신문은 이어 “미국은 여러 경로를 통해 우리 내부에 소형라디오와 불순 녹화물, 기타 선전물들을 들이밀어 우리 인민들 속에서 사상·정치적 동요와 와해, 변질을 가져오게 하며 그 무슨 사회적 혼란과 변화를 조장하려고 교활하게 책동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신문은 그러나 “우리의 사회주의제도는 정치·사상적으로 굳건하다”며 “우리 인민의 사회주의에 대한 신념과 일심단결, 우리의 사회주의제도는 그 무엇으로도 허물 수 없다”고 주장했다.

독재국가에 대한 ‘자유의 전파자’로서의 라디오 방송의 위력은 이미 ‘자유유럽방송(RFE·1951년 설립)의 예에서 입증된 바 있다. RFE는 냉전시기 공산국가 국민들에게 외부세계의 소식을 알리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이 때문에 동유럽 국가주민들은 자국 방송보다 RFE를 더욱 신뢰했다고 한다. RFE는 1980년대 후반 냉전을 종식시키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체코의 하벨 대통령은 RFE의 활동을 높이 평가하고 ‘진실의 메시지’라고 칭송했다.

지난 2001년에는 RFE본부를 독일 뮌헨에서 체코 프라하로 옮겨오면서 본부의 이전이 ‘체코의 명예’라고 말할 정도였다. 이 같은 라디오 방송의 효과는 그대로 김정일 정권에도 적용되고 있다. 국내에 입국한 탈북자들을 대상으로 지난 2002년 말 KBS가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67%가 북한에서 라디오를 통해 외부소식을 접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익명을 요구한 탈북자 출신의 모 대북방송 관계자는 3일 <프리존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김정일이 개혁개방이나 남한과의 교류를 할 때도 가장 신경 쓰는 것이 북한 주민들을 외부세계로부터 차단시키는 것”이라며 “북한 정권은 소위 개방을 추진하는 지역에서 가장 먼저 하는 작업이 주민소개(추방)와 함께 철조망을 치는 것이다. 또 외제차를 수입할 때 제일 먼저 제거하는 것이 차에 설치된 라디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것은 김정일 정권 붕괴 전략을 똑바로 알려주고 있다. 김정일은 내부 주민들이 외부소식을 알게 되는 것이 가장 두려워하고 있다”면서 “김정일 정권을 붕괴시키기 위해 외부세계가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이 대북 방송”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북한당국은 주민들의 라디오소지 및 청취를 막기 위해 상당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북한에서 판매·유통되는 모든 라디오는 외부제품인 경우 채널조절 부품이 제거돼 있고 조선중앙방송만 나오도록 맞추어져 있다.

주민들은 라디오 구입 시 1차적으로 안전부(경찰서)에 신고하게 돼 있고 북한 각 지역의 보안부통신과가 라디오를 검열하고 채널조절부품을 제거·회수한다.

그러나 90년대 중반 이후 민심이 동요되고 중앙감시체계가 약화되면서 주민들의 라디오 소지빈도가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학생들과 지도층 사이에서 라디오 청취가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프리존뉴스 김필재 기자 (spooner1@freezon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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